주일낮예배설교(2021. 4. 11)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8)- 천국은 새 포도주가 새 부대에 부어지는 것

<눅5:27-39>

김 태진 목사

하나님 나라는 이미 우리 가운데 있습니다. 주님께서 “하나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하나님 나라는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눅17:20-2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반드시 대단한 것이 눈에 보여야 ‘하나님 나라가 여기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또 하나님 나라는 ‘우리들 가운데’(among, or within) 이미 존재하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 가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말하는, 그 유명한 곳에 가야 하나님 나라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 우리 아가페 믿음의 공동체 가운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now), 여기서(here)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천국)는 어떤 모습입니까? 어떻게 경험할 수 있습니까? 그래서 오늘은 하나님 나라는 ‘새 포도주가 부어지는 새 부대이다’이라는 주제로 나누겠습니다.  

옛 부대 바리새인, 서기관들의 비판

예수님께서 공생애 기간 동안 주로 당시 구약 유대교 종교지도자들로부터 여러 가지 비판을 받으셨습니다. 오늘 본문이 그 장면 중 하나입니다. 그들과 가르침이 달랐고, 그 행함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구약 성경만을 믿고 따르는 유대교 지도자들인 바리새인과 서기관들, 그리고 제사장들이 앞장서서 예수님을 비판을 했습니다.

여기에 대하여 왜 그들이 비판하는가, 그 깊은 이유에 대하여 주님께서는 매우 중요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당시에 이스라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 포도주와 그것을 담는 가죽 부대를 들어서 말씀하셨습니다. 유대인들은 물이 나쁜 관계로 도수가 낮은 포도주를 만들어 가죽 부대에 보관하고 음료수로서 많이 마셨습니다.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새 옷에서 한 조작을 찢어 낡은 옷에 붙이는 자가 없나니, 만일 그렇게 하면 새 옷을 찢을 뿐이요, 또 새 옷에서 찢은 조각이 낡은 것에 어울리지 아니하니라.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는 자가 없나니, 만일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가 쏟아지고 부대도 못쓰게 되리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할 것이니라”(눅5:36-39)

예수님의 가르침과 전파하는 복음, 그리고 주님의 삶과 사역은 새 포도주와 같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바리새인들은 구약 율법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이고 문자의 겉으로 나타난 면을 주로 다루고, 그것을 지키는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서 죄인과 함께 식사하는 먹는 문제로 비난했습니다. 동족으로부터 부정하게 많은 세금을 거두어 착복하는 경우가 많아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던 세리 레위가 “나를 따르라”(눅5:27) 라는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서, 자기 집에서 큰 잔치를 벌였습니다. 그 잔치 자리에 세리와 다른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예수님의 제자들을 비방하며 말했습니다. “너희가 어찌하여 세리와 죄인과 함께 먹고 마시느냐?”(눅5:30) 

새 포도주를 부으시는 예수님

이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시기를,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 라야 쓸 데 있나니,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불러 회개 시키러 왔노라”(눅5:31-32)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의인과 경건한 사람이라면) 세리와 죄인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행하는 사람들, 이것이 옛 포도주를 담은 낡은 가죽 부대입니다.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죄인들을 꺼리고 멀리했습니다. 자신들만이 특별한 사람이며 구원받은 사람이며 의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성전에 올라가서 하나님께 기도도 그렇게 했습니다.

“하나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눅18:11-12)

그 반면에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이르되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13)하는 겸손한 마음으로 애통하는 자였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저 바리새인이 아니고, 이 사람(세리)이 의롭다 하심을 받고 그의 집으로 내려갔느니라.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1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이 식사를 같이 하는 것은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마음에 애통하는 죄인들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래서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노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말씀이 새 포도주입니다. 그리고 이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겸손하게 회개하고 산다면, 새 포도주가 새 부대에 담긴 것이 됩니다.  

우리도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을 무조건 피한다든지, 악하고 나쁜 사람들과는 아예 상종을 하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거나 사랑을 베풀 기회를 가질 수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같이, 나도 그들을 세상에 보내었고”(요17:18)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이 죄악 되고 어두운 세상으로 파송된 사람입니다. 그곳에서 할 일과 역할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들로부터 물들고 영향을 많이 받아, 그들처럼 악하고 어두움 가운데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들과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들과 접하는 일은 있어야 합니다.  

율법주의

또 그들이 금식 문제로 예수님을 비난하였습니다. 금식문제에 관하여 바리새인들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였고, 철저하게 지켰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월요일과 목요일에 금식 기도했습니다. 그들은 금식하는 것을 자신들의 경건과 헌신을 표현하는 마음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금식이 구약 성경에 속죄일 기간에는 금식하도록 명시되어 있습니다(레16:29, 31; 23:27-32; 민29:7).

그렇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벨론 포로생활이 끝난 뒤에 부림절, 예루살렘 함락일 같은 날 등 매년 네 번의 금식을 지키는 전통을 세우고 지켜갔습니다(슥7:5; 8:19). 그리고 국가적 재난이나 병들었을 때, 회개할 때, 위험이 임박할 때, 재앙이 올 때, 기근의 때에 자발적으로 혹은 국가에서 시켜서 금식했습니다.  

그래서 바리새인들은 비판하는 마음으로 “요한의 제자는 자주 금식하며 기도하고 바리새인의 제자들도 그러하되 당신의 제자들은 먹고 마시나이까?”(33)라고 말했습니다.

금식은 육신의 욕심과 욕망을 금하여야 할 때에, 더 맑은 마음과 영으로 주님 앞에 나아가 기도하거나 그렇게 살기를 갈망할 때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특별하게 하나님이 하도록 명하실 때 합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하는 금식은 매우 유익합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티 내지 않고 하는 금식은 새 포도주가 담긴 새 부대와 같습니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형식주의적인 신앙체계를 율법주의(legalism)라고 합니다. 이런 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율법주의자라고 합니다. 그들은 성경의 뜻과 그 깊은 의미와 정신에 집중하기 보다는, 문자 그 자체에만 주력하고 형식에 치우치는 사람들입니다. 또 때로는 어떤 한 구절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든지, 의미를 왜곡한다든지, 첨가시키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사람들을 아시고 그들이 끼치는 악영향에 대하여 경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바른 성경해석을 해 주셨고, 바른 하나님의 자녀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혼인집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을 때에 너희가 그 손님으로 금식하게 할 수 있느뇨? 그러나 그 날에 이르러 그들이 신랑을 빼앗기리니 그 날에는 금식할 것이니라”(34-35)

예수님께서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금식 전통을 모두 다 부정하지는 않으셨습니다. 그 금식전통을 항상 지키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진리를 말씀하셨습니다.  

혼인집 잔치와 같은 주님의 임재하심

예수님께서 이 땅에 제자들과 함께 하는 기간은, 혼인집 잔치에 초청되어 온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혼인 잔치 기간이 7일이므로, 7일간의 잔치를 벌이는 기쁨의 기간들입니다. 그 때에는 초대되어 온 손님들과 신랑의 친구들이 신랑과 먹고 마시고, 축하하고 대화하면서 기쁨의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기독교 신앙은 신앙의 전통을 지키는 것보다 훨씬 그 이상입니다. 전통이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세워지고 좋은 열매를 맺었으나,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사람들을 얽매이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 말씀은 변화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전통은 바꿔야 된다면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신앙적 전통을 철저히 지키는 것에 주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중요한 핵심을 말씀하셨습니다. 첫째는 신랑 되신 주님과 함께 있는 것이며, 둘째는 그 주님과 혼인 잔치하듯 기쁨을 나누며 교제를 하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예수님께서 몸으로 이 땅에 계실 때에는 제자들과 함께 따르는 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하며 배우고 놀라운 일을 하시는 것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과 식사도 같이 하고 대화하며 교제도 하였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는 것이 기쁨이었습니다.  

우리는 영(spirit)으로 우리 안에, 우리들 가운데 계시는 주님과 교제하며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이는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18:20)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28:20)라고 굳게 약속하셨습니다.

우리는 이제 변하지 않는 주님의 약속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을 항상 느끼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느낍니까? 믿으면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깊은 기도는 결국 우리 영혼을 기쁘게 합니다. 그 맛으로 기도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주 그런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어려울 때, 힘들 때, 답답할 때 기도하고, 기도하면 결국 주님의 위로와 평안, 그리고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처음에는 깊은 기도로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가지 방해 요소들을 물리치며 더 깊이 기도하면 결국 주님의 임재를 느끼게 됩니다.  

말씀 가운데서 주님을 날마다 새롭게 만날 수 있습니다.

또 우리들, 이렇게 믿음의 공동체 가운데에서 더 풍성히 계시는 주님을 느낄 수 있습니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가운데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전3:16)하셨습니다.  

약 20년 전, 미국의 어느 충만한 교회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마지막 강사의 설교와 기도 사역이 끝나고 모두 모여 있는 자리에서 강단에 서있던 찬양 리더가 회중들을 향해 큰 소리로 “우리 함께 잔치(축제)를 합시다!”(Let’s have a feast-) 라고 외쳤습니다. 거기 모인 약 3천명 가까운 사람들이 “와!”하며 기쁨으로 환호했습니다. 그 때 저는 저 많은 사람들이 잔치를 하려면, 급히 수많은 음료와 다과라도 내 올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잔치(축제)를 할 것인지 궁금해 하면서 기다려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찬양 인도자가 경쾌하고 기쁨의 찬양을 불렀습니다. 그러자 청중들은 기쁨으로 화답하며 뜨겁고 열광적으로 손을 들고 어떤 사람들은 펄쩍펄쩍 뛰며 환한 얼굴로 따라 찬양했습니다. 그것이 잔치(축제)였습니다. 주님의 임재가 거기 있었기에 그들은 큰 천국잔치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저는 약 27년 전부터 수년간, 하나님께서 미국에서 부흥(revival)의 역사를 일으키시며 새 포도주 같은 은혜를 부어주시고 있는 그 성령 충만한 현장 여러 곳을 탐방하고, 연구하였습니다. 수 년 간 여러 다양한 곳에 참여하고 내린 결론은, ‘이런 현장을 방문하여 배우는 것도 있지만, 이런 새 포도주는 우리나라, 우리 교회에서 내려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내리실 것이다. 하나님께서 새 포도주를 내리실 때 받아 담을 만한 새 가죽 부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리고 그 이후로는 더 이상 그런 목적으로 미국으로 가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그런 목적으로 가는 것을 그렇게 권장하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소속된 여기 아가페에서 그런 새 포도주가 내리는 곳이 되도록 기도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여기 있다 저기 있다 못하리니 너희들 가운데 있느니라”하신 말씀대로, 어디에 가야 그런 하나님의 나라의 역사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다양한 장소와 환경에서 새 포도주 같은 은혜를 부어주십니다. 은혜로운 집회 장소에서도 부어주시지만, 어떤 분은 홀로 해변가에 걸어가다가 특별한 부어주심을 받았다고 기록하고 있고, 어떤 분은 감옥에서 성령의 불을 여러 시간 경험했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여기 아가페 영광교회, 아가페 신학이 새 포도주를 부음 받는 새 부대가 되도록 우리 모두가 각자의 역할과 힘으로 합력하면 더욱 더 그렇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