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21. 3. 21)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7)- 은혜의 해를 선포하라

<레25:8-12; 눅4:14-22>

김 태진 목사

구약 시대의 희년

구약에서 매 50년 마다 희년(禧年)을 맞이했었습니다. 이 해는 ‘기쁠’ ‘희’(禧)자 그대로 기쁜 한 해였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인 ‘자유’를 얻는 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레위기 25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레위기에 매 7년마다 안식년으로 지키게 하셨습니다. 이 해에는 농사를 짓지 않습니다. 파종하거나, 거두지 않아야 했습니다. 땅도 여호와 앞에서 안식(쉬게)하기 위함이었습니다(레25:2).

“그 땅으로 여호와 앞에 안식하게 하라”(레25:2)

“너는 그 밭에 파종하거나 포도원을 가꾸지 말며, --포도나무가 맺은 열매를 거두지 말라. 이는 땅의 안식일임이니라”(5)

그런데 더 특별한 해가 50년마다 지켜져야 했습니다. 7년마다의 안식일이 일곱 번 지나고 그 다음 해, 곧 50년째에 희년(쥬빌리, Jubilee)으로 지키라고 명하셨습니다. 그 해 일곱째 달 열흘날은 속죄일인데, 그 날에 뿔 나팔을 불어 전국에서 소리를 내며 시작되었습니다. 그 뿔 나팔 소리가 전국에 울려 퍼져서 장관이었을 것입니다. “너희는 오십 년째를 거룩하게 하여”(10) 이 50년째 되는 해는 거룩한, 즉 구별된 한 해였습니다.

“그 땅에 있는 모든 주민을 위하여 자유를 공포하라”(10). 핵심내용이 이것입니다. 자유를 선포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강점기에서 그토록 바라던 독립을 하였습니다. 이 독립을 위하여 저항하고 시위를 한 사람도 많았고, 싸우다 죽은 사람도 많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은 꿈에도 소원은 대한독립이라고 말했습니다. 1945년 그 바라던 날이 왔습니다. 전 국민이 일제히 밖으로 뛰어나와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습니다. 정치적 독립이었습니다.  

“이 해는 너희에게 희년이니, 너희는 각각 자기의 소유지로 돌아가며, 각각 자기의 가족에게로 돌아 갈지며, 그 오십 년째 해는 너희의 희년이니, 너희는 파종하지 말며, 스스로 난 것을 거두지 말며, 가꾸지 아니한 포도를 거두지 말라”(10,11)

“이는 희년이니 너희에게 거룩함이니라. 너희는 밭의 소출을 먹으리라”(12). 

이 희년에는 빚을 져서 종으로 팔려 갔었지만, 그 해가 되면, 그 빚에서 탕감을 받아 빚에서 자유를 얻는 날이었습니다. 빚에서 자유를 얻자 노예 신분에서 자유를 얻게 되었습니다. 또 조상으로부터 유산 받은 자기의 이전 소유지 터전으로 돌아갔고, 자기 가족에게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농사짓지 않고 난 소출을 먹었습니다.

이 희년의 의미를 중요한 세 단어로 표현하면, ‘자유’(freedom), ‘회복’(recovery), ‘안식’(rest)입니다.  

예수께서 ‘은혜의 해’임을 선언하시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면서, 이 세 가지 중요한 개념을 담아서 구약의 ‘희년’이라고 하시지 않고 ‘은혜의 해’(the year of Lord’s favor)임을 선언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요단강에서 물세례를 받으시고, 바로 이어 성령 충만 받으셨습니다(눅3:21).

예수님께서는 그 이후 계속 성령 충만하셨습니다. 그 후 성령에 이끌리어 광야로 나가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마귀가 주는 세 가지 시험을 물리쳐 이기셨습니다(눅4:1-12). 그러자 마귀가 얼마 동안 떠났습니다(13).

우리도 이 세 가지 과정을 통과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믿고 물세례를 받고, 성령으로 세례(충만함)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광야 같은 이 세상에서 세 가지 시험을 이겨야 합니다.

육신의 욕심을 이기는 시험, 세상 물질과 영광으로 유혹하는 시험 이겨야 하고, 하나님을 시험하지 않는 시험 등을 이겨야 하나님 앞에 귀하게 쓰임 받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시험을 이기신 후 성령의 능력으로 전에 계셨던 갈릴리에 돌아가시니, 그 소문에 사방에 퍼졌습니다(14). 그 회당에서 가르치시자 많은 사람들에게서 그 놀라운 가르침에 칭송을 받으셨습니다(15).

예수님께서 그 자라나신 나사렛에 이르렀을 때 안식일이었습니다. 회당에 들어가 성경을 읽으시려 하자, 율법 선생님(랍비)인줄 알아보고 회당에서 섬기는 사람이 이사야 두루마기를 건내 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사야서 중에서 61장 1절-3절까지 찾아 읽으셨습니다. 이 말씀이 성취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예수님의 사명 선언서와 같습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18-19). 

희년의 내용

이 구절을 자세히 살펴보면, 예수님께서는

첫째, 기름부음 받으시고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파 하신다”는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에게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시며 성령으로 기름 부으신 것은,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파하게 하심이라고 하셨습니다. 여기 ‘가난한 자’는 물질적으로 가난한 자가 될 수 있지만, 심령이 가난한 자입니다. 하나님 앞에 자신에 대한 부족함을 절실하게 깨닫고,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주님의 은혜만을 바라는 그런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복음이 전파되면 그는 그 복음의 말씀을 받아들입니다. 복음은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특히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을 통해 이루신 일에 대한 말씀입니다. 복음을 듣고 죄 사함의 확신을 얻게 됩니다. 그러면 그 복음의 말씀은 그를 구원합니다. 이 복음은 듣고 받아들이는 사람을 자유하게 합니다.  

둘째,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선포하셨습니다.

이 ‘포로된 자’는 구약에서는 물질적 빚을 지고 못 갚아 종이 된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신약에서는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 앞에 빚을 진 자입니다. 그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으며, 죄의 강한 세력에 굴복하여 사는 죄의 종이 된 사람입니다. 주님께서는 이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주십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우리의 모든 죄를 담당하시고 대신 죽으셨습니다. 우리의 죄 문제는 이미 해결하셨기 때문입니다!

또 악한 습관에 포로된 자들이 있고, 여러 가지 중독된 자들이 있습니다. 중독된 자는 포로된 자입니다. 주님께서 자유를 선포하셨습니다.  

셋째,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선포하셨습니다.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선포하셨는데, 눈먼 자는 육적으로 소경된 자와 영적으로 소경된 자 모두를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육적인 눈은 밝아 잘 보지만, 영적으로 소경이 되어,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진리를 보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영적 눈을 뜨게 해 주고, 밝혀 줍니다.

믿는 사람 가운데 세상 욕심이나 세상적 사상과 관념으로 눈이 매우 흐려진 사람이 있습니다. 눈이 밝아지기를 바랍니다.  

넷째,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셨습니다.

눌린 자는 이 세상일이나 문제에 대한 염려, 근심, 걱정, 두려움에 눌리고,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소외되고 억압받는 자들을 의미합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주님께서 귀신들린 자를 고치셨고(눅4:31-37), 각색 병자들을 고치셨으며(38-40), 중풍병자의 죄를 사하여 주심으로 병을 낫게 하셨습니다(5:17-25), 안식일에 손 마른 자를 고치셨습니다(6:6-11). 

희년에서 은혜의 해로

구약에서는 매 50년 마다 그 해를 구별하여 하나님 앞에서 희년으로 삼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희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시지 않으시고, ‘은혜의 해’라고 선포하셨습니다. 유사한 내용이지만,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세 가지 의미에서 차이가 있기에 용어를 달리 사용하셨습니다.

첫째, 희년이 자유와 회복과 안식을 누리는 우리에게 기쁨이 되니, 희년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은혜의 해라고 부른 것은, 이런 일이 있게 되는 것은 주님의 은혜로 되는 것이기에 은혜를 강조하여 ‘은혜의 해’라고 선포하셨습니다.

두 번째는 희년은 매 50년 마다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희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희년은 이스라엘이 신앙이 좋을 때에는 지켜졌지만, 율법을 지키는 신앙에서 멀어졌거나, 그들이 나라를 잃어 식민지 상태에 놓였을 때에는 이 희년 제도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깊은 의미에서 이 희년 제도는 장차 예수님께서 선포하실 ‘은혜의 해’의 그림자와 모형(예표)이였습니다.

오늘날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50년이 지나면 하나님께서 자유, 해방을 주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글을 써서 발표하기도 하고, 가르치기도 하고, 유튜브, 카톡에 올리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해방된 해로부터 50년 째 되는 해에는 하나님의 특별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또 동족상잔의 6.25사변이 일어난 지 50년째 되던 해(2000년 6.25)에 통일 등 하나님의 특별한 하나님의 역사가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어떤 시간, 날짜가 되면 무조건 하나님께서 구약시대에 있었던 방식과 같은 역사를 일으키신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유월절이니까, 오순절이니까, 초막절이니까, 안식일이니까 ---속죄일이니까 죄를 다 용서하신다”라고 생각하여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시간이 되면 꼭 그렇게 역사하시는 않습니다.

참 자유

지금은 다르게 역사하십니다. 지금은 예수님(혹은 성령님)이 함께 하시는 곳에, 50년 마다 등 날짜와 관계없이 하나님께서 이런 자유의 역사를 일으켜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5:1)라고 말씀하시면서 ‘우리에게 자유를 주셨다’고 선포하셨습니다.

또 “주는 영이시니, 주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함이 있느니라”(고후3:17)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예수님께서 진리의 말씀이 자유케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8:31,32).

이 말씀은 아들 예수 그리스도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아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면 너희가 참으로 자유로우리라”(36) 

지금이 은혜 받을 때

사도 바울이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고후6:2)라고 말씀했습니다. 성령으로 인도함을 받아 복음의 진리가 선포되는 곳에는 항상 주님의 은혜가 내립니다. 왜냐하면 복음은 ‘은혜의 복음’이기 때문입니다(행20:24).

지금 이곳에 성령님이 역사하시고 운행하시고 계십니다. 제가 복음의 말씀, 진리의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자유하게 하는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취해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미래에 이루어질 뿐 아니라, 현재, 여기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하나님 나라의 표징 중 하나가 하나님께서 주시는 희년, 곧 은혜의 날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여기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의 역사인, 자유, 구원, 회복, 치유, 축사, 해방 등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은혜를 베푸시는 지금 이 시간, 이 하나님의 역사들을 믿음으로 취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나라는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마11:12)고 했습니다. 다른 표현으로, 하나님 나라를 clash해 나아갈 때, 믿음으로 강하게 취하고 붙드시기 바랍니다. 믿음으로 취하는 것들이 여러분의 것들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