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21. 3. 14) 

예복을 입고 잔치에 참여하는 자

<마22:1-14>

김 태진 목사

하나님의 나라(천국)는 미래에 임할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천국)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현재(now), 여기(here)에 이미 임한 하나님의 나라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가 이미 너희 가운데 임하였느니라”(마12:2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하나님 나라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복음의 말씀을 듣고, 믿음으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는 계속 진행되어 나아갑니다.  

주님은 ‘현재, 여기에 임하는 하나님의 나라는 어떠한 모습인가’ 하는 것을 여러 가지로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비유로 해 주시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비유(parable)로 말씀하신 것은,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이 살면서 쉽게 볼 수 있고,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상생활과 문화의 모습을 통해 진리의 말씀을 가르쳐 주시기 위함입니다. 이는 어려운 영적 진리를 쉽게 깨달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며, 또 어떤 사람에게는 듣고 깨달아서 진리에 이르고 구원에 이르지 못하도록 비유로 말씀하셨습니다(마13:11-17).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도 이 비유로 하신 말씀을 잘 깨닫고, 하나님의 비밀 한 가지를 더 깊이 알게 되시기 바랍니다.  

임금의 아들의 혼인 잔치의 비유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비유는, 당시에 있을 법한 왕의 아들의 결혼 잔치 이야기를 통해 진리를 가르쳐 주시고 있습니다. 그 비유는 이렇습니다.

한 임금님이 자기 아들이 성장하여 혼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매우 기쁜 날입니다. 아들이 그 만큼 장성하였다는 것이며, 자신이 늙어가지만 잘 커서 결혼까지 하게 되면, 머지않아 나라를 상속해 줄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임금님은 그 종들을 보내어 청한 사람들을 혼인 잔치에 오라고 하였습니다(마22:3). 당시 결혼식은 미리 대략적인 날짜와 시간을 알려주었다가, 혼인 잔치 준비가 다 되면, 자기 종을 보내어 정확한 시간을 알리며 초청하여 혼인 예식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청한 손님들이 오기를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다른 종들을 보내서 초청한 사람들에게 전달했습니다.

“내가 오찬을 준비하되, 나의 소와 살진 짐승을 잡고 모든 것을 갖추었으니 혼인 잔치에 오소서”(마22:4).

그러나 그들은 그 소리에 돌아보지도 않고, 한 사람은 자기 밭으로, 한 사람은 자기 사업하러 가고, 그 남은 자들은 종들을 잡아 모욕하고 죽였습니다(6). 기대하지 못한 최악의 반응입니다.

임금님이 분노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군대를 보내어 그 살인한 자들을 진멸하고, 그 동네를 불살라 버렸습니다(7).

그리고 종들에게 말했습니다.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는데, 초대 받은 사람들은 이것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 그러니 너희는 네 거리로 나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청해 오너라”(8,9).

그래서 “종들은 큰 길로 나가서, 악한 사람이나, 선한 사람이나, 만나는 대로 다 데려왔다. 그래서 혼인 잔치 자리는 손님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10)

그런데 “임금님이 손님들을 만나러 들어갔다가, 거기에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이 한 명이 있는 것을 보고, 그에게 물었습니다. ‘이 사람아, 그대는 혼인 예복을 입지 않았는데, 어떻게 여기에 들어왔는가?’하니”(12), 그는 아무 말 못했습니다.

임금님이 사환들에게 말하였습니다. “그 손발을 묶어 바깥 어두운 데에 내던지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게 되리라”(13) 그리고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청함을 받은 사람은 많되 택함을 입은 자는 적으니라”(14) 

그러면 이 비유가 의미하는 바, 그 해석은 무엇입니까?

1. 혼인 잔치가 이미 준비되었다.

임금님이 장성한 아들을 위하여 혼인 잔치를 준비하였듯이, 하나님 아버지께서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혼인 잔치를 준비하셨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정한 사람들을 그 결혼 잔치에 오라고 청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청함을 받은 사람들은 자기 밭으로, 한 사람은 자기 사업하러 가고, 그 남은 사람들은 종들을 잡아 모욕하고 죽였습니다.

이 비유는 우선 예수님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을 위하여 써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 뿐 아니라 그 이후 있을 우리를 위해 써진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이 보내신 종들, 선지자들에게 대하여 그렇게 거부하고 핍박하고, 때로는 죽게 하였다는 사실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당시 임금님은 살진 짐승을 잡고, 모든 것을 갖추어서 잔치를 준비했습니다. 임금님이 아들 혼인을 위하여 혼인 잔치를 준비했으니, 그 풍성한 음식은 다 셀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다양한 짐승의 고기들, 회(?), 여러 가지 평소에 잘 보지 못하고, 먹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비싸고 희귀한 음식까지 차려졌을 것입니다. 다양한 과일, 음료수, 포도주, 등등 ---

우리도 이 육적 혼인 잔치에서 매우 다양한 뷔페 음식이나 차려진 귀한 음식을 먹기도 합니다. 육적 잔치에서는 맛있는 음식을 입으로 먹고 맛을 즐기고 배를 채웁니다. “역시 먹는 즐거움이 최고야”하며 먹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맛있는 것을 먹기를 좋아합니다. “우리 언젠가 만나서 맛있는 것을 함께 먹자”라고 라는 소리도 가끔 듣습니다. 어떤 분은 맛있는 것을 먹으면 힐링(healing)이 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하나님께서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혼인 잔치를 준비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영적인 잔치에서도 다양한 영적 음식 같은 것을 먹을 수 있습니다. 그것을 먹으면 매우 기쁘고 좋습니다. 다양한 영적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제가 설교의 이 부분을 준비하며 생각할 때, 매우 오래전에 불렀던 어린이 찬양 가사가 생각났습니다.

“나는 성경 읽기 좋아하고, 나는 기도하기 좋아하고.

나는 찬송하기 좋아하고, 나는 예수님을 사랑해요. 우리는 모두 다 젊은 친구들, 우리는 모두 다 주님의 자녀들”

“나 오늘 천국 잔치에 왔네 --- 천국 노래 제목은 사랑---” 

성경 읽는 것, 성경(설교)말씀을 듣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우리 영혼의 기쁨을 줍니다. 그렇습니까? 기도하는 것도 좋습니까? 네 좋은 시간입니다. 교회에서나 집에서, 방에서, 운전하다가 기도하는 것은 매우 큰 기쁨입니다. 또 찬양하는 것, 큰 기쁨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 이것이 큰 기쁨이 되지 않으십니까?

또 많이 있습니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는 것도 기쁨입니다. 사랑으로 봉사하고 섬기는 것도 기쁨입니다. 이같이 믿음의 식구들을 만나 간단하나마 교제하는 것도 기쁨입니다. 주안에서 누군가를 위로하고 또는 위로를 받는 것도 기쁨입니다. 우리가 받은 소망을 다시 생각하는 것도 기쁨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죄를 용서 받는 것 보다 깊은 기쁨을 주는 것은 또한 없습니다. 우리의 죄가 사함을 받고,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는 것도 매우 큰 기쁨이 됩니다. 

이런 하나하나가 잔치 상에 진열된 음식 한 가지씩 보다 더 기쁨을 주고, 귀합니다. 이 영적인 음식과도 같은 이런 것들은 교회 생활에서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 밖 개인 생활에서도 누릴 수 있습니다. 더 자주 영적 잔치 상을 함께 만들고, 함께 참여하고 더 많은 영적 음식을 먹고 영혼의 만족함과 기쁨을 누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 원문에는 ‘혼인 잔치’라는 단어가 복수로 되어 있습니다. 즉 이스라엘에서 혼인 잔치가 7일간 계속 되듯이, 이 영적 혼인 잔치도 한 번이 아니라, 계속되어야 함을 말해 줍니다. 우리 가운데 영적 혼인 잔치가 계속 되시기 바랍니다! 

혼인 잔치에 못 들어간 자

왕은 잔치에 청한 사람들이 오지 않자, 사람들을 보내어 네거리 길에 나가 악한 자나 선한 자나 만나는 대로 모두 데려와서 잔치 자리에 손님들이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이제 유대인이나 이방인 중에 여러 많은 사람들을 혼인 잔치에 초청하였습니다. 우리도 그 혼인 잔치에 초청받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왕이 보니, 예복을 입지 않은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물은즉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왕은 노를 발하며 쫓아내라고 했습니다.

오래전 근동에서 왕을 만나러 갔을 때나, 혼인 잔치에 참여할 때에는 예복을 입고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예복은 손님들이 집에서 준비해서 싸오는 것이 아니라, 왕이나 주인이 손님들이 입고 들어갈 예복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예복을 입고 들어가지 않은 것은 그 당시 관례에 어긋나는 일이었습니다.

아마 그 사람은 자신이 입고 있는 그 옷으로 혼인 잔치에 들어갈 충분한 조건이 되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이는 이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듣고 있는 바리새인, 서기관 등 종교인들의 모습을 비유로, 돌려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은 자신은 의롭고 거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구약 성경 말씀을 많이 외웠고, 중얼거리며 묵상했습니다. 그 율법을 지키려고 노력했고, 사람들에게 가르쳤습니다. 거룩함을 입기 위해서 손을 자주 씻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금식하기도 했습니다. 절기 때마다 예수살렘에 올라와 며칠간 걸리는 절기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영적 실체를 꿰뚫어 보셨습니다. 그들은 율법을 많이 외우고 묵상하고 가르쳤지만, 그들은 구약 율법의 깊은 의미와 영(정신, spirit)은 알지 못하고 문자(letter)만 보고 이해하고 지키려고 했었습니다. 사실 그들은 지키지도 못하고 지키는 척 했기에, 겉만 하얗고 속은 시커먼 외식하는 자였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의롭다고 여겼지만 주님 보시기에는 의인이 아니라 회개가 필요한 죄인이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외적이고 문자적으로 율법을 지킴으로 얻는 의와 행함으로 구원을 받는다고 믿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밭에 가고 사업하러 간 것처럼, 세상의 안전과 쾌락을 즐길 수 있게 하는 돈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눅16:14). 

그러나 자타가 인정하는 죄인들, 세리와 창기들은 스스로 죄인임을 인정하고 애통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용서하심을 구했습니다. 오히려 이런 사람들이 의롭다함을 얻고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들처럼 자신이 거룩하여 영적으로 거룩한 옷을 입고 있다고 생각하여 잔치에 참여한 그 한 사람은 그 혼인 잔치에 참여하여 입어야 할 예복을 입지 못하였습니다. 그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오래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아가페 신학 졸업생의 자녀 결혼식에 주례로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예식(예배)이 끝나고, 하객들을 위한 식사하는 자리에 갔는데, 거기에 한 남성이 팔에 하얀 줄무늬가 있는 오렌지색 트레이닝 상의를 입고 참여했습니다. 다른 하객들은 모두 정장을 입고 참여했는데, 이 남성은 눈에 띠는 색깔의 집에서 입는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 남성은 제가 잘 알고 있는 아가페 졸업생이었습니다. 가까이서 보는 제가 오히려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왜 그런 옷을 입고 왔는지 저는 잘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일하다가 바로 예식장에 왔기 때문이었습니다. 너무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고 왔지만, 제가 그 사정을 잘 알았기에 아무 말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영적 혼인 잔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예복을 입어야 입장이 됩니다. 정말 다행인 것은, 우리가 그 예복을 준비하여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께서 마련해 주신 것을 우리가 입고 들어간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죄인 된 우리가 합당한 예복을 입게 하시기 위해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시고 십자가에 죽게 하셨습니다. 우리의 모든 죄는 예수님에게 넘겨지게 되었고, 대신 의(義, righteousness)는 우리에게 전가되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믿음으로 하나님께서 마련해 주신 의의 옷을 취하면 됩니다. 믿음으로 우리가 입고 있던 죄인의 옷을 벗고 의의 옷을 입으시기 바랍니다. 의의 옷은 구원의 옷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지금 여기서부터 하나님 나라 혼인 잔치와 같은 영적 잔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우리 믿는 자는 세상에서는 여러 가지 시험과 고난과 환난을 당할 수 있으나, 천국 잔치에서 먹는 신령한 음식들과 기쁨이 있으면 이겨나갈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 천국 잔치를 지금 여기서, 우리들 사이에서 누릴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는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너희(들) 안에 있느니라”(눅17:21)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오직 예수 뿐 이네’라는 찬양의 가사가 참 좋습니다.

“----크신 계획 다 볼 수도 없고. 작은 고난에 지쳐도

주께 묶인 나의 모든 삶- 버티고 견디게 하시네--

은혜 아니면 살아갈 수가 없네. 나의 모든 것 주께 맡기니--

참된 평안과 위로 내게 주신 주 예수 오직 예수 뿐 이네”

주님께서 “청함을 받은 자는 많되 택함을 입은 자는 적으니라”(1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많은 이들을 (초)청함을 받았으나 택하여지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는 천국잔치에 청함을 받았고, 주의 은혜로 믿음으로 택함을 받은 자들입니다! 지금이라도 들어가서 잔치를 누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