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21. 3. 7) 

천국의 침노자

<마11:1-20>

김 태진 목사

세상 임금의 심판과 왕이신 주님의 나라의 시작

하나님 나라(Kingdom of God), 곧 천국(天國)은 성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에 하나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신앙인의 실제의 삶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주제가 됩니다. 지금까지 오랜 기간 동안의 이 세상 나라가 지속되었습니다. 우리가 그 가운데 살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예수님께서도 사단, 마귀를 이 세상 임금이라고 인정하셨습니다. “이제 이 세상에 대한 심판이 이르렀으니 이 세상의 임금이 쫓겨나리라”(요12:31)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도 요한을 통해 “온 세상은 악한 자 안에 처해 있다(그 통제 아래 있다)”(요일5:19)고 말씀하셨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그것은 아담이 마귀의 유혹을 받아 그 말을 따를 때, 하나님 앞에 범죄하였고, 그로 인해 마귀의 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 대한 통치권을 마귀에게 넘기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것은, 마귀의 일을 멸하시기 위해서였습니다(요일3:8).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서 우리의 모든 죄에 대한 속죄함을 이루셨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마귀를 심판하시고, 마귀의 일을 멸하셨습니다. 마귀는 패배했고, 심판받아 그 결정적인 힘과 권세가 꺾였지만, 아직 최후의 심판 때까지 존재하여 이 세상을 다스리고 주관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심으로, 예수님이 왕으로서 통치하시는 하나님 나라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하나님의 나라는 점점 성장하고 확장되고 있고, 완성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습니다. 언젠가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 믿는 자들은 완성된 영광스러운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히 하나님과 주님과, 그리고 믿는 성도들과 함께 살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영적인 차원에서 보면, 지금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아니 들어갔습니다.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다는 것은, 이 세상의 어느 임금이나 왕, 대통령과 비교할 수 없는 가장 높으신 권세와 능력을 가지시고, 가장 큰 사랑과 자비로 모든 것을 완전하게 잘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통치와 다스림을 받으며 산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이렇게 완전한 통치자는 없었습니다. 태평성대라는 말은 많이 돌아다녔지만, 그러한 상태를 누린 때가 얼마나 됩니까? 별로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늘 어느 지역에나 전쟁이나 테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근이나 경제 문제가 항상 시민들을 어렵게 하고 있고, 코로나나 여러 전염병이 사람들의 생명이나 동물들의 생명을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대형사고, 소형사고, 갈등,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 부정, 부패, 옳지 않은 사상과 정치, 사회 문제가 늘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왕으로 다스리시는 나라 안에서 그 분의 통치와 다스림을 받게 된다면 이런 모습으로 살지 않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 나라의 왕 되신 하나님, 혹은 주님의 다스림과 통치 속에 살 수 있습니까?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취해야 할 단계가 있습니다. 이 단계를 거쳐 계속 더욱 하나님의 다스림과 통치 안에서 살게 됩니다.  

첫 번째로 ‘회개함’이 필요합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다른 어떤 것보다 우리가 ‘회개’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예수님 오시기 바로 직전 세례 요한도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마3:2)라고 외쳤고, 예수님도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마4:17)라고 선포하며 공생애 사역을 시작하였습니다.  

회개한 후에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회개는 ‘마음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제 하나님은 살아계시며, 그 분이 하늘과 땅과 우리를 지으신 창조주이심을 인정하고 회개하며, 앞으로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기로 결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새롭게 변화된 마음으로 결정한 대로, 그의 삶이 주님이 기뻐하는 모습으로 전환되어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길(way)에서 하나님의 길(way)로 바꾸어 가는 것입니다.  

그 다음 단계는 우리 심령(spirit)이 가난하게 되는 것입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또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살 수 있게 되는 것은, 우리 심령이 가난한 상태가 되었을 때입니다. 예수님께서 산상에서 가장 뛰어난 교훈을 주셨는데, 그 중에서 8가지 복된 사람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첫 번째 복된 상태의 사람이 되는 것은, 그의 ‘심령(spirit)이 가난한 사람이 될 때’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5:3). 

심령이 가난한 사람이라는 것은, 자기 스스로의 능력과 힘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상태의 마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자신과 자신의 문제는 오직 하나님만이 도와주고 해결해 주실 수 있다고 인정하는 마음입니다. 더욱 거룩한 하나님 앞에 서려고 하면, 자신의 죄와 허물과 연약함으로 인해, 하나님 앞에 아무것도 내 세울 것이 없고, 하나님 앞에 설 자격이 없다고 느끼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오직 하나님의 자비를 의지하며 하나님 은혜로만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다고 여기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신의 심령이 가난해 진 사람은 오히려 복된 사람이 된다고 하셨는데, 이는 천국(하나님 나라), 곧 하나님의 통치와 다스림이 저희 것이 된다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그 다음에는 천국을 침노하는 것입니다.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

그 다음에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하나님 나라의 진입 단계는 ‘침노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천국 복음 전하셨습니다. 그리고 천국이 임하였다는 표징을 나타내셨습니다. 그래도 예수님께서 하나님께서 구약 성경에 약속해 주신 그 메시야일까? 아닐까? 하며 의심하는 자들이 많았습니다. 그 말씀과 그 나타나는 놀라운 역사들을 보면 약속하신 메시야인 것 같고, 또 어떤 면에서는 아닌 것 같이 보기도 하였습니다.  

심지어 세례 요한마저 처음에는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1:29)라고 예수님을 가장 가까이서 직접 보고, 가장 적극적으로 소개했었지만, 어느 순간 의심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을 소개했던 자신이 감옥에 들어가 있는데, 메시야이라면 그 크신 능력과 권세로 감옥으로 부터 자신을 나오게 하셔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의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자기 제자들을 보내어 예수님께 질문하여 확인을 했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 ‘내가 세례요한 당신과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메시야요’라고 대답하시지 않고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제자들에게 “너희가 가서 듣고 보는 것을 요한에게 알리되, 맹인이 보며, 못 걷는 사람이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함을 받으며, 못 듣는 자가 들으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하라”(마11:4,5)고 대답하셨습니다.

“메시야이기 때문에, 메시야만이 할 수 있는 표적과 기사를 나타내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지 않느냐”라는 말씀으로 대답하셨습니다.  

그리고 “여자가 낳은 자 중에 세례요한 보다 큰 이가 일어남이 없도다. 그러나 천국에서는 극히 작은 자라도 그보다 크니라”(11)라고 그를 칭찬하셨습니다.  

바로 이어서 이런 중요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세례 요한의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12) 천국을 침노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빼앗는다’라는 단어는 강압적 힘과 폭력으로 강탈하는데 쓰였던 단어였습니다. 그래서 영어 성경(NIV),에서는 “세례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은 강력하게 진군해 나아가고 있는데, 강한 자가 힘으로 꼭 붙잡는다”(Kingdom of Heaven has been forcefully advancing, and forceful man lay hold of it)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누가복음에서는 이 구절을 “율법과 선지자는 요한의 때까지요, 그 후부터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전파되어 사람마다 그리로 침입하느니라”(눅16:16) 영어 성경에는 “모든 자들이 자기의 가는 길로 그 안으로 힘으로 밀고 들어간다”(---everyone is forcing his way into it)로 되어 있습니다.

성경에서 천국을 침노한 좋은 예 중 하나가 바디메오 이야기입니다.

바디매오는 맹인이며 거지인 아버지 디매오의 아들이며, 그 역시 맹인이며 거지였습니다. 그는 길 가에 앉아 구걸하다가, 나사렛 예수시라는 말을 듣고 소리 질렀습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막10:47).

그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사람들이 바디매오를 꾸짖으며 “잠잠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 소리를 예수께서 들으시고 “그를 부르라”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이 그 맹인에게 “안심하고 일어나라 그가 너를 부르신다”(49)라고 전달해 주었습니다.

맹인(소경)은 겉옷을 내버리고 뛰어 일어나 예수께 나아왔습니다.

예수께서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51)라고 물었습니다.

그 때에 맹인이 대답했습니다. “선생님이여 보기를 원하나이다”(51).

예수님께서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52)라고 하시자, 그는 곧 보게 되어 예수를 길에서 따르게 되었습니다(52).

바디메오가 길 가에 앉았다가 예수님이 가까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지나쳐 버리지 않도록 크게 소리 질렀고, 또 주변 사람이 시끄럽다하며 그를 잠잠하고 예수님께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하려고 할 때에, 그는 더욱 큰 소리를 질러 예수님에게 들리게 하였습니다.

예수님이 부르실 때에, 그는 바로 겉옷을 내버렸습니다. 그의 신분과 삶의 양식을 버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래 앉아있어 힘들었지만 그는 예수님께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 “선생님, 보기를 원합니다”라고 담대히 자신의 소원을 말하여 낫게 된 것 등이 하나님 나를 침노한 모습입니다. 때로 우리도 그리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바디매오처럼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 주님이 가까이 계신다고 느낀다면, 담대하고 용감스럽게 주님께 우리의 문제를 아뢰고, 그 분이 도우시고 역사하시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저 ‘도우시고 역사해 주시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할 수 없지요’, ‘혹은 나 같은 자에게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실까? 아닐 거야’라는 미온적인 마음이나 소심한 마음, 혹은 불신앙의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매우 오래전 강원도 원통 지역에서 군대 생활을 할 때, 매우 인상 깊었던 병사를 기억합니다. 그는 인근 다른 부대에 소속된 정 상병이었습니다. 그는 군 생활하다가 사고로 전신화상을 당하여 얼굴에 붕대를 하고 다니다가, 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아직도 얼굴에 화상 자국이 선하게 보였고, 손은 아직 붕대를 감고 있었습니다. 그를 그 지역에 있는 군인 교회에서 주일 예배 시간마다 만났습니다. 저도 군대 말년이라 약간의 시간이 주어져서 그와 교제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저는 그 정상병을 볼 때마다 그 신앙과 마음과 말에 감동을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화상당하기 전에는 그의 믿음도 그리 뜨겁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가 심한 전신 화상을 당하고 나서 그는 생명의 위협도 느꼈고, 만일 화상에서 살아난다고 해도 온 몸과 얼굴과 팔 다리에 남는 흉터로 인해 매우 고심하였다고 합니다. 그러한 상태로 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극단적인 선택도 해 보았다고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사회 생활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그가 군인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결단을 하고 하나님께 매달리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래서 병실에 있을 때에는 조용히 기도했고, 그리고 자유 시간에는 비어있는 예배당에 겨우겨우 걸어가서 하루 몇 시간씩 기도했습니다.

그러다가 주님의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주님을 만났습니다. 성령의 불도 임했습니다. 그의 화상으로부터 치유는 신속히 이루어졌고, 무엇보다 그는 그 이후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누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매우 신령했습니다. 찬양 들을 때에도 많이 울고, 설교할 때에도 많이 울곤 하였습니다. 기도가 때로는 강렬하고 때로는 조용히 속삭였습니다. 그는 큰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인간적으로 매우 순수했습니다. 사람을 대할 때에는 평안하고 밝았습니다. 저는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몇 사람을 꼽으라면 그 정상병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 정상병이야 말로 하나님 나라를 침노한 사람 중에 한 사람입니다. 

우리도 이와 같은 때에 마음을 굳게 하고, 또 힘을 내어서 강하게 주님을 붙들고, 주님의 도우심과 역사하심을 받도록 강청하며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경험하게 되면, 우리의 믿음이 달라집니다. 더욱 믿음의 확신을 가지게 되고, 주님을 따르는 제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지금부터 우리를 온전히 통치하고 다스리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의 믿음과 담대함이 부족하여 그 통치와 다스림 속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의 믿음을 굳게 하여 하나님이 우리를 온전히 통치하도록 하는, 천국의 침노자가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