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오전예배설교(2023. 12. 10) 

믿음으로 그리스도가 마음에 늘 계시게 하라

<시73:16-28; 행17:22-28; 엡3:16-17>

김 태진 목사

복(福, blessings)은 좋은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복 받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어떤 복을 받기 원하십니까? 하고 물어본다면 각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부자가 되고 싶어요”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물질의 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건강하고 싶어요”라고 대답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다른 것을 다 가져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듯이, 건강한 것도 매우 좋은 복입니다.

과거에는 다섯 가지 복, 오복(五福)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동양의 유학의 경건인 서경, 주서 등에는 1. 장수하는 것, 2. 부요한 삶, 3. 우환이 없는 것, 4. 덕을 좋아하여 덕을 베푸는 것, 5. 천명을 다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민간에서는, 1. 치아가 좋은 것, 2. 자손이 많은 것, 3. 부부해로 하는 것, 4. 손 대접할 것이 있는 것, 5. 명당에 묻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복의 기준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우리의 가장 큰 축복-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

성경에서는 무엇을 가장 큰 복이라고 말씀합니까? 하나님의 복을 받으면 여러 가지로 좋아집니다. 그런데 구약과 신약을 통해 보면, 가장 영원하고 큰 복은 ‘하나님이 함께 하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랜 신앙생활을 통해 경험해 보아도, 결국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심이 가장 큰 축복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요한 웨슬리목사님도 그가 돌아가시기 전에, 여러 사람들이 주변에 몰려왔을 때, 그 모인 사람들에게 그 목사님께서 가장 중요한 유언과 같은 유언을 하셨는데, 다른 말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큰 복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시편 73편의 기자도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시73:28)라고 고백합니다.  

가까이 계신 하나님, 만날 수 있는 하나님

사도행전 17장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매우 철학적이면서도 쉽고 명료하게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바울은 “하나님은 찾기만 하면 만날 수 있는 하나님이다. 가까이 계시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간절히 사모하여 만나려고 애쓴다면, 만날 수 있는 하나님입니다. 또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하나님이 아니라, 늘 가까이 계신 분이십니다.

그런데 이제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그 말을 들으면 크게 마음에 와 닿지 않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이며, 어떻게 복이 되는지 세 가지를 나누겠습니다.

진실(리)을 알게 하고 깨닫게 하심

시편 73편에서 아삽이라는 시편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의 주변에 오만하고 악한 자가 있는데, 그는 남을 비웃기를 잘하고, 악의에 찬 말로 쏘아붙이기를 잘하고, 거만한 모습으로 폭언하기를 즐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을 보는 것, 그의 말을 듣는 것이 괴로웠습니다.

그런데 그런 악인들이 때로 평안을 누리는 것같이 보이고, 다른 사람은 많이 당하는 고난도 별로 당하는 것 같지 않고, 부요하게 살고, 죽을 때에도 고통 없이 건강을 누리다가 죽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생각이 복잡해 졌고, 화가 나서 속이 뒤집어 지고, 시험에 들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하나님의 성소에 들어가서야 모든 의문과 불편하고 화가 난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그들의 운명을 깨달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악한 자들이 하나님도 모르고, 잘 먹고 잘 살고, 건강하고 태평하게 살다가 죽어 좋은 땅에 무덤을 사서 거기에 묻히더라도, 그 악한 자들은 죽음 이후에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멸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하나님께서 깨닫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아삽은 자기 마음대로 잘못 생각하고 힘들어한 것이 하나님께 송구하다는 마음이 들었고, 하나님께 대한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더 가지게 되었다고 고백하며 외쳤습니다.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우둔하여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나는 다만, 주님 앞에 있는 한 마리 짐승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늘 주님과 함께 있음으로 주님께서 내 오른 손을 붙잡아 주십니다.

주님의 교훈으로 나를 인도해 주시고, 마침내 나를 주님의 영광에 참여시켜 주실 줄 믿습니다. 내가 주님과 함께 하니, 하늘로 가더라도, 내게 주님 밖에 누가 더 있겠습니까? 땅에서라도, 내가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주님을 멀리하는 자는 망할 것입니다. --- 하나님께 가까이 있는 것이 나에게 복이니, 내가 주 하나님을 나의 피난처로 삼고, 주님께서 이루신 모든 일들을 전파하렵니다”(시73:22-28, 새 번역)

우리도 우리의 생각이나 감정 차원에 있다면, 여러 가지 이유로 부정적인 생각과 마음을 가지게 되어 힘들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깊이 기도 가운데, 혹은 말씀을 읽거나 듣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깨닫게 해 주시면,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게 되고, 마음과 생각이 새롭게 될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사건이나 문제의 진실을 알게 되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깨닫게 됩니다. 바른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새롭게 나아가게 됩니다.

지켜 약속과 사명을 이루어주심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하나님의 약속을 이루어주시고, 사명을 다하게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척박하고 위험한 광야를 두려운 마음으로 삼촌 라반에게로 도망하는 야곱에게 나타나, 그를 지켜주시고, 하나님이 그에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어주실 것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나는 여호와니---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창28:13-15)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와 함께 하시어, 이전 지도자 모세에게 약속하신 그 가나안 땅에 대한 약속을 여호수아를 통하여 이루게 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네 평생에 너를 능히 대적할 자가 없으리니, 내가 모세와 함께 있었던 것 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니라.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니, 강하고 담대하라. 너는 내가 그들의 조상에게 맹세하여 그들에게 주리라 한 땅을 이 백성에게 차지하게 하리라”(수1:5,6)

우리도 우리에게 하신 약속을 이루기 위해서 하나님이 함께 하시어 도와주시고, 인도하시고, 역사해 주신다면 이루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와 계속 함께 해 주셔서,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을 이루게 하옵소서”라고 믿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또 예수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28:19,20) 

모든 민족을 주님의 제자로 삼아 세례를 주고, 주님께서 가르치신 것 모두를 가르치고 지키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 힘과 역량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오직 하나님이 함께 하실 때에 가능합니다.

또 주님의 제자로서 주님의 뜻대로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이 어렵고, 때로 시험과 환난을 만날 때도 있을 것이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이기신 주님이 함께 하시고 도와주심으로 이길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16:33)  

교제하게 하심

하나님이 멀리 느껴지십니까? 우리가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있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고 말씀합니다.

“나를 사랑하는 자가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잠8:17)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기도는 하나님에게 우리의 간구를 아뢰는 것이며, 우리의 마음을 쏟아 놓는 것입니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이며, 기도는 하나님과의 교제입니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읽을 때, 묵상할 때, 말씀대로 살 때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찬양과 예배를 통해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뿐 아니라, 하나님이 늘 우리와 가까이에 함께 하시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게 됩니다.  

다윗은 하나님과의 교제를 누린 사람입니다. 그가 하나님과 매우 가까이 교제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여호와를 항상 내 앞에 모심이여, 그가 나의 오른 편에 계시므로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이르므로 나의 마음이 기쁘고 나의 영도 즐거워하며 내 육체도 안전히 살리니, 이는 주께서 내 영혼을 스올에 버리지 아니하시며, 주의 거룩한 자를 멸망시키지 않으실 것임이니이다. 주께서 생명의 길을 내게 보이시리니, 주의 앞에는 충만한 기쁨이 있고, 주의 오른 쪽에는 영원한 즐거움이 있나이다”(시16:8-11) 

‘웨스트민스트 신앙고백’이라는 장로교의 교리를 요약해 놓은 교리집이 있습니다. 그 중에 소요리 문답의 첫 번째 질문이 이것입니다. 첫 번째 질문은 “사람의 주된 목적은 무엇입니까?” 이에 대한 답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그 분을 영원히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좋은 질문이요, 매우 좋은 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삶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 분을 영원히 즐거워”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믿음으로

오늘 본문 에베소서 3장 16절에 사도 바울은 “그의 영광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성령으로 말미암아 너희 속사람을 능력으로 강건하게 하옵소서”(엡3:16)라고 기도했고, 이어서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우리 마음에 계시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너희 마음에 계시게 하시옵고--”(17) 

‘믿음으로’라는 말씀은, 우리의 생각이나 감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함께 하심은 우리의 생각에 따라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내가 생각해 보니, 여기에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 혹은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다”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또 우리의 감정에 따라 좌우되지 않습니다. “나는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을 느낄 수 없어 그러니 하나님이 함께 계시지 않아”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믿음으로’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그 말씀 그대로 행하는 것입니다. 감정이나 느낌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결코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히13:5)라는 말씀대로, 지금도 우리를 떠나지 않으시고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28:20)의 말씀을 붙들고, 그 말씀 위에 서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다음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느낌이 없어도 믿는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주님, 나와 함께 하십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혼자 집에 있을 때에도 “오늘 우리 집에도 나와 함께 하십니다”라고 주님과의 교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와 가깝고 좋은 관계 안에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과 만나서 교제하면 매우 좋듯이, 그런 좋은 교제를 주님과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혼자 운전할 때에도 주님이 함께 하시는 기쁨이 오기도 하고, 조용한 곳에 산책할 때에도 느끼기도 합니다.

다윗이 주님이 함께 함을 느끼며 기쁨과 영원한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우리도 주님이 함께 하심을 믿고, 믿음으로 주님과의 친밀한 사랑의 교제를 누리며 사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