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오전예배설교(2023. 8. 6)

주의 은혜는 우리가 성찬에 참여할 때 부어진다

<고전10:16-21; 11:23-34>

김 태진 목사

새 언약(New Covenant)을 맺으신 예수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기 직전에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을 하셨습니다.

그 최후의 만찬은 십자가에서 이 세상에서의 삶을 곧 마감하시고 이 세상을 떠나게 되시니, 그저 이별의 송별회로 모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보다 훨씬 더 깊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서 새 언약을 맺고 그것을 선포하는 만찬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모세를 통해서 맺은 옛 언약 아래 있었습니다. 그 언약의 조항 내용은 율법 전체이었습니다. 그 율법은 거룩한 하나님의 뜻이요, 기준이었습니다. 그 율법을 지키면 하나님은 축복하시고, 의롭다함을 얻어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속에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율법을 어기면 저주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구약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율법을 지켜서 축복을 받는 것이 아니라, 율법을 어겨서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고, 저주를 받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율법으로 인해 저주를 받는 것을 원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새 언약을 맺으시기 원하셨습니다. 바로 예수님을 통해 새 언약을 맺으시는 것입니다. 언약을 맺을 때에는 피가 흘려져야 했습니다. 곧 십자가에서 그 죄가 없으시고 보배로운 주 예수께서 피를 흘리실 예정이었습니다. 그 흘리신 피는, 새 언약을 맺게 하는 피, ‘새 언약의 피’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마26:28)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이후 지금, 옛 언약 아래 있지 않고 새 언약 아래 있습니다. 우리는 새 언약의 백성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노력이나 경건, 혹은 구약처럼 짐승을 잡아 제사를 드려 죄 사함을 받지 않고 주님의 십자가 은혜로 죄 사함을 받습니다.

나를 기념하라 (do this in remembrance of me)

성찬의 의미는 주님을 ‘기념(억)’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시고 떼어 ‘나(주님)를 기념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고전11:24) 

또 포도주 잔을 나누시면서 이렇게 ‘나(주님)를 기념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식후에 또한 그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고전11:25)

성찬은 주 예수님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죽으실 때 여러 중요한 대속의 역사를 이루셨습니다. 그 대속의 역사 중에 하나가 새 언약을 제정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위하여 몸을 찢기시고, 우리를 위하여 새 언약을 위한 피를 흘리셨습니다. 그것을 기념하는 것이 성찬입니다.

오늘 주님의 명령대로 성찬을 대하면서, 새 언약을 맺어 우리로 그 새 언약 안에 살게 하신 주 예수님을 더욱 기념(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새 언약은 값없이, 은혜로 죄를 용서받는 것입니다. 이것을 기억하며 감사하는 것입니다.  

참여 (participation)

성찬은 주의 피와 몸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여러 종교들 사이에는 다른 점도 많이 있지만 유사성도 있습니다. 고린도 지역에는 이방신을 섬기는 거대한 신전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신전에서 제사를 드리러 그 곳에 갔습니다. 제사는 그곳 사제들이 인도하여 그들의 신에게 제사를 드렸으며, 그곳에 갔던 사람들은 제사에 드려졌던 제물을 함께 나누어 먹음으로 제사에 참여(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제사 드렸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 그 제사에 참여하는 것이 됩니다.  

우리는 성찬식에 참여하면서 성찬 떡을 먹고 성찬 잔에서 포도주를 마십니다. 그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축복하는 바 축복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에 참여함이 아니며, 우리가 떼는 떡은 그리스도의 몸에 참여함이 아니냐. 떡은 하나요, 많은 우리가 한 몸이니 이는 우리가 다 한 떡에 참여함이라”(고전10:16,17) 

우리가 성찬에서 포도주를 마실 때, ‘그리스도의 피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 때에 제자들에게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마26:2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성찬의 잔을 마실 때,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사하시기 위해 흘리신 언약의 피를 단지 기억만하는 것이 아니라, 그 피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그 피로 죄 사함을 얻게 되는 일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마26:26)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성찬 빵을 먹을 때, 우리는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는 주님의 몸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감사 (give thanks)

성찬의 또 하나의 의미는 ‘감사’입니다.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을 하실 때에도 하나님께 감사하시며 떡을 떼어 나누어 주셨습니다. “주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이르시되”(고전11:23,24) 여기서 축사는 ‘감사’(give thanks)라는 의미입니다.

또 ‘감사기도’ 하시며 포도주 잔을 나누어주셨습니다.

“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마26:27)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피를 흘려 많은 사람들에게 부어질 새 언약의 귀한 은혜들을 생각하며 감사하셨습니다. 우리도 예수님께서 피를 흘려 맺어서 가져올 새 언약의 은혜들을 생각하며 감사하며 성찬에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오래 전 제가 다니던 교회에서는 성찬식 때 찬송가229장은 ;

“1. 아무 흠도 없고 거룩 거룩하신 주 하나님 어린 양이 죽임을 당했네.

2. 이는 날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못 박히사 깨뜨리신 주님의 몸일세--- ”  

이 찬송을 부르면서 성찬을 대할 때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 때에 어떤 분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이렇게 몸을 찢기시고, 피를 흘리신 것을 생각하며 슬퍼하시며 성찬을 대하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또 그렇게 해야 바른 성찬의 태도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런 면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찬은 주님의 십자가 은혜에 감사하며 성찬을 대하는 것이 더 많으면 좋다고 여겨집니다.

하나 됨 (oneness)

성찬의 또 다른 의미는 우리가 ‘하나 됨’ 다시 상기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을 하실 때나 기독교 초기에 성찬을 할 때에는 성찬을 집행하는 주의 종이 서 있는 성찬 대 위에 커다란 떡(빵)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큰 용기에 포도주가 담겨 있었습니다. 주의 종은 성도들이 나올 때 마다 한 조각씩 떼어서 (아마 “주님의 몸입니다”라고 선포하며)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 큰 빵 덩어리가 떼어지기 전, 즉 성찬식 하기 전, 성도들은 모두가 다 그 큰 성찬 빵 덩어리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같은 큰 덩어리에서 조금씩 나누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그들은 자신들은 한 몸, 곧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부터 나온 영적인 한 가족들이라는 것을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또 같은 포도주 용기에서 떠서 주시는 잔을 마시면서 모두 다 똑같은 예수님의 피를 나눈 영적인 가족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성찬을 하는 것은, 곧 성도들이 하나이며, 한 영적인 가족이라는 것을 보고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습니다. 우리는 함께 주님의 생명을 받았고, 함께 주님의 피를 받아 새 언약의 백성이며 한 아버지의 자녀가 된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영적인 한 가족입니다.

주의 죽으심을 전하는 것이라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고전11:26) 

살피고 분별하라 (examination and recognizing)

바른 성찬의 자세는 자신을 ‘분별’한 후에 성찬을 대하는 것입니다. 성찬(聖餐)은 글자 그대로 거룩한 식사입니다. 성찬은 그저 배고파서 한 끼 밥을 먹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성찬에 합당하지 않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거룩한 식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먼저 자기를 살피고 떡을 먹고 잔을 마시라고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에 대하여 죄를 짓는 것이니라”(27) 

“사람이 자기를 살피고 그 후에야 이 떡을 먹고 이 잔을 마실지니, 주의 몸을 분별하지 못하고 먹고 마시는 자는 자기의 죄를 먹고 마시는 것이니라”(28,29) 

성찬으로 판단(심판)을 받지 말라

당시 예수님을 믿는 자 중에 노예(종)가 많았습니다. 노예(종)들은 쉬는 날 없이 일만 했습니다. 그래서 주일에도 저녁에 모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종들은 일하고 저녁에 예배에 참석하다 보니, 많이 배고팠습니다. 그래서 교회에 도착하여 미리 준비한 성찬이 진열된 것을 보고 많이 먹어버렸습니다. 뒤에 오는 사람들 생각하지 않고, 성찬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먹어치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성찬을 자신의 배고픔을 채우는데 이용한 것입니다. 배고프다는 것은 이해되지만, 거룩한 성찬을 바르게 대하지 못한 잘못이었습니다.

만일 자신을 살피지 않고, 성찬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으며 성찬을 대하는 자는 죄를 범하는 것이며, 계속 그렇게 한 사람들은 몸이 약하게 되고, 병들게 되고, 심지어 잠자는 자도 있었다고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너희 중에 약한 자와 병든 자가 많고 잠자는 자도 적지 아니하니”(30) 

“우리가 우리를 살폈으면 판단을 받지 아니하려니와, 우리가 판단을 받는 것은 주께 징계를 받는 것이니, 이는 우리로 세상과 함께 정죄함을 받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31,32)

“그런즉 내 형제들아 먹으러 모일 때에 서로 기다리라. 만일 누구든지 시장하거든 집에서 먹을지니, 이는 너희의 모임이 판단 받는 모임이 되지 않게 하려 함이라--”(33,34)

성찬은 거룩하게 참여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생명과 죄 사함을 얻게 하는 은혜를 받는 시간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찬양 (Praising God)

성찬은 은혜에 대한 감사로 진행되고, 이 모든 것을 섭리하시고 인도하신 하나님께 ‘찬양함’으로 마치게 됩니다. 제자들로 최후의 만찬을 마치고 하나님을 찬미(양)하고 감람산으로 나아갔습니다.

“이에 그들이 찬미하고 감람 산으로 나아가니라”(마26:30) 

하나님은 우리가 성찬을 거룩하게 참여할 때 하나님의 생명(영생)과 죄 사함의 은혜를 부어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