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오전예배설교(2023. 5. 14) 

주의 은혜는 우리를 더 값진 사람이 되게 한다

<고전15:1-11>

김 태진 목사

우리는 주님이 주시는 은혜를 더 많이 받아 더 풍성한 삶을 살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은혜는 주님께서 호의(favor)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시는 매우 귀한 선물입니다. 주님은 은혜의 주님이시며 여러 가지 다양한 은혜를 베풀어 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은혜를 아직 다 받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그 은혜를 계속 하나씩 하나씩 더 받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주님이 주시는 은혜를 받았습니다. 여러분도 은혜를 받았기 때문에 하나님 아버지를 알고 믿으며, 지금도 하나님 앞에 나와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 나올 수 있는 마음도, 찬송하고 기도하고 예배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긴 것도 주님의 은혜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은혜 받은 날을 확실하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육체적으로 태어난 날은 부모님이 알려주어서 그날로 알고 있지만, 주님의 은혜 받은 날은 본인이 직접 경험한 날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일생에 가장 복된 날 중에 하루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주님의 은혜를 받았지만, 지금까지 주의 은혜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 중 한 사람이 사도 바울입니다. 구약 율법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한 유능한 정통 바리세인이었습니다. 그는 구약 율법으로는 흠이 없는 의로운 사람이라고 자부하며 살았습니다. 그의 율법 실력으로 인해, 산헤드린 공의회라는 종교적 지도자 단체로부터 신임을 받아 중요 임무를 받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가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체포할 수 있는 공문을 받기 위해 다메섹으로 가는 길에서 전격적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은혜를 받았고, 그 때 그는 완전히 변했습니다.  

주님의 은혜를 분명하게 받은 사람은 완전히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완전히 변했다는 사실을 알고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에게 “나는 예수님 믿고, 또는 주님의 은혜를 받고 완전히 변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주님의 은혜를 받고 변한 점이 여러 가지 있습니다. 우리도 그와 비슷하게 주님의 은혜를 받고 많은 부분에서 변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면에서 변화가 계속 될 것입니다.  

바울은 최고의 죄수에서 의인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율법으로는 흠이 없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으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의인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주님을 만나고 은혜를 받다보니,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이 깨달아 졌습니다. 그는 살면서 강도, 사기, 살인 등의 죄를 짓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관점에서 자기 자신의 깊은 곳을 보게 된 것입니다. 그것도 주님의 은혜입니다.

주님의 빛 가운데서 보니, 그가 겉으로는 거룩한 것 같았지만, 그의 숨겨진 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자기 마음 안에 탐심이 있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구약 율법의 10계명 중 10번째 계명이 “이웃의 집,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출20:17)입니다. 차마 남의 것을 빼앗거나 훔치지는 않았지만, 그 탐내는 마음이 속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자신의 소유로 삼을 것인가 하는 욕심을 자주 가졌을 것입니다.

더 그는 하나님 앞에서 큰 죄인이라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에 그가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 즉 교회를 핍박한 큰 죄인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예수 믿는 사람을 비방하고 박해하고 폭행까지 했다고 고백합니다(딤전1:13).

그것은 정말 하나님 앞에 큰 죄였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믿고 멸망하지 않고 구원을 받고 영생을 얻는 것입니다(요3:16). 그 구원의 길을 바울이 막고 훼방하는 사람이었기에 큰 죄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딤전 1장15절에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우두머리, 최고로 나쁜 죄인)니라”라고 고백합니다.

그렇지만 주님의 은혜로 그 죄는 용서받았고, 죄를 씻음 받았으며, 하나님 앞에 의인이 되었습니다. 우리도 주님의 은혜로 그 은혜를 받았습니다.  

바울은 은혜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바울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났습니다. 주님께서 직접 찾아오셔서 바울을 만나주셨습니다. 특별한 은혜입니다. 그렇지만 전 세계의 그리스도인들 중에 그렇게 주 예수님을 직접 만나서 믿음을 갖고 구원에 이른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통해 전달받은 복음의 말씀을 듣고 믿어 구원에 이르게 됩니다. 즉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죽으셨으며 죄를 다 청산하시고 부활하셨다는 것을 듣고, 혹은 본인이 성경을 읽고 믿게 됩니다. 그래서 그 믿음이 귀합니다. 그 믿음이 우리를 구원합니다. 사도 바울은 어디를 가든지 이 사실을 전했습니다. 고린도교회에도 전했습니다.

“나도 전해 받은 중요한 것을 여러분에게 전해 드렸습니다. 그것은 곧 그리스도께서 성경대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셨다는 것과, 무덤에 묻히셨다는 것과, 성경대로 사흗날에 살아나셨다는 것과 ----그런데 맨 나중에 달이 차지 못하여 난 자와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고전15:3-8) 

그리고 다른 지역에 가서도 전했습니다. 그가 전하는 이 복음의 말씀을 받아들여 믿음을 갖게 된 사람들은 또한 역시 구원받고 영생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는 로마서에서 이런 복음의 핵심, 즉 구원에 이르는 길을 다시 말씀합니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롬10:9,10) 

저와 여러분도 예수님을 주로 시인하고 있습니다. 그렇지요?

또 하나님께서 그(주)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 주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을 마음으로 믿고 있습니다. 믿어진 것도 은혜입니다. 그러면 ‘구원을 받으리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의 은혜로 믿고 구원 받은 사람입니다!

이 예수님이 주님 되심과 부활하심을 믿으면 의에 이르게 된다고 말씀하셨기에, 우리는 주님을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받았습니다! 

바울은 은혜로 사도의 직분을 받고 주님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은 사도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가 과거에 하나님의 교회를 핍박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는 하나님의 교회를 박해하였으므로 사도라 칭함 받기를 감당하지 못할 자니라”(9)

그렇지만 주님께서 그를 사도로 부르시고 성별하여 주님의 복음을 위하여 주변 여러 나라, 여러 지방으로 파송했습니다. 그는 주님의 사도가 되기에 부족하나 주님의 은혜로 그 직분을 주셨으니 충성되게 그 직분과 부르심의 일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늘 잊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사도가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되었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10) 

주님께서 우리에게도 각각 다르지만 직분을 주셨습니다. 그 다른 직분을 감당하는 우리의 마음 자세는 충성심(faithfulness)입니다.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사도의 직분을 주신 것도 그를 충성스럽게 보셨기 때문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사도의 직분을 감당하도록 힘을 주셨다고 말씀합니다.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딤전1:12)

우리도 맡은 일과 맡은 직분에 충성하게 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계속 힘을 주셔서 그 일을 잘 감당하게 하실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은혜로 더 많은 주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10)

사도 바울은 다른 사도들보다 더 열심히 주님의 일을 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사도 바울은 다른 사도들보다 늦게 예수님을 만나서 사도의 직분을 받고, 늦게 주의 일을 하였습니다. 더 짧은 기간 일을 한 것입니다. 더 짧은 기간이었지만, 더 열심히, 더 많이 일했습니다. 그가 이룬 사역의 열매는 다른 사도보다 훨씬 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신약 성경의 거의 절반을 기록했습니다. 그 서신으로 많은 사람을 가르치고 의의 길로 인도하였습니다. 그는 많은 영혼을 구원하였고, 교회를 개척하여 세웠습니다.  

사도 바울이 원래 건강하고 성격적으로 열정이 많은 사람이라 그렇게 했을까요? 아니면 의지력이 강해서 ‘나는 한다면 한다’라고 하면서 의지력으로 밀고 나가서 그랬을까요? 원래 지식이 많고 가지고 있는 자원이 많아서 그랬을까요? 10절에 밝히기를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그렇게 하게 한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주님의 은혜의 힘으로, 은혜의 도움으로, 은혜의 역사하심으로 그렇게 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일, 주님의 사역을 더 열심히 더 잘 할 수 있는 비결은 우리 안에서 주님의 은혜가 하게 하는 것입니다. 은혜는 그저 호의로 주님이 하시는 것, 주님의 역사하시는 것, 주님이 도우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량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의지력으로 이를 악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안에서 주님께서 은혜로 행하시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힘과 역량과 노력을 내려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우리 안에서 또 다른 원리, 법칙이 작용하는 것을 우리 생활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수영을 처음 배울 때는 지금으로부터 약 50여 년 전 입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 서울에 풀장이 1-2곳 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첨벙첨벙 물놀이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제대로 수영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처음에는 사람의 수십 kg의 몸이 물에 뜬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원리를 발견했습니다.

내가 몸을 물에 담그고 앞으로 나가게 하면서 가만히 있으면, 내 몸은 가라않지 않고 뜨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것은 내 몸을 뜨게 하는 힘, 부력(浮力)이 작용하여 내 몸을 뜨게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도 계속 떠있기에는 조금 부족하기 때문에 손과 발을 저어주면 떠서 앞으로 나가가게 됩니다. 물에서 밑으로 가라않으려는 중력보다 부력이 컸기 때문에, 내 몸이 부력으로 물 위로 뜬다고 믿고 수영하면 되었습니다.

바다에 가서 수영을 해 보니 더 잘 떴습니다. 아마 염분이 있어서 부력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그 당시 누군가 ‘바다에서 얼마 시간 동안 수영할 수 있느냐?’고 물을 때는 저는 ‘내 마음대로 하루 종일도 수영할 수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수영하다 지치면 뒤로 누워서 쉬었다가 다시 수영하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주님의 일을 하고 봉사를 하고 믿는 자로서의 믿는 자답게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우리의 힘과 노력의 원리가 아니라, 주의 은혜의 힘이 역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어떤 것을 행하고자하는 소원을 주시고 그것을 행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의 힘으로 행하고자 하지 말고 가만히 있고 주님께서 은혜로 힘을 주셔서 하게 하시도록 해야 합니다. 은혜의 힘이 우리 안에 역사한다는 것을 믿고 역사하도록 하면 됩니다.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빌2:13)

우리가 가만히 있을 때, 하나님 되심을 나타내신다고 말씀합니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시46:10)

이 원리는 실생활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를 사랑해야 하는데 사랑하는 것이 되지 않고 오히려 미움의 마음을 떨칠 수 없다면, 이제 사랑하려는 노력을 그만두고 내려놓으십시오. 그리고 “주님께서 나로 그를 사랑할 수 있게 하옵소서” 기도하고 기다리면, 주님께서 은혜로 사랑을 부어 주셔서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급한 성질로 화를 너무 자주 내는 것을 멈출 수 없다면, 화를 멈추려는 노력을 그만 내려놓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잘 참을 수 있게 힘을 주실 것을 믿고 있으시기 바랍니다. 나는 참지 못하나 주님이 은혜로 참을 수 있는 힘을 주시면 될 것입니다.

주님의 은혜의 힘으로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