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오전설교말씀(2023. 4. 2) 

주의 은혜는 우리가 받은 거부됨을 극복하게 한다

-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

<마27:45-54>

김 태진 목사

어린 시절 거부(rejection)를 받아 상처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뉴스를 가끔 듣습니다. “한 중학생이 친구들에게 지속적으로 왕따를 당했고, 누구에게 말하지도 않고 힘들게 지내다가, 그 날에도 그 친구들로 또 돌림 빵(집단 구타)을 맞고, 큰 부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해 있다”, 또 “직장에서 지속적인 왕따를 당하다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다”--- 그만큼 왕 따를 당하는 사람의 심정이 힘들고 곤혹스러우며, 아니 그 이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인격과 성품, 그리고 대인관계를 맺는 역량 등이 어린 아이 시절에 많이 형성됩니다. 어린 아이 시절에는 부모와의 친밀하고 좋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이 절대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가 자녀를 인정해 주고 긍정적으로 보아주는 것이 또한 필요합니다. 그렇게 자란 아이는 커서 좋은 성격과 인격을 가지게 되고, 대인관계가 좋습니다.

특히 우리는 어린 시절에 거부함을 받은 사람들이 그대로 그 거부당한 상처를 간직하며 평생을 살아가기 쉽습니다.

저는 한 의사를 알고 있습니다. 그는 일류대학 의과대학을 졸업한 현직 의사입니다. 그는 기독교인이며, 성령의 기름부음과 몇 가지 은혜도 많이 받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마음 속 깊은 곳에 부모로부터 거부당한 마음이 그대로 간직되어 있어서, 가끔 그것이 올라올 때마다 슬퍼하며 눈물 흘리던 분을 기억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8살 난 소녀가 어느 날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그 소녀의 부모는 그녀가 태어나자마자 이혼했습니다. 그 소녀는 어머니와 살았습니다. 그 소녀의 아버지는 그 소녀를 낳자마자 떠났기 때문에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아버지의 주소를 알고서 기대를 가지고 편지를 썼던 것입니다. 그 소녀는 그 편지에 “나는 그냥 아빠가 나에 대해 알기를 바랄 뿐이에요”라고 썼고, “나는 작은 돌로 하는 놀이, 생물학, 동물 해부를 좋아해요. 답장은 안하셔도 돼요, 그냥 아빠가 나에 대해 알기를 바랄 뿐이어요”라고 써서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소녀가 보낸 편지는 뜯어보지도 않은 채로 반송되었습니다. 편지지 겉에 이런 휘갈겨 쓴 글씨가 보였습니다. “발송인에게 반송- 더 이상 편지 보내지 말 것!”

그 소녀는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에게 거부당한 충격을 친구들에게 고백했습니다. “그 때 이후로 나는 남자들에게 받아들여지기를 갈구해 왔어. 나는 그게 정말 싫어! 나는 패미니스트(여성 평등 운동가)야. 그런데도 난 여전히 남자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싶어 하는 욕구를 떨쳐버릴 수 없어---”  

부모는 어린 자녀에게 거부(감)를 주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가 어릴 때가 인격과 성품 형성에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인식하고 자녀를 더 인정하고 사랑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의 부모님이 우리를 더 그렇게 대했어야 했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자녀를 더 인정하고 사랑하고 받아들여주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온전하게 그렇게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 아이를 원하지 않았는데 (피임을 잘못해서) 임신된 아이라면, 그런 불편한 마음을 가지거나, 아이를 가진 것을 후회하고 싫어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대로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 때에, ‘나는 아들을 낳으려고 했는데, 실수로 딸을 낳았다’ 혹은 반대로 ‘딸을 낳으려고 했는데 아들이야’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면, 그 아이는 거부 받는 존재라고 생각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더욱이 어린 자녀 때에, 실수하거나 공부나 어떤 것을 못할 때, 너무 핀잔과 꾸지람을 주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더군다나 말로 “그것도 못하냐”, “너는 왜 늘 그 모양이냐”, “네가 잘 하는 것이 대체 무엇이냐?”, “우리 가문에 너 같은 사람은 없다” 등으로 인상을 쓰며 나무라면 아이는 심각하게 받아들입니다. 자신을 계속 해서 무가치하고 무능한 사람으로 여기게 됩니다. 심히 꾸짖는 부모의 얼굴을 보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고, 자신은 사랑 받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여기기 쉽습니다.

자녀가 어렸을 때 소 대변을 가리는 것이 늦어지는 어린이도 있습니다. 기저귀를 할 나이가 지나서 함께 자는데 가끔씩 이불에다가 쉬를 합니다. 자주 그러면 이불 빨래해야 합니다. 그럴 때마다 너무 심하게 혼을 내면 그 말로 인해 아이는 자기를 거부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엄마가 나만(를) 미워해’, ‘나는 미움 받은 존재야’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알콜 중독자라면 술 취했을 때에 매우 심한 말을 들었을 것입니다. 술기운에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정말 악하고 심히 무시하는 말, 심한 말, 이상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술 취하면 별의 별 나쁜 욕을 다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것들이 마음에 상처로 남게 될 것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칭찬을 듣고 싶어 합니다. 미술을 잘 그렸을 때, 음악을 잘했을 때 칭찬받고 싶어 합니다. 운동을 잘해도 그것으로 부모에게 칭찬받기 원합니다. 그러나 부모가 바쁘다고 혹은 무관심해서 어린 아이에게 칭찬하는 것을 하지 않으면, 그것도 상처가 될 수 있다 합니다.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하여 한쪽 부모에게서 성장하는 경우도 그렇습니다. 그러면 한 부모도 경제 활동을 하러 밖에 일하러 나간다면, 아마 할머니 등 친척 등이 키울 텐데, 한 쪽 부모가 없는 것도 어린 아이는 자신이 거부당했다는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부모가 아이에 대하여 무관심하였다면, 아이에게는 커다란 상처와 텅 비어있고 썰렁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어떤 여성이 내적 치유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그 세미나에서 그 분은 성령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 음성은 “네 아버지를 용서하라”는 음성이었습니다. 사실 그 분의 아버지는 그가 매우 어렸을 때에 아마 병이나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성령님은 그것도 용서하라고 하셨습니다. 처음에 그녀는 “내가 어릴 때 죽은 아버지를 용서하라니, 말도 안 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번 감동을 받고 아버지를 용서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 그 여성은 남성을 대하는 것이 편안하고 자연스러워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끔 꾸던 심란한 꿈도 꾸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꿈은 아버지를 헛되이 찾는 꿈인데, 아버지는 늘 찾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 저의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나쁘지 않았으나 좋다고는 말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너무 과묵하고 어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대신 어머니는 너무나 정이 많고 감성이 풍부한 분이라, 자주 표현해 주셨고, 몸으로 실천해 주셨기에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에도 받아야 했던 아버지의 인정과 사랑이 부족했던 것 같았습니다. 이 따끔 그 점에 있어서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아버지가 왜 나와 자녀에게 그렇게 하셨는지를 이해하게 되니,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고, 아버지의 그런 점을 용서하게 되니 마음이 편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옛날 아버지 일수록 우리 아버지와 같았던 것을 더 이해한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렸을 때 받은 거부감은 어떻게 치유됩니까? 누가 치유할 수 있습니까?

바로 예수님입니다. 우리가 그 분에게 가까이 가서 그 분이 받은 거부감을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에게 우리의 거부감을 그대로 가지고 가서, 그 분께 드리면, 그분의 긍휼하심과 은혜로 우리를 치유하십니다.

우리는 예수님이야 말로 가장 큰 거부감을 받은 분이라는 것을 명확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거부를 가장 잘 이해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이 받으신 거부(감)

예수님은 육신의 아버지 요셉과 육신의 어머니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되었을 때부터 거부(감)를 받았습니다. 주변의 소문에 아직 결혼하지 않은 정혼 상태인데 아이를 배었다고 수군거림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요셉도 가만히 결혼을 취소하려 했습니다. 그것으로 예수님은 거부를 받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태어날 때가 거의 되었을 때, 로마 황제의 명령에 따라 호적을 하러 고향으로 가다가 아이를 낳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여관방이 없다고 쫓겨나서 말들이 자는 곳, 냄새나는 말구유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그것도 거부감입니다.

예수님은 태어나서 얼마 있지 않아서 애굽으로 도망하여 한 동안을 지내야 했습니다. 헤롯왕이 새로 왕으로 태어난 아이 예수님을 죽이려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거부입니다.  

예수님의 장성했을 때의 외모는 그렇게 멋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환호하는 스타의 모습이 아니었다고 이사야 선지자는 예언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주님 앞에서, 마치 연한 순과 같이, 마른 땅에서 나온 싹과 같이 자라서,

그에게는 고운 모양도 없고, 훌륭한 풍채도 없으니,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모습이 없다. 그는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고, 버림을 받고, 고통을 많이 겪었다.

그는 질병(고통)에 익숙하였다. (언제나 병을 앓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돌렸고, 그가 멸시를 받으니, 우리도 덩달아 그를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는 실로 우리가 받아야 할 고통을 대신 받고, 우리가 겪어야 할 슬픔을 대신 겪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징벌을 받아서 하나님에게 맞으며, 고난을 받는다고 생각하였다”(사53:2-4, 새 번역)

예수님은 공생애 기간 동안 종교지도자들로부터 비난과 배척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은 자기 고향에서 선지자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은 자기 제자 하나(가롯 유다)로부터 배반을 받아 돈을 받고 넘김을 받아 붙잡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다른 제자들이 배신을 하고 도망하고, 예수님을 멀리했습니다.

예수님은 회중들 앞에서 기적과 이사, 치유를 많이 일으키실 때, 수 많은 사람들이 따랐습니다. 남자만 오천 명, 여성, 아이들까지 합하면 이만 명으로 추산되는 사람들이 광야에 모여서 하루 종일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고, 오병이어의 기적도 체험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예수님께서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내가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니라”(요6:51).

이처럼 예수님께서 영이요 생명의 말씀을 하시자 사람들이 어려워하며 떠나갔습니다. 오직 열 두 제자만 남았습니다(요6장).

예수님 주변에 모였던 그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께서 본디오 빌라도에게서 재판을 받을 때, 한 사람 사면을 할 수 있다고 말하니, 그 사람들은 돌변하여 외치기를, “없애 버리시오! 없애 버리시오! 그를 십자가에 못박으시오!”(요19:15, 새 번역)라고 소리쳤습니다.  

예수님은 종교지도자들에 의해 불법적인 종교 재판으로 죽임을 결정 당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실 때에 로마 군인들이 심하게 비꼬며 조롱하였습니다.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향해 지나가는 사람들이 머리를 흔들며 예수님을 모욕하며, 심지어 욕까지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로마 군인들로부터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채찍질을 맞았고, 갈대로 머리를 치고 침을 뱉고, 옷을 벗겨서 넷으로 나누어 가져갔습니다.

예수님은 벌거벗겨진 채 십자가에 못 박히게 하였고, 수치를 그대로 당하게 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다 거부, 배척의 모습입니다.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는 예수님

이렇게 여러 사람으로부터 여러 가지 배척, 거부를 당한 예수님은 우리가 당하는 거부, 배척을 아시고 이해하십니다. 그래서 그러한 우리를 동정하시기 때문에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고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이러한 확신을 가지고 예수님께 나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히4:16, 새 번역)

우리는 주님의 피로 인하여 이미 은혜로 하나님께 사랑으로 받아들여진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5:8).

더 나아가 주님은 우리의 거부감을 공감해 주시는 분만이 아니라, 그 거부에 참여하십니다. 우리가 거부를 받을 때 거기서 보셨습니다. 더 나가가 우리가 당한 거부(감)을 주님은 자신에게로 옮기셨습니다. 주님은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벧전2:24)를 담당하셨고, 우리의 ‘질고’와 ‘슬픔’(사53:4)을 담당하셨습니다. 그리고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27:46)라고 절규하며 하나님으로 오는 저주(버림받음)를 당하심으로 우리의 ‘거부’(감)를 담당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의 거부(감)를 나에게 다오. 내가 받은 수치와 깨지고 상한 몸으로 너의 상처와 거부를 지도록 나에게 주려무나. 그 학대와 거부를 나에게 넘겨 다오. 내가 다 감당하여 받을 것이다. 내가 그것을 가져갈 것이다. 너에게 자유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