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오전예배설교(2023. 3. 26) 

주의 은혜는 우리의 상한 마음을 치유한다

<시34:18; 사61:1-3>

김 태진 목사

우리의 육체 뿐 아니라 우리의 속사람이 병들 수 있다.

우리 인간은 육체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 곧 영혼, 또는 영혼을 자세히 둘로 나누어 영(spirit)과 혼(soul)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또 성경에 우리 인간을 겉 사람과 속사람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육체가 ‘겉 사람’(outer man)이라면, 겉 사람 외에 우리 속에 있는 부분을 ‘속사람’(inner man)이라고 합니다.

때로 우리 육체, 곧 겉 사람에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병이 들기도 합니다. 병이 커져 심각한 상태가 되기도 하고, 심지어 심각해진 병으로 사망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우리 몸에 병이 들거나 그 병이 심각해지기 전에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약을 사다 먹기도 하고,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고 적합한 치료나 수술을 받기도 하고, 의사가 처방해준 약을 먹기도 합니다. 물론 하나님께 기도하여 낫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육체가 병에 오래 있지 않고, 그 질병에서 나음을 얻는 것입니다. 우리의 육체가 건강하게 사는 것이 하나님이 바람입니다. 하나님은 육체 뿐 만 아니라 우리의 영혼도 건강하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우리가 잘 아는 말씀을 새 번역으로 보면

“사랑하는 이여, 나는 그대의 영혼이 평안함과 같이(건강함과 같이) 그대에게 모든 일이 잘 되고, 그대가 건강하기를 빕니다”(요삼2절, 새 번역)

상한 마음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를 가까이 하시고, 충심으로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도다”(시34:18)

상한 마음이란, 이 단어의 히브리어 원어의 뿌리인 ‘다카’ 즉 ‘부수다’, ‘으깨다’, ‘회개하다’, ‘뉘우치다’로 부터 나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말 성경에는 ‘상한 마음’이라고 번역했지만, 영어 성경에는 ‘brokenhearted’ 곧 ‘깨어진 마음’이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상한 마음이나 깨어진 마음이나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조금의 차이는 있습니다.

이 깨어진 마음은 마치 유리가 어떤 충격을 받아 산산 조각난 모습이나 도자기나 항아리 같은 흙으로 된 그릇이, 큰 돌을 맞거나 떨어져서 금이 가고 일부는 떨어져 나가서 구멍이 난 모습이나, 아예 깨져버린 모습을 연상하게 합니다.

또 통회하는 마음도 ‘그 심령이 깨어진’(crushed in spirit)이라고 번역합니다.  

상한 마음을 가진 사람의 모습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별로라고 생각하며 삽니다. 자신을 부적합한 사람으로 여기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늘 열등감을 가지고 삽니다.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야, 나는 잘해 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나는 모든 면에서 부족한 사람이야 또는 나는 예쁘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지 못해, 비호감이야.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아---”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은 과민(supersensitive)하게 생각합니다. 누군가 바빠서 인사를 정성스럽게 하고 지나가지 않았다면, ‘나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식었다’ 어떤 이유로 핸드폰을 받지 못했다면, ‘내 핸드폰을 씹었다(그냥 받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늘 생각이 많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너무 많이 생각합니다. 심하면 생각이 자동으로 떠오릅니다. 그리고 멈추기 어렵습니다. 때로는 과거에 상처받았던 일, 힘들었던 일, 수치스러웠던 일, 실패했던 일들이 생각나서 다시 화가 나거나 힘들어집니다.

늘 근심, 걱정, 불안감 속에 살아갑니다. 이것도 걱정, 저것도 걱정하며 살아갑니다. 별의 별 걱정을 다하고 살아갑니다. 옛날에는 ‘팔도강산 걱정 다 한다’고도 표현했습니다.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인정해 주기를 바라며 더 열심히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만족함을 느끼지는 거의 못합니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

그런데 더 큰 마음의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요즈음 많이 듣는 말로 ‘트라우마’(trauma)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고도 불립니다. 충격적 사건이나 사고 후에 남겨진 심적, 정신적 외상이라고 합니다. 전쟁이나, 큰 사고, 사랑하는 가족이 사고나 병으로 사망하는 일 등 비극적인 사건을 당하거나, 타인에게 당한 폭력이나 학대, 집단 괴롭힘, 성폭력을 당한 뒤에 생긴 마음의 상처이며 정신적 장애입니다.

이 트라우마를 당한 사람은 극심한 불안이나 공포에 시달리기 쉽고, 무력감, 절망감에 빠져 살며, 수면장애를 겪고 힘들게 살아가기도 합니다.  

미국은 우리나라 6.25전쟁 때 참전해 주어서 36,940명의 군인들이 죽었고, 더 많은 군인들이 부상당하여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또 월남전, 이라크와의 전쟁, 아프가니스탄 등 여러 지역에 주둔하면서 전쟁에 참여했습니다.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이 살아서 미국에 돌아왔어도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가까운 동료가 죽는 것을 보는 것도 충격이요, 자기가 사람을 죽인 것도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본국으로 돌아와서도 마음이 힘드니까, 술을 많이 마셔서 알코올 중독자가 되기도 하고, 마약에 빠져 약물 중독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정신이 혼미해지고 조금 이상해져서 노숙자가 되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는 현역, 혹은 퇴역 군인들이 매일 22명씩 자살하고 있다고 발표되고 있습니다. 트라우마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상한 마음과 트라우마를 고치시는 하나님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은 이 트라우마도 고치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상하고 깨어진 마음, 트라우마를 그대로 보고 계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우리를 치유하시겠다고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약속하셨습니다. 특히 메시야, 주님이 오시면 그 귀한 사역을 통해 치유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주 여호와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선포하며,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선포하여 모든 슬픈 자를 위로하되, 무릇 시온에서 슬퍼하는 자를 위로하되,

무릇 시온에서 슬퍼하는 자에게 화관을 주어 그 재를 대신하며, 기쁨의 기름으로 그 슬픔을 대신하며, 찬송의 옷으로 그 근심을 대신하시고, 그들이 의의 나무 곧 여호와께서 심으신 그 영광을 나타낼 자라 일컬음을 받게 하려 하심이라”(사61:1-3) 

그리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사역을 처음 시작할 때,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시고 올라오실 때,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으시고, 회당에 들어가셔서 이 이사야 61장의 예언의 말씀을 펴서 읽으시고 나서 이 치유의 사역을 시작하셨습니다.

구약은 약속이었지만, 예수님은 약속을 성취하신 메시야, 주님이십니다. 지금도 성취하고 계신 주님이십니다!

오늘날 하나님은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은 종들을 통해 이 일을 하시고 계시고, 더 하시기를 원하시고 계십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자비와 긍휼의 마음은 우리가 계속 육신이 병들어 고통을 받고 살아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뿐 만 아니라, 우리의 속사람이 계속 상한 마음, 깨어진 마음, 트라우마(trauma)로 고통 받으며 살아가기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저와 여러분이 또 우리 교회가 그 일을 하게 되시기 바랍니다! 

우리에게 평안을 주시는 하나님

우리 믿는 자들이 흔히 쓰는 인사말 가운데 하나가 ‘평안’ 즉 ‘샬롬’입니다. 샬롬~ 하고 말로 카톡으로 문자로 인사를 많이 합니다. 하나님은 평강(평안, 화평)의 하나님이십니다(롬16:20). 예수님도 평강의 하나님이십니다(사9:6). 평안으로 다스리시고, 평안을 가장 많이 가져다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어린 아기로 오셨을 때, 하늘에서 수 많은 천군 천사들이 외쳤습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눅2:14).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우리에게도 평화(평안, 평강)가 임합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러 어떤 집에 들어갈 때 먼저 샬롬을 축복해 주고 복음을 전하라고 했습니다(마10:12,13).

그런데 ‘샬롬’이라는 말은 ‘마음이 편하다’라는 의미 뿐 만 아니라, 그 이상으로 구약에서 구체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한 마디로는 ‘온전함’(wholeness)입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한 축복인 그 부족함이 없고, 결여됨이 없는 온전함입니다.

불안, 걱정, 근심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평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전쟁이 없는 평안(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병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건강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궁핍이 없기 때문에 넉넉함, 부요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샬롬’이라는 말은 매우 포괄적이면서도 우리 인간에게 꼭 필요한 요소를 담은 말입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샬롬’이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 복된 ‘샬롬’을 주시는 분이신데, 그 중에 하나가 우리의 상한 마음, 깨어진 마음,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치유의 은혜입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우리가 받을 상하고 깨어진 마음, 트라우마를 거두어가시어 대신 받아 주셨기 때문에 더 이상 우리가 받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주님은 십자가 지실 때에 상한 마음, 깨어진 마음, 트라우마를 잠시 겪었습니다. 그리고 회복되셨습니다.  

주님께서 이루신 이 치유의 은혜를 우리는 받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 성령을 통해 받을 수 있습니다. 성령으로 사역하는 종들을 통해, 그 말씀이나 그 사역을 통해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마음이 상함에서 온전함으로, 포로됨에서 자유로, 갇힌 상태에서 놓임으로, 슬픔에서 기쁨으로 변화하게 되고, 슬픔의 탄식이 아니라, 하나님을 찬송하는 자가 됩니다. 그리고 어두움의 인생에서 빛나는 인생으로 바뀌게 됩니다.  

미국의 어떤 목사님은 주님의 은혜와 인도하심을 받고, 여러 가지 이유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분들에 대한 전문적인 사역을 하고 계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 분을 통해 치유받은 분들이 1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조금 과장 되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수 백명, 천명이 되더라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트라우마를 종합병원 정신 건강과에 가서 진단받고 치유를 받으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치유되기 쉽고 완치는 더욱 어려울 것입니다.

저는 이 상한 마음, 트라우마가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따라, 성령의 역사로 이루어지는 것을 믿습니다. 그리고 저와 우리 교회가 해야 하는 사역이라고도 믿고 있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일본에 킨추기라는 도자기 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 도자기가 많이 쓰였고, 기술이 많이 발달되었던 시대에 생긴 깨진 도자기, 조각한 도자기를 예술적으로 보수하는 방법입니다. 비싼 도자기가 깨어졌을 때, 그 조각한 도자기를 다시 붙이는 것입니다. 그 깨어져 조각한 도자기를 다시 붙여서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시킬 때, 그 접착제로 쓰이는 물질의 재료가 금과 은, 백금을 섞은 접착력이 좋은 진흙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것으로 붙이면 더 아름다워지고 견고해 진하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상하고 깨진 마음, 상처 난 마음, 트라우마로 힘들어 하는 마음을 다시 고쳐주시고 붙여주시는데, 깨졌던 자국이 흉하게 남아 보이게 하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님의 치유를 받고 난 후에는 더 아름다워져서 예술품 같이 되고, 더 견고하게 만들어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입니다!

오래전 미얀마의 서 선교사님을 소개 받아서 전화로는 여러 번 통화하고 기도와 후원을 하였고, 미얀마에 아가페 팀과 함께 가서 2,3번 선교집회도 인도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선교사님이 처음 아가페 신학을 직접 방문한 것은 그 후에 어느 날이었습니다. 제 사무실 방에 들어오시라고 했고, 선교회 임원들도 들어오게 하여 대화를 함께 했습니다. 선교사님이 주로 아가페 학생들로 이루어진 선교회 임원들을 보고 처음 하신 말씀이

“아, 선교회 임원들의 인상이 매우 밝습니다”라고 말씀했습니다.

아가페는 “물로 씻어 말씀으로 깨끗하게 하사 거룩하게 하시고, 자기 앞에 영광스러운(빛나는) 교회(성도)로 세우사 티나 주름 잡힌 것이나 이런 것들이 없이 거룩하고 흠이 없는”(엡5:26,27) 신부가 되게 하는 믿음의 공동체입니다. “빛나고 깨끗한 세마포”(계19:8)를 입게 하는 곳입니다!

우리는 점점 어두움이 벗겨지고 밝아지고 있습니다. 주님의 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