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오전예배설교(2023. 2. 19) 

주의 은혜는 우리로 분노를 극복하게 한다

<민20:2-13; 엡4:26-32>

김 태진 목사

우리를 분노하게 만드는 이 세상

오래 전에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라는 말을 썼습니다. 그 이후로 얼마 전까지는 ‘열 받는다’라는 말을 많이 들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빡친다’, ‘진짜 빡친다’, ‘개빡친다’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이는 ‘화가 난다’, ‘분노한다’(anger)라는 의미입니다.

여러분은 진짜 열 받는 일이 없습니까? 자주 있습니까? 아니면 주변의 사람들이 자주 빡치십니까?

이 세상에 그런 일들이 꽤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얼마 전 수도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고 빡치는 일이 생겼습니다. 수도요금 고지서에 5억 원이 청구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왠 날 벼락이냐? 라고 생각되어서 빡친 채로 달려가서, 그런 돈이 없다고 했더니 담당자가 컴퓨터를 쳐 보더니 “690원만 내세요” 하더랍니다. 잘못 청구된 것입니다. 그래서 따졌더니 크게 사과하지도 않고, 쉽게 ‘690원만 내세요’라고 말한 그 담당자에 대하여 다시 한 번 화가 났던 것입니다.  

지난 해 뉴스가 된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어떤 여성이 회사에서 귀가하여 오피스텔 현관문 번호를 누르고 기다리는 잠간의 순간에 어떤 30대 남성이 뒤에서 다가와서 운동하는 사람만 할 수 있을 정도의 돌려차기로 머리를 아무 이유없이 가격했습니다. 쓰러진 여성의 상태를 살피더니 조금씩 움직이자 다시 발로 차서 기절시키고 도망하였습니다.

여성은 외상성 두 개 출혈과 뇌손상, 다리 마비 영구 장애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이 영상을 본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습니다.

다행히 그곳에 CCTV가 있어서 그 장면이 다 영상으로 녹화되었기 때문에, 그 영상을 보고 경찰이 추적하여 잡았습니다. 그런데 그 남성이 경찰 조사 중에 하는 말이, “술에 취해서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을 듣고는 많은 사람이 또 분노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중형을 내려야 하는데, 그 가해자가 과거 정신과 치료를 받았거나 받고 있다고 하면, 판사가 내리는 형량이 매우 낮아지거나, 심지어 무죄로 판결되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 판결을 전해들은 많은 사람들이 또 다시 화가 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우리 주변에 우리를 분노하게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사람 때문에 화나는 일이 많이 있을 것이고 자주 있을 것입니다. 동네에서도 분노가 일어나는 일이 일어납니다. 제가 사는 건물에도 있습니다. 정말 이해되지 않는 이상하고 성격이 괴팍한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분노를 일으킵니다.

또 우리의 가정에서도 식구들 사이에서 화가 날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직장에서 화가 날 일이 일어납니다. 많이 참아야 합니다. 그리고 간혹 교회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분노에 대한 반응

사람들은 화가 날 때, 즉 분노가 올라올 때 어떻게 표현합니까? 분노를 담고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야!” “아” “왜 이래” ---

때로는 심한 말로 공격적으로 말해 버립니다. 또는 욕하기도 합니다. “야 이 OOO같은 것아---” 아니면 그 분노를 일으킨 사람에 대하여 꾸짖고 야단치기도 합니다. “야, 또 그러냐 ---” 아니면 심한 말, 칼 같이 날카로운 말로 공격을 퍼 부어댑니다. 분노의 말이 남기는 그 파급효과는 주먹으로 맞을 때보다 더 크고 오래오래 남아 있기도 합니다. 분노할 때 무엇인가를 잘 던집니다. 그리고 급기야는 때리기도 합니다.  

분노를 약하게 표현하는 경우는, 신경질을 내기도 하고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아니면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짓고 다닙니다. 자기 마음이 속상하다는 것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합니다. 아니면 째려봅니다. 또 어떤 사람은 비웃는 표정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한 마디 하거나 어떤 소리를 냅니다. 아니면 방콕 하던지,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삐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식으로 분노를 표현하는 편입니까? 

분노에 대한 하나님 말씀

우리가 분노할 때 하나님은 그 모습을 보시고, 그 소리를 들으시며 어떻게 여기시겠습니까? 분노(화)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이 신 구약에 걸쳐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 중요한 구절 일부만 깊이 살펴보겠습니다.

계속 분노하는 것은 어리석은 자, 우매한 자의 특징이라고 말씀합니다.

“노(怒, anger)하기를 더디 하는 자는 크게 명철하여도, 마음이 조금한 자(급히 화내는 자)는 어리석음을 나타내느니라”(잠14:29)

“급한 마음으로 노를 발하지 말라. 노는 우매한 자들의 품에 머무름이니라”(전7:9) 

분노를 잘 내는 자는 다툼, 갈등과 범죄를 일으킨다고 말씀합니다.

“다투며 성내는(잘 다투고 화를 잘 내는) 여인과 함께 사는 것보다 광야에서 사는 것이 나으니라”(잠21:19)

“노(怒)하는 자는 다툼을 일으키고, 성내는 자는 범죄함이 많으니라”(잠29:22) 

분노는 죄로 발전한다고 말씀합니다.

“분을 그치고 노를 버리며, 불평하지 말라. 오히려 악을 만들 뿐이라”(시37:8) 

분노를 낼 수도 있지만, 죄의 단계까지 가지 말라고 권면합니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너희는 모든 악독과 노함과 분 냄과 떠드는 것과 비방하는 것을 모든 악의와 함께 버리고---”(엡4:26,31) 

우리 안에 있는 죄성 중 하나인 분노를 옷을 벗듯이 벗어버리라고 말씀합니다.

“이제는 너희가 이 모든 것을 벗어버리라. 곧 분함과 노여움과 악의와 비방과 너희 입의 부끄러운 말이라”(골3:8)

분노와 다툼이 있으면 기도하기 어렵습니다. 그것들을 피하고 기도하는 남자들이 되라고 권면합니다.

“그러므로 각처에서 남자들이 분노와 다툼이 없이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기를 원하노라”(딤전2:8)

분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성내기를 더디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분노하는 것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라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 사람이 성 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함이라”(약1:19,20) 

모세의 분노와 교훈

모세는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이끌어 내어, 광야를 거쳐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이끌고 갔던 지도자입니다. 그는 지상에서 가장 온유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모세로 말하자면,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가장 온유한 사람이다”(민12:3)

그렇지만 모세는 분노를 터뜨린 적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두 장면을 나눕니다.

첫 번째 시내산에서 내려오면서 일어났습니다. 모세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시내 산 정상에 올라가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백성들은 자기들을 인도할 새로운 신을 만들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애굽에서 가져온 금 고리를 모아 아론에게 주어 그것으로 금송아지 형상을 만들고, 그들은 애굽에서 인도하여 낸 신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들은 그 앞에 제단을 쌓고 절기를 삼으며 먹고 마시고, 일어나서 뛰놀았습니다(출32:1-6).

그 부패하고 타락한 모습을 여호와 하나님이 보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진노하시고 그 백성들을 진멸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10). 모세는 급히 중보 기도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막았습니다. 그러나 모세가 시내 산에서 내려오면서 그 모습을 보자 분노가 크게 올라와서, 그가 가지고 온 하나님이 새겨준 증거판을 산 아래로 던져 깨뜨려버렸습니다. 그리고 금 송아지는 불살라 부수어 가루를 만들어 물에 뿌려 그 백성들이 마시게 했습니다(출32:19,20).

이 때에 하나님께서 그렇게 대노한 모세를 나무라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마음과 같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장면은 신 광야 가데스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이스라엘은 물이 없고 먹을 것이 시원치 않아서 또 원망을 터뜨렸습니다. 그 때에 하나님께서 영광 중에 나타나서 지팡이를 잡고 “반석을 명령하여 물을 내라”(민20:8)고 말씀하셨습니다.

모세는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늘 그들이 원망을 터뜨리고 불순종하고 반역하는 것이 마땅히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지팡이를 잡은 손을 높이 든 다음, 바위를 두 번 쳤습니다. 그러자 물이 반석에서 터져 나와서 회중과 그들의 가축 떼가 마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이스라엘이 보는 앞에서 나의 거룩함을 나타낼 만큼 나를 신뢰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내가 이 총회에게 주시기로 한 그 땅으로 그들을 데리고 가지 못할 것이다”(12, 새 번역). 

모세는 그 때에 불순종하고 반역하는 이스라엘을 향하여 분노하지 않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분노하여 ‘지팡이를 들고 반석을 향하여 명령하라’는 주의 말씀을 어기고 그 지팡이로 침으로써, 약 40년간 광야를 돌아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있는 곳에 도달했지만, 하나님의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맞는 분노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왜 그렇게 분노를 터뜨렸을까’ 하고 깊이 생각하니, 그 마음에 쌓인 것이 있어서 그랬다고 떠올랐습니다. 수 십 년 광야 기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불순종하고, 원망하고, 율법을 지키지 아니하고, 주변 국가의 우상을 섬기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하나님께 원망할 뿐 만 아니라 모세를 원망하고, 자기들을 광야에서 죽이려고 이끌고 왔다고 말하기도 하고, 지도자를 바꾸자는 말도 했습니다. 그런 것들이 마음에 쌓여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면서 까지 분노한 것에 대하여 큰 대가를 치루어야 했습니다.

사람들이 분노를 자주 터뜨리고 크게 터뜨리는 이유 중에 하나가, 그 마음에 쌓인 것이 있어서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을 괴롭게 한 사람, 상처를 준 사람, 피해나 손해를 준 사람, 수치감을 준 사람, 열등감을 준 사람, 원수 같은 사람---이런 사람들의 모습이나 말이 마음에 쌓여 있다면, 분노가 자주 터져 나올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분노의 덩어리는 쉽게 없어지지 않습니다. 의지의 결단이나 생각으로 쉽게 없어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없애 주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우리 편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말씀대로 순종하면, 하나님이 역사하셔서 행하실 것입니다.

큰 피해를 준 불의한 원수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 원수가 공의의 심판을 반드시 받아야 할 사람이라면, 원수 갚은 것을 하나님께 맡겨드리십시다. 이렇게 말씀합니다.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롬12:19) 

또 예수님께서 원수에 대하여 하신 말씀을 기억하고 그대로 순종해야 합니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미워하는 자를 선대하며, 너희를 저주하는 자를 위하여 축복하며 너희를 모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눅6:27,28)  

우리가 순종하는 마음으로 이런 말씀들을 실제적으로 순종하며 할 때, 하나님께서 역사하여 우리 마음에서 원수나 미워하는 자나 저주하는 자나 모욕하는 자로 인한 분노의 마음, 원망하는 마음이 점점 작아지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말씀을 순종하는 사람을 매우 기뻐하십니다. 주님의 닮은 사람, 주님의 길을 가는 사람이 됩니다. 그리고 합당한 상으로, 복(blessings)으로 갚아 주실 것입니다.

이는 우리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도우셔서 할 수 있는 일이라, 은혜라고 부릅니다.

주님의 은혜는 우리 안에 쌓여 있는 분노를 점점 작아지게 하고, 후에는 극복하고 이기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