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오전예배설교(2023. 2. 12) 

주의 은혜는 실망과 원망을 뛰어 넘는다

<출15:22-16:12>

김 태진 목사

요사이 실망감에 빠져 있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그 원인 중에 하나가 기대하고 바라던 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고등 학생이 원하던 대학에 못 들어가면 실망합니다. 사귀던 사람과 좋은 미래를 약속했는데, 어느 순간 헤어지게 되었다면 실망일 것입니다. 청년이 본인이 어떤 직장을 구했는데, 실패했다면 그것도 실망입니다.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말대로 자신의 오랜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며 꿈을 키워갔는데,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실망감이 클 것입니다.

또 지금 상황이 너무 좋지 않게 되었을 때에도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는가’ 실망하게 될 것입니다.

실망감이 매우 크고 자기 안에서 지속되면 그것이 우울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우울증이 얼마나 심각하고 해를 주는지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또 실망감이 낙심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무기력해지고 의욕과 희망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됩니다.

실망하고 낙심하고 좌절하면, 영적으로도 악한 영들이 그 사람을 넘어뜨리고 시험에 들게 하여 쓰러뜨리려고 공격해 올 것입니다.  

또 실망감이 감정을 싣고 밖으로 나올 때에 원망이 됩니다. 원망은 현재의 나쁜 상황을 원망하고, 실수하고 실패한 것을 원망하고, 자기에게 피해를 준 그 사람을 원망하고, 자녀가 부모를 원망하고, 부모는 자녀를 원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하나님을 원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원망하는 것을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원망하는지, 하지 않는지 시험에 보십니다. 만일 그 상황에서 원망한다면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바대로 계속 진전해 나갈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연되고 늦추어 집니다.

광야에서 원망한 이스라엘 백성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러 번 광야에서 원망했습니다. 그들이 왜 여호수아와 갈렙 빼고는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죽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원망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원망은 마라에서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광야로 사흘 길을 걸어가는데 물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마라라는 곳에 이르렀을 때 물이 있었지만 너무 써서 그 물을 마실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도자 모세에게 원망을 터뜨렸습니다(출15:24).

다행히 하나님께서 나무 한 그루를 보여주셔서, 그 나무를 꺾어 던졌더니, 그 물이 쓴 물이 단물로 변했습니다(25). 그런데 이 사건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시험(test)한 것이라고 말씀합니다(25, 새 번역).

즉 하나님께서 그런 열악한 상황에 있게 하셨고, 그 상황에서 원망하는지 하지 않는지 시험하신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있게 될 때 하나님께서 우리가 원망하는지 주시해서 보신다는 말씀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들이 광야길 사흘 만에 목이 마르는 고통이 있었지만, 그래도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며, 그 고통을 인내하면서 하나님께서 물을 공급해 주실 것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두 번째 원망은 먹고 싶은 고기를 먹지 못해 터뜨렸습니다.

그들이 애굽에서 나온 지 한 달 반 만에 다시 원망했습니다. 이번에는 그들이 그 기간 동안 고기를 먹지 못했다는 것과 양식을 배불리 먹지 못한 것에 대하여 원망하였습니다. 애굽에 있을 때에는 노예로서 마음과 몸은 힘들었지만, 고기를 자주 먹을 수 있었고, 떡(밥)을 실컷 먹을 수 있었는데, 광야로 나오니까 그렇지 못하고, 이러다가 온 백성이 굶어죽겠다고 지도자 모세와 아론에게 원망한 것입니다(출16:3).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저녁에는 고기를 내려 주셨고, 아침에는 빵을 내려 주셨습니다(8). 이스라엘 백성은 만나 뿐 만 아니라, 머지않아 하나님께서 고기도 예비하셨다는 것을 믿고 기다려야 했습니다. 하나님은 그러실 능력이 있으시고 그렇게 하실 분이시라는 것을 신뢰해야 했습니다.  

세 번째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이 힘들다고 악한 말로 원망했습니다.

“여호와께서 들으시기에 백성이 악한 말로 원망하매 여호와께서 들으시고 진노하사 여호와의 불을 그들 중에 붙여서 진영 끝을 사르게 하시매---”(민11:1)

또 그들은 만나를 먹게 되었지만, 만나만 먹게 된다고 불평하고, 애굽에서 먹던 고기와 생선과 오이와 부추와 파와 마늘들을 먹던 것이 생각나서 원망을 터뜨렸습니다(11:4-6). 

네 번째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 앞에서 원망했던 장면이 나옵니다.

그곳은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인 가데스 바네아에서 원망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12명의 정탐군을 보냈고, 그들은 사십일 만에 돌아와서, 모세와 아론과 모인 백성들 앞에서 보고하였습니다. 그런데 10명이 이룬 한 그룹은 이렇게 부정적으로 보고 했습니다.

“---그곳은 정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입니다. --- 그렇지만 그 땅에 살고 있는 살고 있는 백성은 강하고, 성읍들은 견고한 요새처럼 되어 있고, 매우 큽니다. 또한 거기에 우리는 (거인족) 아낙 자손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도저히 그 백성에게도 쳐 올라가지 못합니다. ---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았지만, 그들의 눈에도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민13:27-33)

이 보고를 들은 백성들은 소리 높여 아우성쳤고, 밤새도록 통곡했습니다(14:1). 그리고 모세와 아론에게 원망을 터뜨렸습니다.

“차라리 우리가 애굽 땅에서 죽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아니면 차라리 우리가 이 광야에서라도 죽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주님은 왜 우리를 이 땅으로 끌고 와서, 칼에 맞아 죽게 하는가? ---(새)우두머리를 세우자. 그리고 애굽으로 돌아가자”(2-4)

이 원망의 소리를 들은 하나님은 진노하셨습니다. 그래서 “내가 전염병으로 이들을 쳐서 없애고, 너를 이들보다 더 크고 힘센 나라가 되게 하겠다”(14:12).

모세는 그 백성을 용서해 달라고 중보 기도하였고, 그 결과 하나님은 용서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바데스 가네아에서 하나님과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믿고,

갈렙이 보고한 말처럼, “올라갑시다. 올라가서 그 땅을 점령합시다. 우리는 반드시 그 땅을 점령할 수 있습니다”(13:30)라고 말하고 행동했어야 했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때가 되어 이제 하나님께서 확실하게 우리에게 주신 그 약속을 이루시겠다고 말씀하시면, 아무리 어렵게 보여도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면서 전진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다섯 번째 이스라엘 백성들은 흐르산에서 출발하여 홍해 길을 따라 에돔 땅을 우회하려 하였다가, 백성들은 그렇게 길을 가는 것을 참지 못하여 하나님과 모세에게 원망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그들에게 불 뱀을 보내어 죽은 자가 많고 죽어가는 자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원망한 죄를 회개하고, 모세에게 기도하여 그 불 뱀들이 떠나게 해 달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불 뱀을 만들어 장대위에 매달도록 하셨고, 쳐다보는 자는 살아났습니다(민21:4-9).

쓴 뿌리

원망, 불평은 자신을 하나님의 은혜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또 전염성이 있습니다. 쓴 뿌리, 곧 자기 안에 내적인 독성이 생겨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더럽게 오염시킵니다. 그래서 이상한 성격, 삐뚤어진 인격을 가진 사람이 되게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을 괴롭게 합니다.

“너희는 하나님의 은혜에 이르지 못하는 자가 없도록 하고, 또 쓴 뿌리가 나서 괴롭게 하여 많은 사람이 이로 말미암아 더럽게 되지 않게 하며--”(히12:15) 

하나님을 원망한 선교사

하나님을 원망했던 한 선교사의 이야기가 제 마음에 감동을 주었습니다. 1921년 스웨덴 출신 선교사 데이빗과 스베아 플러드 부부는 두 살짜리 아들과 함께 중앙아프리카 쪽으로 그들은 거기서 다른 선교사 부부를 만났고,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곳에 가서 복음을 전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도착한 지역에 있는 마을의 족장은 그들이 마음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마을에서 1.5km 떨어진 곳에 살아야 했습니다.

그 마을에서 접촉할 수 있는 사람은 그들의 심부름을 하는 소년 뿐이었습니다. 오직 그 소년에게만 복음을 전할 수 있었고, 그들이 그곳에 있는 동안 유일하게 거둔 복음의 열매였습니다.

다른 부부가 말라리아에 걸려 그곳을 떠났고, 데이빗 선교사 부인도 말라리아에 걸렸습니다. 그녀는 아이를 낳은 후 며칠 만에 죽었습니다. 선교사는 대충 무덤을 파서 20대 후반의 부인을 그곳에 묻고, 선교단체 본부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갓 태어난 딸을 그곳 선교사들에게 맡기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전 스웨덴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전 아내를 잃었고 이 아기를 돌볼 수도 없습니다. 하나님이 제 인생을 다 망쳐놓으셨어요”

선교사는 아들을 데리고 스웨덴으로 돌아갔고, 선교본부에서는 어린 딸을 미국으로 입양 보냈습니다.

저는 그 선교사님이 그렇게 원망스런 반응을 한 것을 보고 매우 놀랐습니다. 아무 젊은 나이에 하나님께 일생을 드린다고 하고 아프리카에 갔는데, 그가 생각하기에 너무 큰 실망스런 일을 당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입양한 딸은 미국의 신앙인 부부 밑에서 자라났습니다. 그녀는 우편함을 살피다가 스웨덴 잡지 한 권을 발견하여 넘기면서 보다가 십자가의 사진과 함께 어떤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을 유심히 보았습니다. 스베아 플러드라는 이름, 곧 중앙 아프리카로 선교 갔었던 데이빗 선교사 부인의 이름이었습니다. 번역할 수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그에 관한 글을 읽고서 그가 자기의 친 어머니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에 관한 것도 읽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친 아버지를 찾으러 스웨덴으로 갔습니다.  

전에 선교했던 데이빗은 스웨덴에서 재혼해서 또 다른 자녀 네 명을 낳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73세가 된 그 전직 선교사 데이빗은 술로 인생이 엉망이 된 상태였습니다.

이복 형제 자매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그녀는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 때에 형제들은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그러나 아버지가 많이 아프셔. 그리고 알아야 할 것은, 아버지가 하나님의 이름을 들을 때마다 버럭 화를 내신다는 거야”

그녀는 친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아빠?”라고 말하자, 그 아빠는 눈물을 흘리며 함께 키우지 않고 입양 보내 버린 것을 거듭 사과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괜찮아요 아빠, 하나님께서 저를 보살펴 주셨어요”라고 말하자 그 전 선교사는 표정이 굳어지더니 눈물이 멈추었습니다.

그 전 선교사는 그 딸에게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잊으셨고”, “우리 삶이 이렇게 된 것은 다 하나님 때문이야”라고 원망어린 말을 했답니다.

그 딸은 아빠, 아빠에게 전해드릴 이야기가 있어요. 사실이어요. 아빠가 이전에 복음을 전했던 그 소년이 자라서 마을 전체를 예수님께 인도했어요. 아빠가 뿌리신 씨앗이 계속 자라고 또 자랐던 것예요. 아빠가 아프리카에 간 것은 결코 헛된 일이 아니었어요. 엄마의 죽음도 결코 헛되지 않았어요. 아빠, 하나님은 아빠를 사랑하세요. 한 번도 아빠를 미워하신 적이 없어요.

데이빗은 너무 놀라 정신이 멍멍해지고, 근육에 긴장이 풀렸습니다. 그들은 계속 더 대화를 하였습니다. 그날 그 전 선교사 데이빗은 수 십년 동안 그가 원망했던 하나님께 돌아왔고, 몇 주 후에 하늘의 영원한 집으로 갔다고 합니다.

그의 아내가 죽고 선교사역을 포기했을 때, 원망하지 않고 더 기다려 보았다면, 수 십 년을 원망하며 살지 않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그 사랑과 은혜로 그의 원망을 뛰어 넘어 역사하셨습니다. 그에게 일어난 좋지 않은 사건을 선으로 바꾸어 주셨던 것입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8:28) 

주님은 보이지 않는 손으로 모든 것을 주관하고 섭리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의 은혜는 우리의 실망과 원망을 뛰어 넘어 계속 역사하십니다. 그리고 선(善,good)을 이루어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