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오전예배설교(2023. 2. 5) 

주님의 은혜는 우리의 후회를 뛰어 넘는다

<롬11:29; 고후7:9-11>

김 태진 목사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후회(regret)하는 일이 꽤 있습니다. 과거에 잘못한 일이 생각날 때, 그렇지 하지 않았어야 하는데---라고 후회합니다. 또 실수한 일이 생각날 때, 그 때에 그런 실수를 하지 않았어야 하는데, 실수를 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좋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실수로 한 행동, 실수로 말한 것이 후회되기도 합니다. 또 과거에 잘못된 결정을 한 것을 후회하기도 하고, 이전에 죄 지은 것을 떠올리며 후회하기도 합니다. 사실 그런 일을 하지 않았어야 했고, 그런 실수나 그러 죄를 짓지 않았어야 한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그런 말을 하지 않았어야 한 것은 맞습니다.

또 해야 하는데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후회되는 일, 후회되는 말을 한 것이 계속 떠올라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래 전 제 주변에, 평상시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듯 보이는 사람이 술만 취하면 울고불고 하며, 말이 많아져서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과거의 후회되는 일 때문에 계속 힘들어야 합니까? 어떻게 하면 우리를 힘들게 하는 후회스런 일이 끼치는 좋지 않은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까? 

후회를 하였지만 결국에는 옳게 간 사람이 있고, 결국에 파멸로 나간 사람이 있습니다.

베드로의 후회, 가롯 유다의 후회

성경에 후회했던 사람들이 나옵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베드로입니다.

그는 예수님의 수제자로서, 늘 예수님을 사랑하고 당당하고 용감한 것처럼 보인 때가 많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이제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고 제 삼일에 살아나야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16:21).

그러자 베드로는 예수님을 붙들고 항변하면서 “주님, 안됩니다. 절대로 이런 일이 주님께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마16:22)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으로부터 심한 꾸중을 들었습니다(23).

그 이후에 예수님께서 “오늘 밤에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베드로는 “모두 주를 버릴 지라도 나는 결코 버리지 않겠나이다”(마26:33)라고 했고, “주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을지라도 절대로 주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습니다”(마26:35, 새 번역)

그러나 정작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기 위해 붙잡히자, 베드로와 제자들은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하였습니다(56). 베드로는 대제사장의 뜰에서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하고 마지막에는 예수님을 저주하고 맹세하며 말하기를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74)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자 닭이 울었습니다. 전에 예수님께서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75)라고 하신 그대로 되었습니다.  

베드로와 제자들은 후회할 일을 하였고, 베드로는 후회할 말을 하였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했던 대제사장의 관저와 뜰에는 기념 교회가 크게 세워져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오늘날까지 성지 순례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들립니다. 그 기념교회 위 종탑에는 금속으로 된 닭이 동상처럼 세워져 있습니다. 그곳에서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하였고, 닭이 울었다는 것을 알리고 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베드로는 그 이후에 닭이 울 때마다 자신이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던 것이 생각나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약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그 기념 교회 위에 세워진 금속 닭 모습을 보고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했던 것을 생각하고 있으니, 하늘에서 그것을 보고 있는 베드로는 어떤 마음일까 궁금합니다.  

그러나 가롯 유다는 후회하였지만 잘못된 길로 가서 파멸에 이른 사람입니다.

가롯 유다는 예수님의 제자 중 한 사람으로서 예수님을 따라다니다가 어느 순간 변심했습니다. 그런 가롯 유다의 마음에 사단이 예수님을 팔 생각을 넣어 주었습니다(요13:2), 유다는 그대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가롯 유다는 대제사장들과 백성들의 장로들에 붙어서 돈을 받았습니다(눅22:5). 그들이 보낸 큰 무리들과 함께 예수님을 잡으러 왔습니다(마26:47).

그런데 예수님께서 정죄되어 죽으시기 위해 골고다 언덕으로 가는 순간, 가롯 유다는 제 정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예수님을 판 것을 뉘우치고 후회했습니다. 그래서 그가 받은 은 삼십을 대제사장과 장로들에게 도로 갖다 주며 “내가 죄 없는 피를 팔아넘김으로 죄를 지었소”(마27:4)라고 말하며 돈을 반환하려고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그들은 받기를 거부했습니다(4).

유다는 그 은 삼십을 성전에 내던지고 물러가서, 스스로 목을 매달아 죽었습니다(5).

후회는 했지만 잘못된 길, 파멸로 간 사람의 예가 됩니다. 그는 후회를 하고, 또 회개하여 주님 앞에 용서를 구했어야 했습니다. 그러면 그 큰 죄라도 용서받고 새롭게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뜻에 맞게 마음 아파하는 것은, 회개를 하게 하여 구원에 이르게 하므로, 후회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 일로 마음 아파하는 것은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고후7:10, 새 번역)

우리도 깨닫고 마음 아파하고 후회하는데서 머물지 않고, 회개하면 그 이후에 후회하는 일이 훨씬 적어질 것입니다.  

찾아오셔서 회복시키신 주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이후 하늘로 올라가시기 전 40일간 이 땅에서 마지막 사역을 하셨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자신들의 예수님을 부인하고 배반한 일을 후회하며 낙심하고 있는 제자들을 찾으신 일입니다. 그들을 버리지 않으시고 다시 찾아가 은혜로 세워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찾아 가셔서 제자들로 하여금 물고기를 153마리 잡게 하셨습니다. 불을 피워놓으시고, 그 중에 일부를 구워 제자들에게 떡과 함께 조반으로 제공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가장 심하게 3번 부인하고 마지막에는 저주까지 하며 부인했던 베드로에게 3번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요21:15)하시며 물으셨고, “주님, 그렇습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15)라고 대답하자, 주님께서 “내 어린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하셨습니다. 주님에 대한 첫 사랑을 회복시켜 주셨고, 사명을 다시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주님의 사랑과 은혜입니다.  

빌리 그래함 목사 가정 논란과 회복

2018년 99세로 돌아가신 빌리 그래함 목사님은 20세기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목사이셨습니다. 그는 우리나라에도 오셔서 100만이 넘는 인원을 여의도에 모아 한국교회의 부흥을 위한 중요한 집회를 하셨습니다. 매년 그 분의 세계 부흥사역과 복음 영화, 저서 등을 통해 구원 받는 사람이 250만 명이 된다고 말할 정도로 큰 일을 하신 분이십니다.

미국 대통령 당선자들이 여러 차례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할 때에 축복기도를 하신 분이셨습니다.

목사님의 신앙이 복음주의자이였지만, 그의 인생 말년에 가톨릭이나 진보적인 기독교인들과 대화도 힘썼습니다. 그래서 일부 기독교 단체로부터 배교자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마지막에 그런 말을 안 들으셨으면 더 좋았을 것을---하는 아쉬운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아들 프랭크린 그래함 목사는 한 때 큰 문제가 생겨서, 언론 앞에서 공개적으로 사과한 일이 있습니다. 그 때 많은 사람들은 ‘그 목사님은 사역적으로 이제 끝났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 년이 지나서 그 목사님은 여러모로 회복하시고, 다시 빌리 그래함 목사님의 큰 전도단체의 리더로서 활발한 사역을 해 오고 있습니다.

또 빌리 그래함의 따님의 아들이 있습니다. 외손자입니다. 튤리안 차비진이라는 이름의 그 아들은 어려서 대단한 말썽장이 이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스스로 중태하고, 말썽을 계속 피우다가, 얼마 후 집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러나 외할아버지 빌리 그래함과 할머니는 차비진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있었다고 합니다.

수 년 동안 자기가 세상에서 하고 싶었던 것 여러 가지를 해 보았지만, 그 영혼의 갈급함을 채울 수 없고 허망하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주님께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는 일반 사업을 하다가 신학공부를 하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두 교회 사역 중에 두 번의 큰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후회할 만한 일을 한 것이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역시 ‘그 젊은 목사는 아무리 빌리 그래함 목사님의 외손자라고 해도 끝장이 났다’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 년이 지난 최근에 그에 관한 소식을 언론을 통해 보니, 다시 회복하여 사역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회복된 것입니다. 아니,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은혜로서 회복된 것입니다.

빌리 그래함 목사님의 가정은 대표적인 복음주의 목사님 가정이었지만, 특히 자녀 때에는 문제가 많은 가정으로 보도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그들이 후회할 만한 일들을 했지만, 더 큰 은혜를 베풀어주셔서 회복시켜 주신 대표적인 가정이 되었습니다.  

성경에 다윗도 후회할 만한 일들이 많이 있었지만 다시 회복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죄지은 적이 있었습니다. 성경에는 세 가지가 명백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또 그는 병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또 그가 파멸당할 뻔 한 적도 있었습니다. 가정적으로 장남이 모반을 일으켜서 도망한 적도 있습니다. 그는 당시 마음이 높아져서 사단의 선동을 받아들여 인구조사를 했습니다. 이 잘못으로 인해 하나님의 징계가 임하여 7만 명이 전염병으로 죽었습니다. 그는 자기 때문에 그들이 죽었다고 가슴을 치고 후회했습니다(삼하24:17).

물론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승리했고, 사울을 추격을 10년 이상 도망 다니며 광야에서 연단, 훈련도 잘 받았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하여 영토를 넓히기도 했습니다. 그의 삶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자비하신 하나님이 그를 긍휼히 여기셨습니다.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그는 이런 과정에서 하나님을 더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경험으로 알게 된 하나님에 대하여 시편 103편에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호와는 긍휼이 많으시고 은혜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며,

인자하심이 풍부하시도다.

자주 경책하지 아니하시며, (분)노를 영원히 품지 아니하시리로다.

우리의 죄를 따라 우리를 처벌하지는 아니하시며, 우리의 죄악을 따라 우리에게 그대로 갚지는 아니하셨으니,

이는 하늘이 땅에서 높음 같이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 그의 인자하심이 크심이로다.

동이 서에서 먼 것 같이, 우리의 죄과를 우리에게서 옮기셨으며,

아버지가 자식을 긍휼히 여김 같이 여호와께서는 자기를 경외하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나니, 이는 그가 우리의 체질을 아시며, 우리가 단지 먼지(dust, 흙) 뿐임을 기억하심이로다”(시103편8-14)

왜 하나님께서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냐 하면, 그것은 우리의 체질을 아시기 때문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체질(어떻게 창조되었는지, how we are formed)은 우리가 흙으로 지어졌고, 하나님의 생기가 부어진 존재이기에 흙(땅)에 속한 속성, 욕망을 나타낼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 보시기에, 또 사람 보기에도 약하고, 부족하고, 자주 넘어지고, 실수하고, 실패할 때가 있어서 후회할 일을 자주 하는 체질임을 아시기에, 우리를 매우 긍휼히 여기신다고 말씀합니다.

이처럼 다윗의 체질을 아시고 긍휼과 자비를 베푸시어 다시 세우신 하나님이 우리의 하나님입니다. 우리가 후회되는 일을 여러 차례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자비와 긍휼을 베푸시어 세우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로마서 11장 29절에는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느니라”라고 말씀합니다. 새 번역에는 이렇게 번역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고마운 선물(은사)과 부르심은 철회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에게 은혜와 은사를 주신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나라를 빼앗기는 심판과 징계는 하셨지만, 오늘날 다시 이 역사에서 불러 모으시고 세워주고 계시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렇게 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후회를 훨씬 뛰어넘어 그것을 극복할 은혜를 베푸시고, 다시 하나님의 은사를 사용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다시 나아가게 하실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