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오전예배설교(2023. 1. 1) 

은혜의 영광

<눅15:11-32>

김 태진 목사

하나님은 은혜가 풍성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여러 가지 은혜를 베풀어주시는 분이십니다(벧전5:10). 예수님도 은혜가 충만하신 분이십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1:14). “우리가 다 그의 충만한 데서 받으니 은혜 위에 은혜러라”(요1:16). 

주님의 충만한 은혜로부터 한 가지 은혜, 또 다른 한 가지 은혜가 우리에게 부어지면, 우리는 계속 변화됩니다. 또 새로운 은혜를 받아 더해질 때마다 더욱 풍성한 신령한 복을 받고 누리게 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하나님의 은혜, 혹은 예수님의 은혜로 인해 시작되고, 우리가 그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면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믿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두 가지가 항상 같이 있어야 역사합니다. 그리고 그 은혜가 계속 더해지고 더 충만히 임할수록 우리가 성장하고, 성숙하게 됩니다. 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으로 변화되며, 많은 것을 누리는 사람이 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인하여 우리가 신앙(영성, 믿음)이 성장하는 과정(여정)을 한 눈으로 보여주는 지도와 같은 이야기가 바로 ‘탕자의 비유’입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통과해 가는 믿음의 성장 과정과도 같습니다. 탕자가 용서되고 다시 아들의 신분을 누린 것은 오직 아버지의 사랑과 호의, 은혜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성장과 변화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하나님(주님)의 은혜로 된다는 진실입니다. 우리의 노력이나 애씀으로만 절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를 계속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하십니다. 그렇더라도 그 은혜를 믿고 의지하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그 은혜의 파도가 밀려올 때 우리가 파도타기 보드(surfboard)를 가지고 그 파도에 올라가면, 우리는 바다위로 멋지게 전진하게 됩니다. 2023년도에 이 은혜의 파도가 우리에게 밀려오고 있습니다. 이 은혜의 파도를 타고 멋지게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탕자의 비유에서는 크게 네 가지 단계로 탕자가 변화되어 갔습니다. 우리도 이런 단계를 거쳐 계속 변화되고 성장, 성숙하게 됩니다.

첫째 단계, 회개

어느 마을에 마음씨 좋고 아마 재벌급 부자 아버지에게 아들이 둘 있었습니다.

그런데 둘째 아들이 충격적인 요구를 아버지에게 하였습니다. 이 둘째 아들은 “아버지, 재산 가운데서 내게 돌아올 몫을 내게 주십시오”(눅15:12)라고 어이없는 요구를 하였습니다. 아버지가 아직 시퍼렇게 살아계신데, 아버지가 죽은 후에 나누어주는 상속을 미리 달라는 것입니다. 말도 되지 않지만, 신명기 21:17절에는 둘째 아들에게 1/3의 재산을 나누어줄 것을 언급하였습니다. 아버지가 살아생전에는 적당한 재산을 선물로 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받은 재산은 아버지의 허락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버지는 마음씨가 너그러워서 그런지 그 요구를 들어 주셨습니다.  

그 아들은 그 많은 재산을 챙겨가지고 아버지 집으로부터 매우 먼 지방으로 가서, 거기서 방탕하게 살면서 그 재산을 탕진하였습니다. 아버지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서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었습니다. 그가 어떻게 재산을 다 썼는지에 관하여 소문이 나서 첫째 아들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 돈을 창녀들과 어울려서 술 먹으면서 탕진하였다는 것입니다(30). 이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쯧쯧’ 거리며 둘째 아들을 비난하였을 것입니다.

둘째 아들이 그 많은 재산을 다 탕진했을 때, 엎친대 덮친 격으로 마침 그 지방에 흉년이 크게 들어서, 둘째 아들은 더욱 궁핍하게 되었습니다. 먹을 음식조차 사서 먹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지방의 어느 집의 돼지를 쳐 주고 음식을 얻어먹는 사람으로 전락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지도 않고, 돼지를 치지도 않습니다. 구약 율법에 부정한 짐승으로 나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레11:7; 신14:8).

그런데 흉년이 들어 돼지가 먹는 쥐엄 열매라도 충분히 먹고 싶은데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돈이 많을 때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렸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돈이 다 떨어지자 쥐엄 열매도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흉년에 자기 집 돼지를 살려야 하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돼지만도 못한 사람, 무시당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제야 그 둘째 아들은 제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아버지의 그 많은 품꾼들에게는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 나는 여기서 굶어죽는구나. 내가 일어나 아버지에게 돌아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 하겠다. 아버지 내가 하늘과 아버지 앞에 죄를 지었습니다”(17,18)

그리고 둘째 아들은 아버지 집 쪽으로 나아갔습니다. 거기서 굶어죽는 것보다는 아버지 집에 가서 벌 받고 대단히 야단을 맞더라도 먹을 것을 얻어먹고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회개의 모습입니다. 자신의 잘못과 죄지은 것을 깨닫고, 하나님께서 용서해 주심을 구하고, 하나님 앞에 돌아가는 것이 회개입니다.

사실 깊이 알고 보면, 이렇게 자기 자신의 잘못과 죄를 깨닫고 회개하려는 마음도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성령께서 우리 마음 안에서 역사한 결과입니다. 성령님이 우리 심령 안에 오실 때 처음 하시는 역사가 바로 죄를 깨닫게 하고 책망하는 것입니다(요16:8).

그렇기 때문에 회개하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또 아버지 집에 돌아가야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도 주님이 주신 주님의 은혜입니다.

둘째 단계, 용서와 용납을 받음

둘째 아들은 너무도 송구스러워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고 그렇게 아버지에게 말하려 했습니다. “나는 더 이상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으니, 나를 품꾼의 하나로 삼아 주십시오”(19)

이 세상 아버지는 야단치고 혼내주고 난 다음에 받아주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탕자의 아버지는 용서하고 있었고, 탕자를 받아들일 준비를 다 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도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하여 이미 우리를 용서하셨습니다.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은 하나님 아버지가 해결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지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며 죄악 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삶이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것을 알고 돌이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죄를 모두 예수님께 담당시켜서 예수님이 우리를 대신하여 죽게 하셨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죄로 인해 심판, 형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 우리가 이미 죄가 용서되었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반드시 우리의 모든 죄를 다 낱낱이 고백해야 용서받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과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지 않은 죄를 회개하는 것부터 하시기 바랍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처음 오셔서 하시는 역사가 바로 하나님을(주님)을 믿지 않는 것에 대하여 지적하고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그가 와서 죄에 대하여 ---책망하시리라. 죄에 대하여라 함은 그들이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요16:8,9)

또 우리의 죄가 용서받기 위하여 그 죄 지은 것들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다른 종교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수행이나 고행, 또는 그들이 규정한 선행이 있어야 용서받고 구원을 받는 종교들입니다.

우리는 톨스토이의 예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를 용서하시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요, 예수님의 은혜입니다.  

셋째 단계, 신분 변화를 받음

탕자는 아버지 집에 돌아올 때 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먹지 못해서 말랐을 수 있습니다. 옷이 노숙자 모습과 비슷하였을 것입니다. 입은 옷이 낡았고, 구멍 나고, 냄새가 났을 것입니다. 발을 보니 맨발이었습니다. 흙과 이물질이 묻어 더러웠을 것입니다.

당시 문화로 보면 노예는 맨발로 살았습니다. 그는 노예 신세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아버지 집에 돌아오니 아버지는 다르게 대해 주셨습니다. 자신의 아들로 대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종들에게 말했습니다.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라”(22).

둘째 아들은 일용직 품꾼으로 밥이나 먹고 살려고 했는데, 아버지는 둘째 아들(자녀)의 신분을 확실하게 회복시켜 주었습니다. 둘째 아들이 아버지의 돈을 다시 가져온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되갚겠다는 약속을 한 것도 아닙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사랑하여 호의를 가지고 아들에게 제일 좋은 옷을 입혀 주었습니다. ‘제일 좋은 옷’(스톨레)은 발까지 드리워지는 아름다운 옷으로서, 위엄 있게 보이며, 왕이나 부자들이 입는 옷이라고 합니다.

아버지는 돌아온 둘째 아들을 아들로서 회복시켜 주었고, 존귀하게 대해 준 것입니다.

또 ‘가락지’를 끼워주었습니다. 이는 자신의 권한을 나타내는 인장반지 같은 것으로서 아버지의 권한을 위임해 준 것입니다. 그리고 신을 신겨 주었습니다. 이는 더 이상 노예가 아니라 자유인이라는 상징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인이 되었습니다!(갈5:13) 

우리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대가를 지불하거나 그 대신 무엇인가를 한 것이 없는데,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의 죄를 용서하셨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 주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아버지는 잔치(파티)를 열었습니다. 아버지는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으라. 우리가 먹고 즐기자. 이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었노라(되찾았다)”(23)라고 외치며 즐거운 파티를 열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워했습니다. 아버지부터 기쁨이 충만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탕자, 죄인이 돌아왔을 때 하나님의 아버지의 마음이 그렇게 기쁨으로 충만하십니다.  

넷째 단계, 상속자의 권리를 회복 받음

그런데 이 광경을 보고 밭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던 첫째 아들이 심히 삐졌습니다. 그래서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첫째 아들에게 설명합니다.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으니, 내가 가진 모든 것은 다 네 것이다”(31, 새 번역)

이 말씀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와 함께 있을 때에는 우리가 상속자로서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녀이면 또한 상속자 곧 하나님의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함께 한 상속자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할 것이니라”(롬8:17) 

우리가 상속자이기에 하나님 아버지의 모든 것이 우리 것이 된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천국에 가면 그 안에 모든 것을 하나님 아버지의 모든 것을 우리의 것으로 사용하고 누리게 될 것입니다.

또 한 가지 비밀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는 둘째 아들이 상속을 미리 달라고 하였어도 요구한 대로 일정 분량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 아버지도 지금 상속을 미리 달라고 하면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땅에서도 어느 정도 하늘의 아버지의 것들을 내 것으로 미리 누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의, 평화, 기쁨, 하나님의 임재, 하나님의 영광, 치유, 풍성한 생명, 경배, 자유, ---- 지금부터 가장 부요하신 하나님의 상속자로서 더 풍성히 살아가게 되시기 바랍니다!

또 하나의 비밀이 있습니다. 첫째 아들과 같은 마음과 태도는 아버지의 풍성함을 누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율법주의자들입니다. 자신의 노력과 힘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살아가고자 하는 자들입니다. 그러나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계속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여 사는 사람은 풍성함을 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가장 낮은 상태에서부터 은혜로 일으켜 주시고, 은혜로 성장, 성숙시켜 주시다가, 가장 높은 곳, 영광스러운 곳으로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