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22. 7. 10)

믿음으로 주님의 영을 힘입어 싸워 승리한 입다

<삿11:28-37 >

김 태진 목사

이스라엘이 또 하나님을 버리고 섬기지도 아니하고, 모압의 신들과 암몬 자손의 신들을 섬기고 우상숭배를 하였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진노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가까이 있는 블레셋 사람들과 암몬 자손들이 이스라엘을 쳐 들어오게 하였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 근처에 와서 진을 치고, 공격해 들어올 기회를 보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곤고한 지경에 이르러서야 하나님을 찾고 회개하며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어 이르되, 우리가 우리 하나님을 버리고 바알들을 섬김으로 주께 범죄하였나이다”(삿10:10).

“오직 주께 구하옵나니 오늘 우리를 건져내옵소서”(15)라고 간구하였습니다.

다행히 하나님께서 그들이 고통가운데 부르짖는 기도에 마음에 근심하시고 긍휼히 여기셨습니다. 하나님의 자비의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한 지도자를 세우셨는데, 그의 이름이 ‘입다’입니다.  

미약한 입다

입다는 힘 있는 가정 출신의 자녀가 아니었습니다. 입다는 기생이 낳은 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입다의 아버지는 본처를 통해서도 여러 아들을 두었습니다. 그 형제들에게 입다는 배다른 형제였습니다. 자녀들이 장성하자 재산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 형제들이 입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는 우리의 어머니가 아닌 다른 여인의 아들이므로, 우리 아버지의 유산을 이어받을 수 없다”(삿11:2, 새번역)

입다는 형제들이 눈치를 주었는지, 아니면 나가도록 강하게 말했는지, 이복형제들을 피해 도망하였습니다. 당시 기생의 아들이라는 것은 힘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성공가능성이 낮았습니다. 입다는 그 형제를 피해 집을 떠나 도망한 사람이라 더욱 약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입다는 결국 큰 용사, 굉장한 용사, 강한 용사가 되었습니다. 입다는 그의 출신적 약점과 그래도 형제라는 자들의 밀쳐냄을 받았다는 상처(거절감, rejection)가 그의 인생을 지배하지 않았습니다. 만일 계속 “나는 기생의 아들이야”, “이복형제들이 나를 쫓아냈어”라고 주야로 생각하고, 입으로도 그렇게 한탄하면서 지내지 않았습니다. 입다의 부정적인 과거가 그를 묶어 놓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 부정적인 과거를 이기고 마침내 큰 용사가 된 사람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과거가 그를 꽁꽁 묶어놓고 있습니다. 자신의 출신이나 학력, 외모, 결점, 단점, 가진 것, 이룬 것 등으로 인해 생긴 ‘낮은 자존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을 주야로 자신의 단점이나 부정적인 면을 생각합니다. 그래서 술에 취하는 일이 많거나, 나쁜 취미나 쾌락을 즐기며 그러한 점을 잊으려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부정적인 과거가 우리를 붙들어 매어 놓거나 잡아당겨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우리의 과거에서 자유해야 합니다.

과거에서 자유한다는 것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발생하게 하지 않은 것들은 그저 잊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생각과 결정으로 발생한 실수나 손해도, 아쉽지만 잊도록 해야 하고, 떠오르면 떨쳐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죄를 지은 것이 있으면, 온전히 하나님 앞에서 용서를 받고 정결케 함을 받아 떳떳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입다를 지도자(리더)로 세우신 하나님

입다가 형제들을 피하여 돕(Tob)이라는 땅으로 가서 살았는데, 잡류, 건달패, 떠돌이들이 입다에게 몰려와서 그를 따랐습니다. 그 세력이 점점 커졌습니다. 입다는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습니다.

얼마 뒤에 암몬 자손들이 이스라엘을 쳐들어 왔습니다. 길르앗 지방의 장로들이 그를 찾아왔습니다. 그들은 입다에게 “와서 우리의 지휘관이 되어 주시오. 그래야 우리가 암몬 자손을 칠 수 있겠소”(6) “----우리가 함께 가서 암몬 자손과 싸운다면 당신은 모든 길르앗 사람의 통치자가 될 것이오”(8)

길르앗 지방의 장로들, 곧 유력한 어른들은 그가 좋은 지도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입다의 따르는 자들과, 그들의 지도자로서도 함께 이끌어주면 전쟁에서 승리할 것으로 본 것입니다. 그의 지도력, 리더십을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그 지도력, 리더십은 하나님이 주신 지도력, 리더십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은사는 때가 되면 나타나게 됩니다. 입다가 장성하였고 또 자기 집안 안에서 질투하는 형제들과 싸우지 않고 떠났습니다. 입다가 이렇게 한 것은 잘한 일이었습니다. 이복형제들이 그렇게 나온다고 해서, 이복형제들을 미워하거나, 요사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재산분쟁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복 자녀라도 상속권은 일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상속권을 주장하면 분쟁이 더 커질 것이 자명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도망하였지만, 스스로 피한 면도 있을 것입니다.

지도자는 피할 일은 피하는 사람이요, 싸워야 할 사람, 문제, 적들과만 싸우는 사람입니다.

입다가 작은 유산을 받고자 형제들과 싸우고 있었다면 진이 빠질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지도자가 되기 어렵습니다. 지도자는 포기할 것은 포기하는 사람입니다.  

더욱 암몬 자손들이 쳐들어온 위기 상황이 되니 그의 리더십은 더욱 발휘되기 시작했습니다. 입다는 길르앗 장로들에게 다짐을 받았습니다.

“당신들이 나를 데리고 가서 암몬 자손과 싸울 때에, 주님께서 그들을 나에게 넘겨주신다면, 과연 당신들은 나를 통치자(머리)로 받들겠소?”(9)

“주님께서 우리 사이의 증인이십니다. 당신이 말한 그대로 우리가 할 것입니다”(10) 

입다는 그들의 통치자와 지휘관(머리와 장관)이 되었습니다(11). 점점 더 하나님의 부르심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더욱 더 하나님의 종으로서의 영적 지도력이 더해진 것은 그가 하나님의 영(the Spirit of God)을 받은 이후부터였습니다.

“이에 여호와의 영이 입다에게 임하시니---암몬 자손에게로 나아갈 때에”(29)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 쓰실 사람에게 여호와의 영, 성령, 곧 성령의 기름부음을 부어주고 나서 사용하십니다. 심지어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도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하늘로부터 비둘기 같은 성령으로 부음 받고 나서 공생애를 시작하였습니다(마3:16; 눅4:18). 사도 바울도 예수님의 12제자들도 그러했습니다.

입다도 하나님의 영을 받고 제대로 하나님의 시키시는 암몬과의 전쟁에 임하였고, 결국 그들을 물리치고 승리했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성령,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은 후에 우리가 싸워야 하는 영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믿음으로 싸움을 싸워 이기게 됩니다.  

과거에 성령의 충만함을 받았다.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았었다는 경험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성령으로 충만한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현재 우리 안에 충만히 계시는 성령님을 의지하고, 성령님의 능력으로, 성령님의 인도하심으로 하나님께서 하게 하시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현재 성령으로 충만하십니까?

하나님의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면, 여러 가지가 더 쉽게 됩니다. 더 쉽게 기도할 수 있습니다. 또 더 쉽게 찬양할 수 있습니다. 찬양이 절로 입에서 나옵니다. 또 더 쉽게 사랑하게 됩니다. 사랑을 실천합니다. 말로만 사랑하지 않고 몸으로, 물질로, 섬김으로 합니다. 또 더 쉽게 감사하게 됩니다. 더 기뻐합니다. 그리고 더 쉽게 서로 공경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직 구원 받지 못한 영혼을 구원하고자 하는 마음이 자주 일어납니다(엡5:18-20; 살전5:16-17; 행1:8).  

입다의 서원

입다는 기도의 사람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길르앗 장로들이 한 말과 그 백성들과 함께 자신을 그들의 지도자로 삼은 것 등에 관하여 나눈 모든 말을 주님께 아뢰었습니다(11).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이지만 중요한 일이었고, 하나님도 알고 계시고 있지만, 그 때 있었던 중요한 일을 하나님께 다시 그대로 말씀드렸습니다. 그 당시 상황에서 최선의 기도였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있었던 일을 사람과 나눕니다. 긴 시간 나누었는데 그것도 부족하다고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만나서 이야기하자”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입다는 그 일에 관하여 하나님께 그대로 아뢰며 다 말씀드렸습니다.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물론 사람에게 나눌 수 있습니다. 나누어야 할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는 조금 나누고 사람에게 길고 자세히 나눈다면 누구와 더 가까운 사이입니까?

영적 지도자는 하나님과 더 가까운 사람입니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 특별한 사건들을 사람에게도 말하지만 하나님에게는 더 깊은 차원에서 아뢰는 사람입니다.  

어떤 사역자 분이 이런 말을 한 것이 기억납니다. 사역자도 중요한 사역을 하고 나서 잘 했는지 잘못한 부분, 미흡한 부분이 무엇인지 다른 사람으로부터 듣고 싶고 평가를 받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좋았습니다”, “은혜가 되었습니다”라는 소리를 들으면 더욱 격려가 되고 힘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 분은 사역이 끝나고 다시 주님 앞에 나아가 깊이 기도한다고 합니다. 주님의 평가를 듣고자 기도한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 주님께서 “수고했다. 잘 했다”라는 말을 들으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고 합니다. 다시 사람의 평가를 들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상 깊었습니다.

그런데 입다가 특이한 서원을 하고 특이한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을 보게 됩니다. 입다는 암몬과의 전쟁에 나가면서 이렇게 서원했습니다.

“그가 여호와께 서원하여 이르되 주께서 과연 암몬 자손을 내 손에 넘겨주시면, 내가 암몬 자손에게서 평안히 돌아올 때에, 누구든지 내 집 문에서 나와서 나를 영접하는 그는 여호와께 돌릴 것이니 내가 그를 번제물로 드리겠나이다”(30-31) 

입다는 믿음으로 전쟁에 나가 싸워 승리했습니다. 이십 성읍을 쳤고, 그들이 항복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입다의 손에 넘겨주셨습니다(32). 하나님이 승리하게 하신 것입니다. 믿음으로 순종하여 싸우는 입다에게 승리를 주셨습니다.  

그런데 입다가 승리 이후 집으로 돌아올 때, 다른 사람이 아닌 그의 딸이 소고를 잡고 춤추며 나와서 영접하였습니다. 그의 딸은 무남 독녀였습니다(34).

입다는 “아이고, 이 자식아, 이 아버지의 가슴을 후벼 파는구나. 나를 이렇게 괴롭히는 것이 하필이면 왜 너란 말이냐! 주님께 서원한 것이어서 돌이킬 수도 없으니, 어찌한단 말이냐!”(35).

그의 딸은 두 달만 시간을 달라고 하고, 두 달 동안 산에 가서 실컷 울고 나서 처녀의 몸으로 죽게 되었습니다. 비극 중의 비극입니다. 입다는 결국 원래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기 딸을 바치게 되었습니다. 다른 종이 나올 줄 생각했을 것입니다. 종이었더라도 종을 하나님께 바치는 것도 아닙니다. 주변 이방신을 섬기는 자들이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 영향을 받았는지도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독자 이삭을 바치라고 하신 것을 기억하고 그렇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한 입다도 평생 슬픔으로 살았을 것입니다. 이 일로 인해 입다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의 지탄을 받아왔습니다.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런데 히브리서에 입다를 믿음의 선조의 반열에 수록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금 천국에 있습니다. 입다의 딸은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그 딸도 천국에 있을 것으로 믿어집니다. 그 딸의 말하는 것을 보면 그 딸의 믿음을 잘 볼 수 있습니다(36).

“아버지, 아버지께서 입으로 주님께 서원하셨으니, 서원하신 말씀대로 저에게 하십시오. 이미 주님께서는 아버지의 원수인 암몬 자손에게 복수하여 주셨습니다”(36)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입다에 관하여 생각하면, ‘스스로 자기 딸을 제물로 바친 사람’이라고 떠올리며 부정적인 기억을 떠오르게 됩니다. 그가 큰 실수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가 그런 잘못된 일을 한 것은 맞지만, 그의 믿음을 보시고 믿음의 선조의 반열에 적어 놓으시고, 천국에 들어오게 하셨다고 믿습니다.

그렇지만 두 사람은 천국에서 만나 기쁨을 누릴 것입니다. 제가 천국에서의 그들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입다가 “딸아 그 때 매우, 매우 미안했다” 딸은 “아버지 다 지나간 일이어요. 그 때 나도 슬펐지만, 지금 천국에서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아니어요. 아쉬운 마음 없어요. 지금, 그리고 영원히 아버지와 천국에 함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뻐해요”

믿음은 입다와 그 딸을 최후 승리를 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우리의 실수와 잘못이 우리 일생에 있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을 보십니다. 우리는 우리의 믿음으로 최후 승리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