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22. 3. 13) 

믿음은 자신과 세상을 포기하게 한다

<히11:1-12>

김 태진 목사

때로 포기하지 않는 태도나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칭찬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불굴의 투지와 끈기로서 포기하지 않아서 마침내 좋은 결과를 얻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포기해야 할 때 포기하지 않아서 큰 손해를 보고 좋지 않은 결과를 떠 앉고 살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포기하지 않고 버티고 나가서 어떤 때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어떤 때는 포기하지 않아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렇지만 ‘속히 포기하라’는 말은 ‘포기하지 말라’는 말보다는 많이 듣지 못했습니다. 적절한 때에 속히 포기하는 것이 유익이라는 말은 많이 듣지 못했습니다.

다시 표현해서 누군가 “믿음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면 맞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어떤 때에는 “믿음은 적절한 상황에서 속히 포기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맞는 말이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포기해야 할 때 속히 포기하는 것이 매우 유익하다는 것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히브리서 11장은 ‘믿음 장’이라고 합니다. 믿음의 삶을 살았던 믿음의 선조들의 믿음의 발자취들이 매우 간략하고 핵심적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포기하고 복된 길을 간 분들의 발자취가 많이 보입니다.

자기 생각을 포기한 사람과 자기 생각대로 행동한 사람의 결과

히브리서 11장에서 볼 수 있는 믿음의 선조의 첫 번째 사람은 아벨입니다. 그는 제사를 ‘믿음으로’ 드렸다고 말씀합니다. 구약 시대에 제사 문제, 오늘날의 예배 문제는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최우선적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제사, 혹은 예배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하나님께 인정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왜 하나님께서 아벨의 제사를 “더 나은 제사”라고 인정하셨습니까?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러면 왜 그 나은 제사를 드린 아벨을 하나님께서 ‘의로운 자’(옳바른 자)라고 인정하여 주셨습니까?

바로 아벨이 ‘믿음으로’ 드렸기 때문이라고 말씀합니다.

가인은 왜 그 제사를 하나님께서 받으시지 않으셨습니까? 믿음으로 드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4장에 보면, 가인과 아벨이 어떻게 제사를 드렸는지 조금 더 상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가인은 농사하는 자였고, 세월이 지난 후에 가인은 땅의 첫 소산(수확물)으로 제물을 삼아 여호와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아벨은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드렸습니다(창4:2-4).

그런데 놀라운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아벨과 그의 제물은 받으셨다”(4)고 말씀합니다. 즉 아벨이 드린 제물 뿐 만 아니라, 아벨까지 받으셨다는 내용이 매우 눈에 띄었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예배를 드릴 때, 우리가 예배드릴 때 고백하는 감사나 찬송, 예물 등을 받으실 뿐 아니라, 바르게 예배드리는 그 사람, 우리까지 받으신다는 말씀입니다.

또 히브리서 11장에는 ‘의로운 자’라고도 인정해 주셨습니다(히11:4). 

그런데 가인의 제물은 받지 아니하셨습니다. 그래서 가인이 몹시 분하여 안색이 변할 정도였습니다(5). 하나님께서 그 못마땅해 하고 화난 표정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찌하여 네가 화를 내느냐? 얼굴빛이 달라지는 까닭이 무엇이냐? 네가 올바른 일을 하였다면 어찌하여 얼굴빛이 달라지느냐? 네가 올바르지 못한 일을 하였으니, 죄가 너희 문에 도사리고 앉아서, 너를 지배하려고 한다. 너는 그 죄를 자 다스려야 한다”(창4:6-7, 표준 새 번역)

그 중에 “네가 올바른 일을 하였다면 어찌 얼굴빛이 달라지느냐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 하신 말씀을 통해서 가인은 올바른 일(선)을 행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가 있습니다. 가인과 아벨이 따로 제사를 드렸다는 것을 보면, 이들이 장성하고 아담, 하와로부터 분가하여 따로 살았고, 따로 제사를 드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벨은 아버지 아담으로부터 전해 들었고, 어렸을 때 함께 참여하며 보았던 대로,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하나님께 바치는 제사를 드렸습니다. 아담은 하나님으로부터 그 제사 방식을 들었고, 그 이후 가족 모두 그렇게 제사를 드렸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벨은 분가를 한 후에도 아버지로부터 보고 배운 그대로 제사를 드렸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인은 그의 생업이 농사를 짓는 사람이 때문에, 자신이 농사짓는 땅에서 수확으로 거두자 “하나님은 이런 제물을 바치는 제사도 기쁘게 받으실 거야”라고 하면서 그런 제사를 드렸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을 영적으로 해석하면, 양의 첫 새끼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그리고 땅의 소산물, 곧 아담의 범죄로 아직 구속받지 못하고 저주 아래 있는 것을 제물로 받지 아니하신다는 것을 말씀합니다)

가인이 그렇게 제사를 드린 것은 자기 생각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가인과 그의 가족에게 가르쳐 주신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해야 했습니다. 자기 생각이나 방식이 떠올랐을 때에 그것을 떨치고 포기해야 했습니다. 아벨도 늘 똑같이 제사 드리니, “이번에는 다른 방식으로 제사 드릴까?” 하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을 포기하고 떨쳐 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버지 아담을 통하여 가르쳐 주신 바를 고수하며 그대로 했습니다. 그 결과는 엄청났습니다.

우리 신앙생활에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가 자기 생각, 자기 의견, 자기 감정 대로 하는 것입니다. 속히 포기하고 떨쳐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목이 곧은 백성이라고 하셨습니다. 곧 완고하고 고집스럽게 자기 생각, 자기 의견(소견)대로 우상 숭배하고 악을 범하여 광야에서 멸망당했습니다(히3장).

이런 간증을 국민일보에서 읽었습니다. 중무장한 소말리아 해적들이 우리나라 초대형 유조선인 삼호 주얼리호를 납치해, 선원 21명을 인질로 삼고, 자기들의 소말리아 본부로 끌고 가고 있었습니다. 해적들은 950만 달러(약115억원)를 요구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조 영주지휘관을 필두로 해군 함정을 파송했습니다. 1차 구출작전은 실패했습니다. 점점 배는 소말리아로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선원들의 생명 뿐 만 아니라, 국가적 위신과 해군의 명예가 달려있는 문제였습니다. 1차 구출작전이 실패했기 때문에 어떤 계획도 세우기 어려웠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지식과 경험도 포기하고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며칠 동안 자지 못하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러다가 하나님의 응답을 받았습니다.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지며 시편27편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 하리요. 여호와는 내 생명의 능력이시니 내가 누구를 무서워 하리요---”(시27편)

이 말씀이 마음에 떠오르며 두려움이 사라지고 하나님이 이번에 함께 하신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새로운 작전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작전대로 행하여 해적들을 모두 제압하고 유조선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 

믿음은 우리로 우리의 생각, 견해를 포기하게 합니다. 포기할 힘을 줍니다. 그래서 더욱 복된 일이 일어나게 하고 바른 길을 가게 합니다.  

믿음으로 세상적 삶을 포기한 에녹

히브리서 11장에서는 에녹에 대하여 두 가지를 칭찬합니다. 에녹은 죽음을 보지 않고 하나님이 옮기시므로 하늘로 옮겨졌다는 것과, 이 땅에 사는 동안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라는 증거를 받았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 모두 그가 가진 믿음으로 이루어진 일이었습니다.

“믿음으로 에녹은 죽음을 보지 않고 옮겨졌으니, 하나님이 그를 옮기심으로 다시 보이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는 옮겨지기 전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라 하는 증거를 받았느니라”(히11:5)

에녹의 삶은 우리 믿는 자의 본이 됩니다. 우리가 살아있을 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신다면 우리도 죽지 않고 이 땅에서 공중으로 끌어올림을 받고 주님을 만나게 되며, 그 이후로 하늘에 하나님과 주 예수님과 함께 있게 될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이 그렇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우리도 살아있는 동안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라는 하나님이 인정하여 증거 해 주시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에녹은 어떻게 이런 복된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까?

창세기 5장을 보면 에녹의 다른 부분에 대하여 기록하고 있고, 그 부분에 근거가 있습니다.

“에녹은 육십 오세에 므두셀라를 낳았고, 므두셀라를 낳은 후 삼백 년을 하나님과 동행하며 자녀들을 낳았으며, 그는 삼백육십오 세를 살았더라.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창5:21-24). 

에녹의 삶이 변화된 결정적인 계기는 아들 므두셀라를 낳고서 입니다. 에녹은 므두셀라를 육십 오세 때에 낳았습니다. 이 므두셀라 이름의 뜻은 ‘창을 던지는 자’라는 의미입니다. 고대 사회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 창던지는 자는 마을의 중심부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 사람이 무너지면 전쟁은 기울어져서 마을은 초토화되고 무너졌다고 합니다.  

또 므두셀라의 이름을 ‘죽음’, ‘보내버리다’라는 뜻도 있다고 합니다. 즉 ‘그가 죽으면 큰 심판(홍수)을 보낸다’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들의 이름을 므두셀라로 지었던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고 여겨집니다. 이 므두셀라라고 이름 지으면서, 당시 극도로 타락해가고 죄악이 관영하여 심판을 받아야 하는 세상에서, 므두셀라를 세워서 심판을 막으시다가, 그가 죽는 때에 하나님의 심판이 있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합니다.

므두셀라는 성경에서 최장수를 한 사람입니다. 969년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죽자, 그의 후손 노아 때에 하나님의 심판이 홍수로 임하였습니다. 그를 이 세상에서 보내버리시자, 하나님께서는 죄악된 세상을 하늘의 물, 땅의 물로 덮어서 싹 쓸어버리시고, 노아 8가족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시작하셨습니다.

에녹과 그의 가족들은 그를 므두셀라로 부르면서 하나님께서 그를 데려가시면 심판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상기하며 더욱 하나님 중심으로 살았습니다. 므두셀라는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아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로서 365년을 살다가 죽지 않고 하나님 계신 곳으로 옮김을 받은 자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전쟁을 매일 조금 씩 보면서, 깊이 생각하는 것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마지막 때에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리라 예수님의 말씀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의 제사들이 예수님께 물었습니다.

“주의 임하심과 세상 끝에는 무슨 징조가 있사오리이까”(마24:3)

그 때에 예수님은 거짓 그리스도가 나타나며, 난리와 난리의 소문을 듣게 되며,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곳곳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 이 모든 것은 재난의 시작이니라”(7,8)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다’고 예언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전쟁이 일어난다는 말씀입니다. 요한계시록에 보면 하나님의 심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저 뿐 만 아니라 세계의 많은 사람들, 정치인들, 지도자들이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식을 더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무슨 이유로 전쟁이 터질지 모르고, 무슨 이유를 들어 가까이 있는 나라가 침공할지 모르니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깨어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믿는 자들에게는 더 깨어 기도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에녹은 므두셀라를 낳으면서 하나님의 심판이 있을 것임을 알고 믿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이 타락하고 죄악된 세상과 그 안에 있는 정욕과 쾌락들, 자랑들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로 살게 되었듯이, 우리도 마지막 때의 모습이 분명하게 나타나는 지금의 세상의 정욕, 자랑, 죄악 등을 포기하고,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그 분과 동행하는 삶을 살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