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예배설교(2021. 12. 26) 

믿음의 완주자가 받는 면류관

<딤후4:6-8>

김 태진 목사

올 해 2021년도가 끝이 나고 있습니다. 이번 주일이 52번째 주일, 마지막 주일입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이지만, 벌써 끝이 나는 것에 대하여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2021년이라는 금 같은 시간이 끝이 나면서, 늘 연말에 그러하듯이, 한 해를 돌아보게 됩니다. 어떻게 살아왔나, 무엇을 했나, 어떤 변화가 있어나,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떻게 대하여 처리했나 --- 2021년도의 열매나 성과는 무엇인가 —등등 생각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2021년도가 어떠했습니까?

저는 일 년을 마칠 때마다 한 해를 돌아볼 뿐 더러 저의 일생을 마치는 날도 조금 생각해 봅니다. 일생을 마칠 때 어떤 열매들을 맺어 하나님 앞에 갈수 있을까? 내가 얼마만큼 변화되어, 더 성숙하고 예수님 닮은 모습, 혹은 그리스도의 신부의 성숙한 모습으로 가게 될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내 일생의 맨 마지막은 어떠해야 할까? 등을 생각합니다.

일생의 마지막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보내기에 제가 본받고 싶은 분은 역시 예수님과 사도 바울입니다. 그 중에 사도 바울의 마지막 순간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일생의 마지막을 분명하고 아름답게 맞이하는 사도 바울

사도 바울은 이 디모데 후서를 쓰고 있을 때, 자신에게 얼마 남지 않은 일생의 마지막 순간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딤후4:6)

‘전제’라는 것은 제단위에 제물을 올려놓고 제주(祭酒, 제사술)를 부어서 드리는 제사입니다(drink offering). 이 제주를 부을 때는 제사의 마지막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도 바울이 지금까지 자기 몸을 하나님께 드려 거룩한 산제사(물)로 드려서 몸으로 주님이 기뻐하는 삶을 살아왔는데(롬12:1), 그 때 그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매우 놀라운 사실은, 사도 바울의 죽음을 두 각도에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기 시작할 때부터 유대인들의 반대와 박해, 공격에 시달렸고, 곳곳에서 재판정에 고소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인생 말년에 죄수의 삶을 수 년 동안 살았습니다. 그런데 첫째 재판에서는 승소하여 풀려나왔지만, 두 번째 재판에서는 패소하여 죽게 되었습니다. 아마 당시의 로마 기록이 보존되어 있다면, 그가 사형을 당하였다고 나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는 자기 몸을 전제로 드려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다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몸을 계속 산 제물로 받으셨다가 이제 마지막 제사의 제물로 받으신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떠한 죽음을 죽어야 하는지, 우리에게 훌륭한 본을 보어주고 있습니다.

죽음이란 육체가 죽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질병이나 사고, 혹은 나이가 많아 기력이 다 빠져 쇠약해 져서 죽습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시각으로 보면 우리의 죽음도 그와 유사할 것입니다.

우리도 그런 이유들로 죽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하나님 보시기에, 우리 몸이 산제사로 드려졌다가, 믿음으로 마지막 제사를 자신의 몸으로 하나님 앞에 드리고, 하나님 앞으로 가는 자가 된다면 우리의 죽음은 제물로 드려지는 아름다운 죽음이 됩니다.

그래서 “나의 떠날 기약이 가까웠도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떠날 기약이 가까웠다는 말은, 마치 항구에 배를 묶어놓고 정박하고 있었는데, 그 묶어놓은 줄을 풀고 그 항구를 떠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도 바울은 이 세상에 묶여 살았는데, 이제 이 세상에서 풀려서 저 하늘나라로 간다는 것을 상징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의의 면류관을 예비하신 주님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사도 바울을 위하여 의의 면류관을 예비하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딤후4:8)

며칠 전 일간 신문에 이번 2021년도 년 말을 맞이하여 삼성, 엘지, SK 등 국내 대기업들의 대규모 승진이 있었다고 보도를 보게 되었습니다. 젊은 누가 상무, 전무가 되었고, 누가 대표이사 사장이 되었고, 누가 부회장이 되었고 등등 보도하면서, 어떤 사람은 젊은 나이에 승진이 되었고, 왜 그런 승진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들 승진한 사람들은 승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그가 맡은 일을 잘하여 성과를 내고, 그가 맡은 사업에 열매를 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가서 면류관을 받는다면, 그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사도 바울은 면류관을 받는다고 전합니다.  

면류관을 받은 세 가지 이유

첫째, 선한 싸움을 싸웠기 때문입니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7)

그 시대 로마에서는 마라톤 경주 뿐 아니라 레슬링이나 권투 같은 경기도 열렸습니다. 승리를 얻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서,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패배자에게는 말할 수 없는 멸시와 천대가 있었고 승리자에게는 칭찬과 명예와 상이 주어졌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어떤 면에서는 최선을 다하여 치열하게 싸워야 할 때가 있습니다.

죄와의 싸움에서 계속 이기기 어려우면 ‘피 흘리기까지’ 대항하고 싸워야 한다고 말씀합니다(히12:4).

우리를 여러 가지 정욕으로 몰아가는 육신과의 싸움도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성령을 따라야 육신을 따라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갈5:16). 또 영으로 육을 쳐서 복종시켜야 합니다(고전9:27).

세상의 풍조와 흐름, 이 세상 체계와의 싸움은 만만치 않습니다. 성경에는 우리의 믿음으로 세상을 이긴다고 말씀합니다(요일5:4).

때로 악한 영, 마귀, 사단과의 싸움도 해야 합니다. 악한 영을 대적하고 물러나게 해야 합니다(약4:7).

또 사도 바울은 성도들을 잘못 인도하는 율법주의, 영지주의, 이단의 잘못된 가르침 등과의 싸움도 싸웠습니다. 우리도 이러한 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그리고 승리해야 합니다. 당장은 이기기 어렵고 힘들어도 최후에는 승리할 수 있습니다! 

둘째, 나의 달려갈 길을 마쳤기 때문입니다.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7)

‘달려갈 길’이라는 단어는 ‘드로몬’으로서, 마라톤 경주에서 정해진 경주 코스를 의미했습니다. 그 정해진 길을 벗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벗어나면 실격되어 중도 탈락입니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장거리를 뛰면 힘들어서 여러 번 포기하려는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장거리 경우에서 포기합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도 우리의 갈 길을 정해놓으셨다고 말씀하십니다.

“내 형질이 이루어지기 전에 주의 눈이 보셨으며, 나를 위하여 정한 날이 하루도 되기 전에 주의 책에 다 기록이 되었나이다”(시139:16)

하나님은 우리를 향한 길을 정하시고 기록해 놓으셨을 뿐 아니라, 그 길로 인도하십니다!

하나님이 정하시고 인도하시는 길을 포기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셋째, 믿음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믿음을 지켰으니”(7)

의의 면류관을 받는 조건 중에 세 번째 믿음을 지켰기 때문이라는 말씀을 읽고, 처음에 두 가지 때문에 놀란 적이 있습니다. 하나는 “아니, 믿음을 지키는 것이 면류관을 받을 만한 요소인가?”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믿음을 지키는 것이 왜 세 번째에 나오는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서 깊이 묵상해 보고, 또 신앙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믿음을 지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주님의 은혜가 절대로 필요하고, 또 우리의 여러 가지 노력도 필요합니다. 믿음을 잃어버리는 사람도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달 설문 조사에서도 코로나 기간 중 1,000명 중 12명이 아예 교회를 떠났다고 하고, 몇 명은 다른 종교로 옮겼다고 대답했습니다. 믿음을 지키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믿음을 지켜야 합니다. 믿음을 잃어버리게 하는 것들을 이겨내야 합니다.

믿음과 선한 양심을 가졌다가 죄악된 일을 계속하고 양심을 거슬리는 일을 계속한다면, 믿음은 배가 파선되듯이 파선된다고 하였습니다(딤전1:19). 속히 돌이켜 회개하고 다시 말씀의 길, 옳은 길을 가야 합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고, 또 순종하지 않고 불순종의 삶을 지속적으로 살면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믿음을 잃어버린다고 했습니다(히3,4장). 순종 대신 자기의 생각, 자기 욕망, 자기 감정, 자기 유익을 따라서 살면 믿음을 잃어버리는 사람이 됩니다.

계속 기도하지 않으면 점점 믿음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나지 않습니다(막9:19, 29).

잘못된 가르침을 따라가면 믿음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후일에 어떤 사람들이 믿음에서 떠나 미혹하는 영과 귀신의 가르침을 따르리라 하셨으니, (이들은) 자기 양심이 화인 맞아서 외식함으로 거짓말하는 자들이라”(딤전4:1,2) 

기도의 응답이 없다고 생각하여 낙심하면 믿음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우리가 항상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 할 것”을 비유로 말씀하셨습니다(눅18;1).  

오랫동안 염려, 금심, 불안, 두려움 속에 살다보면, 점점 믿음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그 가운데 살면 믿음을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믿음의 반대가 염려, 근심, 불안, 두려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닥쳐온 고난, 환난, 어려움, 큰 문제 등을 끝까지 견디고 참으면 믿음을 지키게 됩니다.  

우리 모두 지금 싸우고 있는 선한 싸움을 잘 싸우시기 바랍니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길,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을 끝까지 잘 따라 가시기 바랍니다.

또 믿음을 끝까지 지켜 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우리의 믿음도 소중하게 여기며 지켜야 합니다. 우리에게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면류관의 유래를 많이 알고 있습니다. 수 천 년 전 마라톤(marathon)이라는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는 인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전쟁이었습니다. 그리스와 페르시아가 만나 대규모 전쟁을 하였습니다. 그 전쟁에 대하여 여러 사람들의 많은 우려와 걱정이 있었지만, 그리스가 승리했습니다.

그리스의 한 병사가 이 승리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좋지 않은 길을 밤낮으로 달려 아테네에 도착하였고 승리의 소식을 알렸습니다. 그 병사는 지도자 행정관에게 직접 “기뻐하십시오. 우리는 승리했습니다” 그 소식을 전하고 그 병사는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 다행히 그는 자기가 가야 할 길을 다 달려왔고, 그의 임무를 완성했습니다. 그에게 이 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었습니다.

그의 이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금 최장거리 달리기를 그가 달린 거리를 제어보았더니 42.195km이였습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계속 마라톤은 42.195km달립니다. 그 때에 마라톤에서 최후 승리자에게는 면류관을 주었고, 지금은 금메달을 수여합니다.  

이처럼 일생을 마치고 주님 앞으로갈 것입니다. 그 때에 우리도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다 마치고, 믿음을 지켰다면, 그리스도의 심판대에서 의로운 재판관이신 주님께서 우리에게도 의의 면류관을 주시어 영원한 기쁨과 영예가 되게 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