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21. 10. 3)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33)- 자비를 베풀면서 사는 삶

<눅10:25-37>

김 태진 목사

‘사랑’은 가장 중요한 ‘가치’(value)

인생에 있어서 가장 귀하게 여기는 것을 ‘가치’(value)라고 합니다. 어떤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며 사는가에 따라 그의 삶이 다르게 되고 목표가 다르게 됩니다. 또 그의 삶의 수준이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좋은 가치를 가지고 살면, 그의 삶이 보람 있게 살아가게 됩니다.

우리 가운데 좋은 가치들이 많이 있습니다. ‘진실’, ‘진리’도 좋은 가치입니다. 우리는 진실한 사람이 좋고 함께 하고 싶어 합니다. ‘평화’, ‘화평’도 좋은 가치입니다. 여러 사람, 또 주변 사람과 화평하게 지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나라 간에 평화가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또 ‘소망’ 혹은 ‘꿈’도 좋은 가치입니다. 인간은 소망이 없으면 절망의 구덩이에 빠지고 삶에 힘이 없어집니다. 또 ‘솔직’하고 ‘정직’한 삶도 좋은 가치입니다. 요사이같이 거짓이 만연한 세상에 솔직하고 투명하고 정직한 사람이 찾고 싶고, 그런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돈을 많이 버는 것, 높은 자리에 올라 성공한 사람이 되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아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외에 여러 가지 좋은 가치들이 있습니다. 다 좋은 것들이며, 필요한 것이지만, 우선순위로 순번을 매겨보아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랑’입니다. 인생을 오랫동안 살아본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성경에서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사랑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사랑이 가장 크고 위대한 계명으로 말씀하셨습니다(마22:37-39). 요약해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크고 중요한 계명입니다. 이 두 가지가 모든 구약 성경인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 (온 율법과 예언서의 본 뜻이 달려있다)(새 번역)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40). 

그러면 여러분은 오늘 본문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희 하나님을 사랑하라”(눅10:27)는 말씀처럼 그 만큼 하나님을 사랑하고 있습니까?  

하나님을 이처럼 사랑하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갑니까?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여러 가지로 표현하며 삽니다. 그러나 성경에 명백하게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의 특징에 대하여 말씀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자가 된다’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이것이니 우리가 그의 계명들을 지키는 것이라. 그의 계명들은 무거운 것이 아니로다”(요일5:3)

그러면 하나님의 계명은 무엇입니까? 신약 성경에는 오직 두 가지라고 말씀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는 것(지속적인 믿음과 신뢰)과 서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그의 계명은 이것이니 곧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고 그가 우리에게 주신 계명대로 서로 사랑할 것이니라”(요일3:23).

그리고 우리가 이 계명을 지키면 주안에 거하고, 주는 그의 안에 거하신다고 말씀합니다. 또 이것을 성령으로 알게 된다고 말씀합니다.

“그의 계명을 지키는 자는 주 안에 거하고 주는 그의 안에 거하시나니,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가 우리 안에 거하시는 줄을 우리가 아느니라”(24) 

결국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반드시 서로 사랑하는 자가 되어야 하고, 또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고 말씀합니다(요일5:1).

그러므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라고 말하면서, 서로를, 혹은 이웃을 돌아보지 않고, “나는 오직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의 말씀만 읽는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반쪽만 있는 것입니다.

다시 강조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반드시 이웃도 사랑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하나님을 많이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많이 이웃을 사랑하게 됩니다.  

사마리아 사람처럼 사랑하라

그러면 우리의 이웃이 누구이며, 어떻게 사랑하여야 합니까? 이에 관하여 예수님께서 친히 가르쳐주셨습니다. 이에 대하여 율법교사가 예수님께 질문을 하였고, 예수님은 이웃이 누구인지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비유를 통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갔습니다. 예루살렘은 해발 760m되는 높은 지역이고, 여리고는 해수면에서 250m 내려간 매우 낮은 지역입니다. 곧 가파른 내리막길입니다.

여리고로 가는 시골길에는 강도들이 자주 출몰하였습니다. 그 사람은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길에서 강도를 만났습니다. 그 강도들이 그 옷을 벗기고 때리고, 거의 죽게 해 놓고 버리고 달아났습니다.

이 구절을 영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은 하나님의 성전이 있는 곳이어서, 제사를 드릴 수 있고,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곳입니다. 일 년 중 3대 절기에는 예루살렘에 유대인 모든 남자들은 반드시 모여 며칠간 하나님 앞에서 절기를 지켰습니다.

그래서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갔다는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졌다, 신앙적으로 내려가고 타락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믿는 자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고 세상적으로 나아가고 타락하면 강도를 만나는 것과 같이, 여러 가지 안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강도만난 사람을 본 제사장도 그냥 지나쳐 버렸습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자기도 강도 만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기보다는, 이런 사람을 만지면 자신도 부정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지나쳐 버렸을 것입니다. 구약 율법 민수기19:11에 따른 것입니다. 율법적으로 대한 것입니다. 레위인도 지나쳤습니다. 레위인도 그런 마음으로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제사장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나면 도와줄 의무가 있었고, 또 죽은 시신을 만짐으로 자신을 더럽히지 않을 의무도 있었습니다. 이 제사장, 레위인은 사랑보다는 율법을 택하였습니다. 우리는 율법적인 사람이 되기보다는 사랑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한 사마리아 사람이 이 강도 만난 사람을 보았습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과거에 다른 민족과 혼혈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다른 이스라엘 사람들이 매우 천하게 보았습니다.

그런데 천대 받던 이 사마리아 사람은 정통 신앙을 가졌다는 제사장과 레위인들과 다르게 행동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그 강도만난 사람을 보고 불쌍히 여겼습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가까이 가서, 기름과 포도주를 그 상처에 붓고, 싸매어 주었습니다. 소독과 간단한 응급조치를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습니다. 당시 주막은 숙소요 식당이었습니다. 며칠간의 비용을 지불하고 먹이고 마시고 쉬게 해 준 것입니다. 그리고 비용이 더 들면 자기가 돌아와서 갚아준다고 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의 사랑

사마리아 사람은 예수님께서 칭찬하실 만큼 합당하게 행했습니다. 세 가지로 나누겠습니다.

1. 먼저 강도만난 사람을 보고 긍휼히 여겼습니다.

강도만난 사람을 정죄하지 않았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신앙생활 잘 하다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고 타락하니까 이런 일이 일어나지 ---” 그렇게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았습니다.

사랑은 어려운 사람을 보고 긍휼히 여기는 것입니다.

그런 강도만난 사람을 보려고 하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보려고 하지 않으면 안 보입니다. 많은 사람이 이 강도만난 사람을 못보고 있습니다. 오직 자기 일에만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요사이처럼 핸드폰, 인터넷, 오락, 스포츠 등등 만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강도를 만난 사람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2. 인종, 적대 관계, 신앙을 넘어 사랑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인종적으로 조금 달라진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유대) 사람과 적대 관계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신앙도 정통 유대교에서 벗어나 치우쳐 있어서 모세 오경만 믿었습니다. 그러나 인종, 적대 관계, 신앙을 넘어 사랑을 베풀었습니다.

오히려 제사장, 레위인이 강도만난 사람을 보았으나 주로 종교적인 이유로 피하여 갔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원하시는 것은 그런 한계와 범위를 뛰어 넘어 사랑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독교인들에게만 사랑하면 안 됩니다. 또 전도 대상자에게만 사랑을 베풀어서도 안 됩니다. 우리가 다른 종교인들에게도 사랑을 베풀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이 우리의 신앙과 사상을 따르지는 않더라도 우리는 그들에게 사랑은 베풀 수 있습니다. 베풀어야 합니다.  

3. 실천적으로 사랑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아마 자기 힘을 써서 나귀에 태우고, 비상 응급 치료를 해주었습니다. 강도만난 사람을 만지만 부정하게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더 깊은 사랑은 내가 율법적인 면에서 부정하게 된다고 해도, 바로 소독해 주지 않으면 상처를 통해 몸에 독이 들어가고 번지면 안 되기 때문에 그렇게 만지며 소독해 주었을 수도 있습니다.

손 양원목사님도 과거 나병환자 수용소인 애향원 교회를 담임했을 때, 가장 심한 사람만 모아서 따로 수용한 방으로 들어가서 심방하고, 감염되는 것을 감수하고 고름이 나오는 손을 잡고 기도해 주었다고 합니다. 사랑으로부터 나오는 능력(면역력)이 병원균에 대하여 최대의 방어역할을 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마리아 사람은 시간을 들이고, 비용을 들여 강도만난 사람을 돌보아 주었습니다.

사랑은 많은 경우 물질을 통해 표현되어 나옵니다. 요한일서 3장 16절에 참 사랑(아가페)은

우리를 위하여 주님께서 목숨을 버리신 것이 완벽한 본이라고 말씀합니다.

“그가 우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셨으니 우리가 이로써 사랑을 알고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니라”(요일3:16)

그리고 우리도 이런 사랑을 해야 하는데, 두 가지를 말씀하셨는데, 하나는 우리가 형제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이 말씀은 너무 힘드시겠지요?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말씀하셨는데, 그것은 우리가 이 세상 재물을 가지고 형제의 궁핍함을 보고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누가 이 세상의 재물을 가지고 형제의 궁핍함을 보고도 도와 줄 마음을 닫으면 하나님의 사랑이 어찌 그 속에 거하겠느냐,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일3:17-18)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예수님께서 이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의 말씀을 마치시고 율법교사에게 질문하셨습니다.

“네 생각에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10:36)

율법교사가 대답합니다.

“자비를 베푼 자니이다”(37) 정답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합니다. “너도 이와 같이 하라”고 하셨습니다. 곧 선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강도만난 자의 이웃이 되어 자비(mercy)를 실제로 베풀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저는 이와 유사한 사랑의 실천에 관한 말씀을 여러 차례 전한 바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보기에, 일부 성도님들을 제외하고는 우리 교회 성도들이 사랑의 실천 측면으로 볼 때 아직 미흡하다고 여겨집니다. 조금 더 풍성히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랫동안 이런 생각을 해 왔습니다. 아가페영광교회에서 “사랑과 섬김”이라는 사랑의 실천팀을 만들어, 힘을 합해서 사랑의 실천을 더 활동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의 실천을 중보기도를 통해서 할 수 있고, 몸으로 봉사함으로 할 수 있고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 기록된 대로, 물질을 통해서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매월 얼마를 ‘사랑과 섬김 헌금’, 혹은 ‘구제헌금’으로 할 것입니다. 이미 개인적으로는 구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달부터 작정헌금 하듯이, 일정 액수를 구제헌금으로 드리려고 합니다. 우리 가운데 몇 분, 마음과 여유가 있어 저를 따라 해 주시면 사랑의 실천이 더 풍성이 이루어 질 것입니다.

그리고 재정적 여유가 없어 재정적으로 동참하지 못하는 분들도 이 팀에 합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도 물질로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몸으로 봉사하며 사랑의 실천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구제헌금으로 사용하여 실제로 사랑과 섬김을 몸으로 실행하실 분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구제헌금은 사랑과 선행을 하도록 격려하는 것입니다(히10:24). 

우리는 마음으로만 생각하고만 있거나, 가만있지만 말고,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라고 하신 말씀을 실행함으로 이루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