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21. 9. 26)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32)- 같은 마음으로 갑옷 삼아 입는 옷

<벧전4:1-6>

김 태진 목사

고난은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오게 됩니다. 피할 수가 없습니다. 또 고난은 우리가 생각하지 않았을 때에 올 수 있습니다. 지금은 고난을 받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 때에도 올 수 있습니다. 또 고난은 우리가 생각하지 않은 모양으로 올 수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고난이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 생각지 않은 고난을 받고서, “내가 이런 고난을 받을 줄 몰랐다”고 말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고난은 심오하고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저 “힘들다”, “견디기 어렵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규정할 수 없는 것이 고난입니다.

또 고난을 겪고 난 후 그 결과도 다릅니다. 같은 고난을 당하여도 고난이 통과한 후에 그 사람에게 주는 결과는 매우 다릅니다. 고난을 지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고난이 매우 유익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영향을 끼치고 지나갑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고난으로 인해 여러모로 더 어려워져서, 전보다 훨씬 더 나빠진 사람도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이는 우리가 고난을 받을 때 어떤 마음 자세로 어떻게 대처했는가에 따라 고난의 결과가 다르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고난은 죄와도 관련이 있다

오늘 본문 베드로전서에는, ‘고난은 우리의 죄와 깊은 연관되어 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베드로 전서 1장부터 고난과 거룩한 삶에 대하여 여러 차례 말씀하고 있습니다. 1장 6절에는 고난의 다른 표현인 ‘여러 가지 시험’에 대하여 말씀합니다.

“너희가 이제 여러 가지 시험으로 말미암아 잠깐 근심하지 않을 수 없으나 오히려 크게 기뻐하는 도다”(벧전1:6)

또 ‘불로 연단(단련)’이라는 말을 씁니다. 그 목적은 우리의 믿음을 단련하여 금보다 귀한 믿음이 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믿음을 단련하셔서, 불로 단련하지만 결국 없어지고 마는 금보다 더 귀한 것이 되게 하시며”(7, 새 번역)

고난을 겪고 난 후에 우리가 죄를 버리고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로서의 삶을 살도록 말씀하고 있습니다.

“오직 너희를 부르신 거룩한 이처럼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15) 

우리는 이 세상에서 죄를 짓는 삶을 살지 말고,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신령한 제사를 드리는 ‘거룩한 제사장’(벧전2:5), ‘왕 같은 제사장’(9)으로 살도록 말씀하십니다.  

고난의 원인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말씀합니다.

한 가지는 2장 19절에 ‘부당하게 고난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슬픔을 참으면 아름답다”고 말씀하시고(19), 그런 때에도 “선을 행함으로 고난을 받고 참으면 아름답다”고 말씀하십니다(20).

그러나 ‘죄가 있어 고난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씀합니다(20). 

예수님도 죄가 없으신 분이신대 고난을 받으셨고, 고난을 받으실 때 우리에게 고난을 받는 자의 본을 보여주셔서, 우리로 그 자취를 따라가게 하셨다고 말씀합니다(21).

예수님은 고난 받으실 때에 죄를 짓지 아니하셨습니다. 그 입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으셨습니다(22). (모)욕을 당하셨을 때에도 상대방에게 모욕으로 갚지 않았습니다. 고난당하실 때, 위협하지 않으시고, 오직 공의로 심판하시는 하나님께 부탁하셨다고 말씀하십니다(23). 

그리고 십자가 나무에 달려 그 몸으로 우리 죄를 담당하셨습니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죄에 대하여 죽고 의에 대하여 살게 하려 하심입니다(24). 그리고 몸에 채찍에 맞는 고난을 받으셨습니다. 이는 우리로 나음(치유)을 얻게 하려 하심이었습니다(24). 

예수님께서 고난 받으신 것을 마음으로 갑옷을 삼으라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이미 육체의 고난을 받으셨으니 너희도 같은 마음으로 갑옷을 삼으라”(4:1)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에는 깊은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갑옷을 삼으라”라는 말씀은, 마치 병사들이 전쟁터에 나가면서, 적들의 공격에 대비하여 그것을 막아내는 튼튼한 갑옷을 입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악한 자, 악한 영들과 세상의 악한 물결을 대적하기 위하여, 예수님이 고난에 대하여 가졌던 마음, 생각으로 무장하여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이 고난에 가지셨던 마음의 생각과 의도로 우리의 마음을 단단히 무장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이렇게 마음의 갑옷을 입은 것같이 무장하지 않고는 죄와 타락, 탐욕 등을 물리칠 수 없고, 또 세상에 만연해 있는 세속적 사상이나 이념, 반 기독교적인 세속적 흐름, 기독교에 대한 비판, 더 심해지고 있는 세상의 모든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정하고 불의한 행위들에 대하여 승리할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같은 마음으로 갑옷을 삼으라”라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실 때에 육체로 고난을 받으셨고, 고난을 받으실 때 이상한 일을 당한다고 생각지 않으시고 받으셨습니다. 이처럼 우리도 육체로 고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렇게 여기고 있으라는 말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것처럼, 고난이 없는 삶, 또는 고난이 오다가도 다 빗나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자신에게 고난이 올 수도 있으며, 고난이 오면 받으리라고 마음에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고난이 올 때 마음에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더 쉽게 이겨낼 수 있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갑옷을 삼으라”라는 말씀은, 고난 받은 자가 죄를 그쳤다는 마음을 가지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미 육체에 고난을 받으셨습니다. 이 땅에서 사시는 동안 여러 고난을 받으셨고, 특히 십자가를 지시고 죽으시면서 큰 고난을 받으셨습니다. 주님께서 육체로 고난을 받으신 결과 불의한 우리의 죄가 다 용서되고 속죄함을 얻는 열매가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지배한 죄를 그치게 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그치게 하기 위하여 고난을 받으시고 죽으시기까지 하셨는데, 우리도 더 이상 계속 죄를 짓는 삶을 그쳐야 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죄를 멀리하고, 죄를 거부하고, 죄와 피 흘리기까지 싸워야 한다는 말씀입니다(히12:4).  

“같은 마음으로 갑옷을 삼으라”라는 말씀은, 우리가 고난을 당할 때, 우리에게 남아 있는 죄악을 떨쳐내고 끊어내는 기회가 되게 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리스도인들도 죄를 지을 수 있습니다. 사실 죄를 지을 때가 있습니다. 소위 은혜를 많이 받았고, 성령의 기름부음 등의 역사를 받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믿는 자들도 사람의 정욕을 따라 살기도 한다는 것입니다(4:2).

3절에 나와 있는 욕망, 곧 음란과 정욕과 술 취함과 방탕과 향략과 무법한 우상 숭배를 하며 사는 삶입니다.  

“너희가 음란과 정욕과 술취함과 방탕과 향락과 무법한 우상 숭배를 하여 이방인의 뜻을 따라 행한 것은 지나간 때로 족하도다”(3).

‘음란’과 ‘정욕’은 성적 욕망과 연관이 있습니다. 음란은 성적 행위를 의미하고, 정욕은 마음에서 끓어오르는 성적 욕망인데, 이를 제어하고 죽이려 하지 않기에 계속 분출되는 욕망입니다.

인터넷, 컴퓨터, 유튜브, 핸드폰, 도서, 만화 등으로 이러한 욕망에 빠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것들은 이방인의 뜻이라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그치라고 말씀합니다.  

‘술 취함’도 그쳐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술 취함’은 ‘술에 만취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한 번 술을 마셨다가 아니라, 자주 술에 취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정도 술 취하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안 좋은 여러 가지 일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쳐야 합니다.

‘방탕’이라는 말은, ‘술 취한 사람들이 거리를 쏘다니며 난동을 부린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술 취해서 말이나 행동으로 여러 가지 망언이나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사람은 주변 사람들을 괴롭힙니다. 그쳐야 합니다. 

‘향락’이라는 말은 원래 ‘큰 술 잔치를 베풀어 즐기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일을 하는 것입니다. 잔치, 모임, 파티를 통해서 과도하고 넘어가는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만해야 합니다.

‘무법한 우상숭배’는 자연스러운 마음과 양심으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우상 숭배를 의미합니다. 이 당시 이방 나라에서 신전(temple)에서 드리는 제사에는 음주와 음란이 종교행사의 한 부분으로 행해졌습니다(왕상21:26; 겔7:20; 롬2:22). 그리스도인의 양심으로는 동의할 수 없는 가증스러운 행위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은 이런 우상숭배를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골로새서 3장 5절에는 “탐심은 곧 우상숭배니라”라고 말씀합니다. 여러 가지 탐내고 밝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탐닉하는 것이 오늘날의 우상숭배입니다. 그쳐야 합니다.  

“같은 마음으로 갑옷을 삼으라”라는 말씀은, 세상 사람들이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과 같은 방탕함에 동참해서 같이 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비방해도, 감수하면서 이겨내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많은 비판과 비방 가운데 묵묵히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사셨습니다.

“이러므로 너희가 그들과 함께 그런 극한 방탕에 달음질하지 아니하는 것을 그들이 이상히 여겨 비방하나”(4:4)

그리스도인 중에 그 모임에서 내가 술을 먹지 아니하고, 방탕하지 않고, 향락에 동참하지 아니하면 그들이 자신을 왕따 시키고, 소외되고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게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그리스도인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부당하게 고난을 당할 때, 예수님이 그러하셨던 것처럼,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슬픔을 참고, 예수님이 그러하셨던 것처럼 고난의 때에 선을 행하면 그 모습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그렇게 행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벧전2:19-21).

또 그들에게는 그런 행위들에 대하여 하나님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4:5). “그들이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기로 예비하신 이에게 사실대로 고하리라”(5)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갑옷을 삼으라”는 말씀은, 우리에게 다가오는 여러 가지 시험이나 여러 가지 시험은 결국 우리로 하여금 금보다 더 귀한 믿음으로 만들어 주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에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하려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그렇게 마음먹고 기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벧전1:6-8).  

“그러므로 너희가 이제 여러 가지 시험으로 말미암아 잠깐 근심하게 되지 않을 수 없으나 오히려 크게 기뻐하는도다. 너희 믿음의 확실함은 불로 연단하여도 없어질 금보다 더 귀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할 것이니라”(벧전1:6,7) 

“같은 마음으로 갑옷을 삼으라”라는 말씀은 예수님은 우리가 지은 죄책을 위하여 대신 피 흘려 죽으셨을 뿐 아니라, 우리로 죄의 세력에 지배당하고 끌려가지 않는 삶, 죄를 이기는 삶, 새 생명 가운데 살게 하셨다는 마음의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고 세례를 받을 때, 우리는 예수님에게로 연합해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에 연합한 자가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죄에 대하여 죽으셨고, 의롭다하심을 드러내기 위하여 부활하셨듯이, 우리도 예수님과 연합한 자로서, 죄에 대하여 죽고, 죄에서 벗어나 의롭다 하심을 얻게 되었다고 믿고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롬6:3-7).  

이렇게 주님께서 우리에게 이루어주신 놀라운 역사를 마음에 품고 살 수 있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더 이상 우리 육체가 죄에게 종노릇하는 죄 짓는 삶을 살지 않게 되었다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마음의 갑옷을 입고 살게 되면, 많은 승리와 선한 열매, 의의 열매들을 맺으며 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