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21. 9. 19)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31)- 초막절과 오늘의 추석

<레23:33-44>

김 태진 목사

우리나라 전 국민이 며칠간 추석 명절 연휴에 들어갑니다. 구정과 함께 우리나라 2대 명절 중 하나입니다. 추석이면 늘 ‘민족의 대 이동’이라고 붙일 만큼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서, 부모님을 찾아서, 혹은 형제나 친척을 만나려고 나서는 날입니다. 함께 성묘하기도 하고, 제사 드리기도 하며, 믿는 자들은 추도예배를 드리기도 합니다. 요즈음은 코로나로 인해 많이 제한되고 축소되었습니다.

추석을 명절(名節)이라고 합니다. 함께 모여서 좋은 식사를 같이 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일들로 바쁜 평소와 달리 조금 한가한 시간을 보내거나 놀이를 하기도 하는 좋은 날입니다.

그래서 이미 직접 말이나, 카톡 등으로 이렇게 추석인사를 나누었을 것입니다. ‘즐겁고 풍성한 추석 되세요’ ‘기쁘고 풍요로운 추석 되세요’ ---

여러분도 ‘즐겁고 행복한 추석 기간되시기 바랍니다!’ 

구약 시대의 절기인 초막절과 대한민국의 추석

그런데 구약 이스라엘에게도 이와 유사한 절기가 있었습니다. 초막절(Feast of Tabernacle)입니다. 수장절이라고도 합니다. 절기는 영어로는 ‘feast’(연회, 잔치), 혹은 ‘festival’(축제)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기쁘고 좋은 날입니다.

이 초막절은 이스라엘의 3대 명절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지정하셨고,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절기였습니다. 명절이나 절기(feast)나 유사한 의미입니다. 추석과 초막절은 유사한 점들이 있고, 또 다른 점들도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대한민국의 지리와 문화, 기후적으로 다른 점들이 있어서 그럴 것입니다.

또 구약 이스라엘에게 주셨던 초막절은, 오늘날 우리가 사는 신약 시대에서 문자 그대로 지켜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 중심 의미를 살려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위한 초막절, 부모님과 가족을 위한 추석

우리가 맞이하는 추석은 3일간의 연휴입니다. 그렇지만 구약 이스라엘의 초막절은 7일간 지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추석은 부모님이나 조상, 가족을 위한 명절이지만 여호와 하나님을 위한 절기였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일곱째 달 열 닷샛날은 초막절이니 여호와를 위하여 이레 동안 지킬 것이라”(레23:34)

우리는 추석기간에 연휴라 쉬기만 하고 하나님을 잊어버리는 기간이 아니라, 하나님을 생각하고 감사하는 기간이 되어야 합니다. 또 우리의 부모님, 가족, 친척을 돌아보는 기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초막절에는 의미가 세 가지 있습니다. 그리고 추석도 그와 유사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1. 모이는 기간

첫째는 모이는 기간입니다. 35절에 “첫 날에는 성회로 모일지니 너희는 아무 노동도 하지 말지며”(35).

추석을 맞이하는 우리는, 가족이 모이고, 부모님을 찾아가서 모이고, 상황이 안 되면 핸드폰을 해서 통화라도 하는 시간이 있을 것입니다. 또 친척들이 모이는 기간이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남자들은 모두 반드시 예루살렘으로 모였습니다. 모여서 화제, 소제, 번제, 전제 등 몇 가지 제사들에 참여하고(37-38) 하나님 앞에서 그 기간을 보냈습니다.  

우리도 추석기간에 오랜만에 함께 모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모여서 좋은 교제와 대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 모여서 추도 예배를 드릴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그것이 상황적으로 어려우면, 식구 중에 믿는 형제끼리, 혹은 혼자라도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족, 친척들을 돌아보시고, 그리고 믿음의 식구들을 돌아보는 기간이 되시면 참 좋습니다. 직접 만나면 좋겠지만, 핸드폰이나 문자, 카톡으로 나마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성경에는 ‘서로 돌아보라’라고 말씀합니다.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히10:24)

“각각 자기 일을 돌볼 뿐 더러 또한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이 충만하게 하라”(빌2:4)라고 말씀합니다. 

2. “주는” 기간

우리는 가족, 친척, 부모님을 만나 무엇인가 줄 수 있는 기회로 삼으시면 매우 의미 있고 좋은 추석을 보낼 것입니다.

성경에는 “주라”로 말씀합니다.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주리라---”(눅6:38)

그리고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먼저)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눅6:31)라고 말씀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주어야 합니까? 많은 것을 줄 수 있습니다.  

누가복음 6장31절에서 38절만 보더라도 우리는 여러 가지를 줄 수 있습니다. 또 무엇을 주어야 하는지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남을 대접해”(doing to others) 줄 수 있습니다(31).

말로만 아니라, 무엇인가를 해 주는 것입니다. 물론 말로도 좋은 일을 해 줄 수 있습니다. 이 구절에서는 행동으로 해 주는 것을 말씀합니다. 받기를 기대하며 기다리기 보다는, 먼저 행함으로 남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주는 것입니다.

이번 추석 기간을 여성들에게는 음식을 만들고 가족과 친척을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하는 일도 남을 대접하는 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랑해 줄 수”(loving others)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사랑하는 자만 사랑하지 말고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 자도 사랑하라고 말씀합니다.

“너희가 만일 너희를 사랑하는 자만을 사랑하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냐, 죄인들도 사랑하는 자는 사랑하느니라”(32)

이번 추석기간에, 아니 앞으로는 우리를 사랑하는 자만 사랑하지 말고, 그 범위를 넘어서 우리를 사랑하지 않던 사람, 좀 껄끄럽고 불편했던 사이의 사람도 사랑하게 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이번 추석은 복된 추석이 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선대할 수”(doing good) 있습니다. 우리의 사랑의 범위가 커져서 우리를 선대하지 않은 사람에게 선대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좋은 일을 해 주는 것입니다.

“너희가 만일 선대하는 자만을 선대하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냐 죄인들도 이렇게 하느니라”(33)

이번 추석에는 정말 선물을 드리고 싶은 사람에게도 하지만, 매우 불편한 사람에게도 추석 선물을 주는 것도 선대하는 일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선물은 받는 사람도 좋지만 주는 사람은 더 좋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코로나 발생 이후부터 예배 끝나고 떡이나 계란 등을 나누어 주는 것도 작은 선대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법궤(하나님의 임재의 상징)를 모시고 와서 다윗의 장막에 모시고 난 후, 지켜보던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들을 여호와의 이름으로 축복하였고, 그 모든 사람에게 떡 한 덩어리와 고기 한 조각과 건포도 떡 한 덩이씩 나누어 주어 집에 돌아가게 하였습니다(삼하6:18,19). 그래서 우리 교회도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예배 한 후에 무엇인가 작은 것을 드려서 가지고 가게 합니다.

예수님도 광야에서 영적 집회를 마치고 저녁이 되자, 각자의 집에 돌아가게 할 수 있지만, 그 모였던 사람들이 지쳐서 힘들까 우려하여, 오병이어로 기적을 일으켜서라도 다 먹이고, 12광주리 남기고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또 우리는 다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비판하거나 정죄하지 않아야 합니다. 오히려 용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비판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비판을 받지 않을 것이요. 정죄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정죄를 받지 않을 것이요, 용서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용서를 받을 것이요”(37) 

우리가 다른 사람의 단점, 명백히 잘못한 점 등을 비판하고, 그 사람이 잘못한 사람이라고 정죄하지 말라고 말씀합니다. 오히려 ‘용서하라’고 말씀합니다. 우리가 그런 사람들을 용서해야 우리가 하나님 앞에 부족하고 잘못한 점들을 용서받을 수 있다고 말씀합니다.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번 추석기간이 용서하지 못했던 사람을 용서하는 기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즐거운 날

이스라엘의 경우 초막절은 토지소산 거두기를 마친 후에, 곧 추수를 마치고 초막절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농부에게 가을걷이, 추수를 마친 시점이 가장 평안한 기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태풍이 불거나 비가 부족해서 농사나 과실나무 재배가 어려웠을 수 있고, 병충해에 어려움을 겪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시편 말씀대로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시126:5)라는 말씀이 그냥 있는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힘든 경험의 과정을 겪고 나온 시편입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을 극복하여 가을에 추수를 마치게 하시고, 창고에 들일 수 있게 하며, 이제 얼마간 쉴 수 있게 하신 하나님을 생각하며 감사가 터져 나왔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9월 중순에 추수를 마치지 못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이제 햇곡식과 과실 등이 나오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올 해나온 햇밤을 먹어 보았습니다. 맛있습니다. 햇사과, 배, 포도 등도 먹어 보았습니다. 앞으로 계속 나올 것입니다.

올해의 농산물, 과실 등이 거두어지는 것을 보고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농부도 아니고, 과실수를 따는 농장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그런 사람이 아니더라도 우리를 통해 혹은 우리 가족 누구를 통해, 혹은 다른 통로를 통해서 살아갈 수 있는 물질이 있게 하시고, 지금까지 살아가게 하신 것을 감사할 수 있습니다.  

가족, 친척, 친지 등을 만나는 자체가 기쁨입니다. 함께 추석이라 추석 음식으로 식사를 한다면 더 기쁨이 있을 것입니다. 식사하면서 또는 식사 후에 좋은 대화를 할 수 있다면 그것도 기쁠 것입니다.

기쁨의 추석 명절(名節)입니다. 더욱 즐겁고 풍성한 추석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