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21. 9. 5)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29)- 옛 사람의 옷을 벗고, 새 사람의 옷을 입으라

<골3:5-17>

김 태진 목사

우리는 몸에 옷을 입고 삽니다. 또한 우리의 내면에도 옷을 입고 있습니다. 성경적 의미에서 옷은, 그 사람의 신분, 어떻게 사는 가하는 생활양식(life-style)을 의미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옛 사람을 벗고, 새 사람을 입으라’고 말씀합니다. 이는 비유적인 말씀입니다.

‘우리의 옛 사람’을 어떻게 벗습니까? 한 마디로 ‘옛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벗어 버리라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옛 사람은 죽었다.

우리의 ‘옛 사람’(old man)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 전의 그 사람입니다. 저의 경우로 말하면, 예수님을 진정으로 믿고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대신 죽어 주신 구세주롤 영접한 순간 저는 매우 큰 변화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옛 사람에서 새 사람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제가 예수님을 믿기 전을 ‘옛 사람’이라 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우리의 옛 사람이 죽었다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새 사람으로 다시 살아났다고 말씀합니다.

사실 우리 일생을 살아오면서 ‘육체적으로’ 죽은 적이 없습니다. 계속 죽지 않고 지금까지 쭈욱 살아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경에서 옛 사람이 죽었다는 것은 ‘영적으로’ 죽었다는 것입니다.

세례를 받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게 하는 세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사건에, 세례를 통하여 연합하여 우리 옛 사람이 죽고 부활한 것입니다(롬6:3-6). 그래서 성경은 옛 사람의 죽음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합니다.  

“우리의 옛 사람이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달려 죽은 것은, 죄의 몸이 멸하여서, 우리가 다시는 죄의 노예가 되지 않게 하려는 것임을 우리는 압니다”(롬6:6, 새 번역). 

옛 사람의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 조금 도움이 되는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지난 1940년대에 일본은 전쟁을 일으켜 동남아 지역에서도 영토를 넓히려 했습니다. 처음에는 동남아 여러 나라의 여러 지역을 점령했지만, 후에는 전세가 역전되어 쫓기게 되었습니다.

필리핀의 어느 전투에서 일본군 부대가 쫓겨 필리핀의 마닐라에서 그리 멀리 않은 한 섬으로 도망해 들어갔습니다. 상대방 군사들이 추격해 와서 거의 대부분의 일본군들이 죽었지만, 몇 명의 일본군 병사는 그 섬의 정글로 숨어 들어가서 살았습니다. 그 정글은 라디오도 신문도 없고 세상의 아무 소식도 들을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마지막 살아남은 일본군 병사도 발각되어 죽을까봐 거의 숨어서 30년 가까이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이 병사가 숨어있는 동안 일본은 전쟁에서 패전하고, 항복까지 했습니다. 천황이 나서서 침략한 것에 대하여 사죄하고, 많은 배상을 물질로 했습니다. 그 병사는 필리핀 어느 섬에 있었지만, 일본의 패망과 함께 패배한 것입니다. 몇 년 후 패전국의 위치를 벗어난 일본은 경제적으로 성장하여 세계 2위까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일본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살아남은 일본군 병사는 아무리 필리핀 정부와 일본까지 나서서 삐라를 뿌리고 소리를 질러서 알려주어도, 자기를 회유하여 잡으려는 적의 계략으로 생각하여 받아들이지 않고 더 숨어 살았습니다. 몰랐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그 동안 이 병사가 장기간 일본으로 돌아오지 않자, 실종자로 사망 처리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랜 후 그 병사는 직속상관이 일부러 그 섬까지 찾아가 설득하여 일본으로 데려왔습니다. 일본으로 돌아와서 영웅으로 큰 환영을 받았습니다. “살아 있는 일본 정신을 보여주었다”고 칭찬했습니다. 죽었다고 변경된 그의 호적도 살아있는 사람으로 다시 변경해 주었고, 그는 보상금을 제공받고, 새로운 일본 시민의 신분으로 새로운 삶을 일본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한 때 그는 법적으로 죽었었지만, 다시 살아난 사람과 같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는 세례로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였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연합한 자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옛 사람이 죽고, 새 사람으로 다시 살게 되었습니다. 고린도 후서 5장 17절은 우리가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다고 말씀합니다.  

옛 사람과 그 행위를 벗어 버리라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옛 사람과 그 행위를 벗어 버리라”(골3:9)고 말씀합니다. 이는 우리의 옛 사람이 죽었지만, 옛 사람의 행위들은 아직 남아 있고, 많은 부분에서 옛 사람의 생활양식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그것들을 벗어버리라는 말씀합니다.

이 부분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오래된 역사 드라마 한 장면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삼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전쟁으로 왕과 그 가족들의 목숨이 위태하게 되었습니다. 왕을 모시던 신하 중, ‘훗날을 위해 아기 왕자만이라도 구해야 겠다’는 마음으로 왕자를 몰래 빼돌려 말을 타고 궁궐 밖으로 빠져 나갔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적들이 추격해 왔습니다. 더 멀리 도망가기 힘들다고 판단한 그 신하는, 어느 시골집에 들어가 포대기에 싸인 아기를 그 농가부부에게 맡기며 “잘 키워달라”는 말만 하고 급히 도망하였습니다.

그 아기를 맡은 시골 부부는, 그 아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자기 자식으로 삼아 수 년간 농부의 아들로 키웠습니다. 그 어린 아이 왕자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농부 부부를 “아빠, 엄마”로 알고 시골스럽게 자랐습니다. 시골의 환경에서 시골 사람의 의식을 가지게 되었고, 아마 자기 또래 시골 친구들을 사귀며, 시골스런 말과 행동을 하며 자랐을 것입니다.

그런데 수년이 지난 어느 날 높은 신하가 군사들과 함께 그 집에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왕자님을 잘 키워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처음 했습니다. 농부는 너무 깜짝 놀랐을 것입니다. “그가 왕자였다니, 떨린다”라고 했을 것입니다. 상황이 호전되고 이 소년은 왕자이기에 자기 궁궐로 모셔졌습니다. 소년이 왕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가 처음에는 잘 믿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여러 사람들이 그렇게 말해주고, 궁궐로 데려가서 왕자의 옷과 왕자의 방에 있게 하고, 왕을 만나게 하니, 점점 실감이 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왕자는 아직 궁중 생활, 왕자의 생활에 익숙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점점 배워야 했습니다. 시골 소년 시절에 익숙한 언어와 행동, 버릇, 취향, 성격 등이 고쳐지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여러 사람의 도움과 연습으로 점점 왕자답게 변화되어 갔을 것입니다. 수 년이 지난 후에는 시골 소년의 하는 행동과 언어와 습관이 거의 변화되어 왕자다워졌을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영접한 순간, 구원 받고,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삶의 모습, 삶의 양식은 아직 변하지 않은 것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새 사람이 되기 전, 옛 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우리가 새 사람이 되었으나 새 사람의 삶을 살지 못하는 모습을 점점 변화시켜야 합니다.

성경 골로새서, 또 에베소서에서는 옛 사람은 죽었고, 새 사람을 입었으니, 아직 남은 옛사람의 생활양식, 그 모습들은 옷을 벗듯 벗어버리고, 새 사람의 여러 마음과 태도와 행동들을 옷을 입듯이 계속 입어가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옛 사람의 옷을 벗으라

그러면 우리에게 남아 있는 옛 사람의 그 행위는 무엇입니까?

5절에는 5가지가 나옵니다. 음란, 부정, 사욕, 악한 정욕, 탐심 등입니다.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우상숭배니라”(골3:5)

그리고 8절, 9절에 6가지가 나옵니다. 분함(노), 노여움, 악의, 비방, 입의 부끄러운 말, 그리고 거짓말입니다.

“이제는 너희가 이 모든 것을 벗어 버리라. 곧 분함과 노여움과 악의와 비방과 너희 입의 부끄러운 말이라 너희가 서로 거짓말을 하지 말라 옛 사람과 그 행위를 벗어 버리고”(8,9) 

우리의 삶과 행동을 바꾸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과 행동은 우리가 듣고 보고, 마음먹은 것이, 뇌 속의 어디에 저장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그대로 풀어져 나와서 행동하게 됩니다. 몸에 배어 있어서 노력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게 됩니다.

이제는 옛 사람의 행동들이 저장되어 있는 것들을 점차 지워가야 합니다.

생각부터 새롭게 해야 합니다. 우리 생각에는 수 십 년 동안 쌓인 것들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생각이 변화되는 은혜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진정한 회개는 하나님의 은혜로 됩니다. 회개는 마음의 변화로부터 시작됩니다.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12:2)라는 말씀합니다.

그런 후에 점점 행동이 바뀌도록 해야 합니다.

어떻게 옛 사람의 행동양식을 벗어 버립니까? 옛 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가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리고 버리려고 결단하시기 바랍니다.

더 중요한 것은, 성경을 통해 새 사람의 행동양식을 알고, 계속 행함으로 점점 옛 사람의 행동을 약화시키고 지워가게 됩니다. 즉 긍정적인 것이 부정적인 것을 몰아내는 것입니다.

새 사람의 행동방침, 행동양식은 우리 뇌가 아니라, 우리 마음에 기록되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육신의 힘과 노력으로가 아니라,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행할 수 있게 됩니다.  

새 사람을 입으라

또 “새 사람을 입으라”(10)고 말씀합니다. 골로새서에서는 새 사람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자기를 창조하신 분(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져서, 참 지식에 이르는 자’라고 정의합니다.

“새 사람을 입었으니, 이는 자기를 창조하신 이의 형상을 따라 지식에까지 새롭게 하심을 입은 자니라”(10)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가 이미 새 사람을 입었는데, 지금은 매우 미약하게 적은 분량으로 입었기에, 날로 온전히 새 사람의 옷들을 입어가라’는 말씀입니다.  

골로새서 3장 12절부터 17절까지 우리가 입어야 할 새 사람의 옷과 같은 목록입니다.

12절에는 우리 믿는 자는 하나님의 택하셨고, 거룩함을 입은 자이며 사랑을 받는 자이기 때문에, 다섯 가지를 입으라고 말씀합니다. ‘긍휼’, ‘자비’, ‘겸손’, ‘온유’, ‘오래 참음’입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하나님이 택하사, 거룩하고 사랑 받는 자처럼, 긍휼과 자비와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을 옷 입고”(12) 

13절에는 ‘용납하는 것’과 ‘용서하심’을 옷 입으라고 말씀합니다.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13)

14절에는 ‘사랑’을 옷 입으라고 말씀합니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14) 

15절에는 ‘평강’을 옷 입으라고 말씀합니다.

“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라. 너희는 평강을 위하여 한 몸으로 부르심을 받았나니--- ”(15)

16절에는 ‘말씀’으로 옷 입으라고 말씀합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16) 

17절에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의 옷’ 입고, ‘감사의 옷’을 입으라고 말씀합니다.

“또한 감사하는 자가 되라---그를 힘입어 하나님께 감사하라”(15,17) 

이렇게 우리가 옛 사람의 옷을 점점 더 벗어가고, 새 사람의 옷을 입어가면, 우리도 사도 바울과 같이 “우리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라고 외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 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고후4:16) 

점점 더 주님의 형상을 닮아가게 됩니다(롬8:29).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을 또한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으니---”(롬8:29)

점점 더 예수 그리스도의 신부의 옷을 완성되게 입어가게 됩니다(계19:8).

“그에게 빛나고 깨끗한 세마포 옷을 입도록 허락하셨으니, 이 세마포 옷은 성도들의 옳은 행실이로다 하더라”(계19:8)

이렇게 골로새서 3장의 모습으로 사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새 사람의 옷’을 입은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