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20. 9. 6) 

사도행전 강해(43)- 성령과 우리는

<행15:12-35>

김 태진 목사

사도 바울과 바나바, 그리고 멀리 안디옥까지 피신해 온 평신도들이 그 지역에서 복음을 전하여 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습니다. 이방지역인 안디옥에 믿는 성도들이 많이 생겨났고, 교회까지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율법에 박식한 유대인들이 그곳까지 내려와 이방인 중에 믿는 자들에게 “할례를 행하고 모세의 율법을 지키는 것이 마땅하다”(행15:5) 고 말하였습니다.

그것을 듣고 베드로는 하나님께서 베드로 자신을 택하시어, 유대인이나 이방인 믿는 자들에게 복음의 말씀을 전하여 믿게 하시려고 성령을 주어 증언하게 하셨는데(7,8), 하나님께서는 복음을 듣고 믿는 자들에게는 마음을 깨끗하게 하시고, 이방인 믿는 자들도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고, 율법을 지킴으로 구원 받지 않는다고 역설했습니다(9,11).  

우리도 복음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으로 깨끗해 졌습니다!

우리는 (율법을 지킴으로써가 아니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인하여 믿음으로 구원을 받습니다!

또 당시 중요한 영적 지도자이며 예수님의 육신적 동생인 야고보가 일어나 이렇게 이방인이 믿어 구원받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일들이 무슨 의미인가에 대하여 말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바로 구약 아모스 9장 11절, 12절에 약속된 “다윗의 장막의 회복”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다윗의 장막의 회복은, 첫째, 이스라엘 중에 남은 자들이 주님을 믿고 돌아오고, 둘째, 주님의 백성이라고 일컬음을 받는 모든 이방인들로 주를 찾게 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17).

그리고 이렇게 주를 찾아 돌아온 이방인들에게 할례를 행하여야 하고, 모세의 율법을 지켜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은, ‘이스라엘 조상들이나 당시 유대인 성도들도 능히 메지 못하던 멍에를 이제 곧 믿게 된 제자들의 목에 두는 것이다’(10)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들을 괴롭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19). 

다만 구약에 나와 있는 것 중에서, 우상에게 바쳐졌던 더러운 것(제물)과 음행과 목매어 죽인 것과 피를 멀리하라고 했습니다(20). 왜냐하면 전 세계에 흩어진 유대인들이 회당에 모여서 이러한 모세의 율법을 가르쳤기 때문에, 여러 이방인들도 이미 율법 속에 있는 이 내용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21).

이 두 지도자의 말로 인해 이 율법 문제가 정립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립된 이 문제를 여러 나라에 믿는 자들에게 알리도록 결정했습니다.  

율법의 세 가지 구분

당시 유대인들이나 이방인이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게 되는 상황에서 ‘믿는 자들이 율법을 어떻게 대하고, 율법을 지켜야 하는지, 얼마만큼 지켜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가장 중요한 논쟁거리였습니다. 이 중대한 문제를 당시 중요 지도자들이 모여 하나님께서 인도하시고 깨닫게 해 주신 대로 바른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율법을 지킴으로 구원을 받는가, 혹은 하나님의 은혜로 믿음으로 구원 받는가”, “믿음을 갖게 된 사람도 구약 성경에 나타난 율법을 지켜야 하는가, 그렇지 않는가” 에 대한 바른 해석과 결정을 하였는데, 이는 매우 중요한 내용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구약 성경을 어떻게 대하여야 합니까?

존 칼빈(John Calvin)이라는 개혁주의 신학자이며 장로교 창시자는 율법을 세 가지로 구분하였습니다. 유익한 내용입니다.

첫째는 ‘도덕법’(moral law)입니다. 이 법은 하나님의 백성이 어떤 윤리, 도덕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 도덕법의 상당 부분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대표적으로 십계명이 그렇습니다. 십계명의 1계명부터 4계명까지는 하나님과 관련된 율법이고, 5계명부터 10계명까지는 인간과 관련된 법니다.  

두 번째 ‘의식법’(ceremonial law)입니다. 이 법은 하나님과 관계를 회복하고 가까이 나아가기 위해 제사를 어떻게 지내며, 하나님 앞에서 지키라고 말씀하신 절기인 유월절, 오순절, 초막절 등의 절기들이 어떤 의미가 있으며,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를 말씀합니다. 안식일은 어떻게 지킬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말씀합니다.

세 번째는 ‘시민법’(judical law)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공동체에서, 그들의 사회에서 어떤 관계를 맺으며 어떤 규칙을 지키며 화평과 공의와 정의롭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씀합니다.

이 세 가지 법 중에서 도덕법 중에 상당부분이 신약 시대인 오늘날에도 그대로 유효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변하지 않았습니다. 신약 성경에서도 똑같이 말씀하고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의식법은 그대로 지킬 필요가 없습니다. 제사를 드리는 것, 절기를 지키는 것, 안식일을 지키는 것 등등입니다. 구약의 의식법은 예수님이 나타나서 행하시고 성취하실 사역에 대한 모형과 그림자였습니다(히8:5).

예수님께서 오셔서 이 의식법의 모든 부분을 성취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온 것은 율법이나 선지자(구약)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성취하게, fulfill)하려 함이라”(마5:17)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서의 의롭게 사신 삶과 십자가에서 죽으심을 통해 율법을 완전하게 하셨습니다.  

시민법도 하나님의 백성들의 시민 사회를 유지하고 더 좋은 관계 속에서 살게 하는 매우 좋은 법이지만, 그대로 지질 수 없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약 율법에는 부당한 이익을 취하였거나 남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5분의 1을 덧붙여 돌려주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레6:5; 민5:7). 또 남의 것을 도둑질한 경우에는 4배로 갚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출22:1; 삼하12:6). 그렇지만 오늘날에는 반드시 문자 그대로 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부당이익과 손해를 입힌 경우 돌려주되, 5분의 1일 덧 붙여 돌려줄지 그 이상으로 돌려줄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도둑질 한 경우 4배로 갚아야 할지는 꼭 그대로는 아닐 수 있습니다.

불과 며칠 전에 제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수 년 전 제게 신천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대처하게 하는 내용의 성경 공부 교재(도서)를 보낸 분이 있었습니다. 신학대학 동창 목사님이었습니다. 30여 년 동안 못 만났지만 전화로 연락하시고, 교재 20권 정도를 보내시며, ‘여건이 되면 아가페 신학에서 그 내용을 강의하게 해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여러 가지를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아가페는 신천지의 영향이 미미했기 때문이기도 했고, 빈 강의 시간도 없어서 강의 시간을 못 드렸습니다. 그리고 잊어버렸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수 년 만에 생각난 것입니다. 저는 얇은 교재비 한권 당 사 오천 원하는 교재비를 갚아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전화번호를 알아낸 다음 연락했습니다. 그 목사님은 충청도 작은 도시에서 목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교재비를 갚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목사님은 “다 지나간 일인데 괜찮아요” 분명하게 말했지만, 저는 마음에 분명하게 원가 8만원에서 10만 사이에 들은 교재비로 25만원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괜찮다”, “나도 괜찮다” 실랑이를 벌이다가 계좌번호를 받았고 송금해 드렸습니다.

또 이런 일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 

또 율법 신명기 24장에는 “한 믓(단)을 밭에다 놓고 왔으면 다시 가져오지 말고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두라---감람나무 열매나 포도나무 열매를 딸 때에 그 남은 것을 다시 따지 말고 객과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두라”(신24:19-22)라고 하셨습니다.

이 구절을 읽고서, 이는 나에게 해당되는 말씀이 아니니까 ‘통과다’라고 하지 마시고, 그렇게 말씀하신 그 중심, 그 정신을 읽고서 오늘에 알맞게 행해야 할 것입니다. 곧 가난하고 어려운 자들에게 실제적인 자비를 베풀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주님께서 은혜 베푸시는 시대

“율법은 거룩하고 계명도 거룩하고 의로우며 선하도다”(롬7:12)라고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율법의 내용 한자 한자 다 그대로 지키려 한다면, 그럴 수는 없습니다. 짐승을 잡아서 제물로 드릴 수 없습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안식일을 구약 율법에 나와 있는 대로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까지 지키는 것 보다, 신약 교회가 정한 대로 안식 후 첫날, 곧 지금 일요일에 모여 예배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는 율법 아래 있지 않고, 은혜 아래 있습니다. 구약 율법을 지키는 것에 따라 축복하시거나 저주를 주시지 않으십니다. 율법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구원에서 탈락하지 않습니다. 우리를 향한 주님의 은혜를 믿고 받아들여서 구원에 이릅니다. 우리는 모든 율법의 규정을 지키려고 애쓰고 힘써 노력하며 살지 않습니다. 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께서 대신 하셨고, 지금도 성령으로 우리를 위하여 하신다는 것을 믿는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지금은 은혜 시대입니다.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고후6:2) 

성령과 우리는

“이방인들이나 유대인들이 주 예수를 주님으로 믿은 후에도 이 율법을 그대로 지켜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 당시 교회의 지도자들이 모였습니다. 오랜 기간 기도하며 논의를 하였습니다. 후에 두 지도자가 한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모두 동의를 했습니다.

그들이 기도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은 결과와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영과 생각에 동의가 되었습니다. 지도자들은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마음과 영과 뜻이 하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도자들은 그 결과를 많은 교회와 성도들에게 알리도록 결정했습니다.

그들은 이 결론을 이렇게 알렸습니다.

28절의 “성령과 우리는” 이라고 쓰며 합의된 내용을 알리는 서신을 썼습니다. 이는 말씀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들은 기도하고 논의하면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았다는 것을 말씀해 줍니다. “우리는” 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 중요한 문제를 우리만으로 결정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 “우리 중 과반수는” 라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입김 센 사람이 “내 생각에는” 이라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같은 성령님께서 모여서 기도하고 논의하는 지도자 모두에게 알려주신 것입니다.

“성령과 우리는” 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즉 “성령께서 우리 모두에게 인도하시고 알려주시는 바에 따라, 우리 모두가 같은 영과 생각으로 합의하여---”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매우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결정을 내릴 때, 혼자 결정하는 것보다 몇 사람의 지도자와 함께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혼자)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응답하시기를” 하는 것보다는, (물론 틀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 특히 교회나 하나님의 사역에 관한 부분은 지도자와 함께 기도하고, 함께 논의하며 결정하는 것이 성경적이며 바람직합니다.  

파송 받은 자

당시 결론을 내린 지도자들은 결론을 알릴 사람을 택하여 안디옥과 여러 지방의 교회에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이는 성도들의 신앙생활에 매우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에 이 결론을 전달할 신실한 사람들을 택하여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두 사람을 택하였는데, 지도자 중에 한 사람인 바사바라는 유다였고, 한 사람은 실라 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두 사람이 파송을 받아 예루살렘에서 지도자들이 결론을 내린 것을 그대로 전하여야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실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믿음이 있고 성경을 잘 아는 사람이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 결론을 적은 편지를 전하면서 그들은 자신들도 그것에 관한 내용을 깨달은 대로 확증하여 전했습니다(27).

그들은 전달할 사항만 전한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이 말씀을 전하는 선지자였기 때문에 여러 말로 형제를 권면하여 굳게 하였습니다(32).

그리고 바나바와 바울이었습니다. 지도자들이 편지를 써 보내며 바울과 바나바에 대하여 소개하는 내용이 매우 귀합니다.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택하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하여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는 자인 우리가 사랑하는 바나바와 바울과 함께 너희에게 보내기를 만장일치로 결정하였노라”(25,26).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는 자”라고 소개하고 있고, “우리가 사랑하는 바나바와 바울”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저는 이 표현을 보면서, 저도 주님의 사역을 하는 주님의 종으로서, 여러 지도자들에게 이러한 인정을 받는 사람이어야 하겠다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주님의 일을 위하여 누구에게 파송을 받는 일은 귀한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런 일을 감당할 만한 신실하고 믿음과 성령과 성경의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우리가 있는 곳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거나 말씀대로 사는 모습을 보이라고 우리를 보내시고 있습니다.

모두 다 이루어드려서 주님의 기쁨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