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20. 4. 19)

실망한 자들에게 나타나시는 예수님

<눅24:13-35>

김 태진 목사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바로 하늘로 올라가시지 아니하시고, 40일간 이 땅에 머물러 계시다가 하늘로 승천하셨습니다. 그 기간 동안에 하신 일들과 하신 말씀들은 매우 중요한 일과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영, 성령으로 우리를 통해서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하시는 일이십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마지막 계신 기간에도 하나님 나라에 관하여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그가 고난 받으신 후에 또한 그들에게 확실한 많은 증거로 친히 살아계심을 나타내사, 사십 일 동안 그들에게 보이시며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시니라”(행1:3)

하나님 나라는 장차 이루어지며 우리가 들어갈 하나님 나라가 있고, 이미 이 땅에 이루어지고 있는 하나님 나라에 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지상명령 등 우리가 최고로 최고의 사명으로 삼아야 할 말씀을 하셨습니다(마28:18-20).

제자들을 회복해 주신 예수님

그리고 예수님께서 하신 중요한 사역은, 제자들을 ‘회복’해 주시는 일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실 때, 자신들도 붙잡혀 갈까 불안하고 초초해 하는 제자들에게 나타나 “너희에게 평안이 있을지어다”(요20:19)라고 평안을 축복하셨습니다.

“평안 회복”입니다. 요사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갔습니다.

많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확진자로 판명되고, 자가 치료하거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확진자가 많이 줄어들어 정말 다행입니다. 확진자가 많이 줄어들었어도 사람들 마음 속에는 불안 심리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언제 걸릴 수도 있다”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주님은 우리에게 평안을 주십니다. 주님이 오시어 함께 하시는 것이 평안입니다. ‘여호와 샬롬’입니다. 주님은 평안을 던져주시는 분이라기보다는 평안 자체입니다. 그래서 주님이 오셔서 함께 해 주시는 것이 평안입니다. “주의 곁에 있을 때 맘이 든든하오니”라는 찬송가 401장에도 나타나 있습니다. ‘든든하다’라는 말이 평안이라는 말과 유사한 말입니다. 주님이 우리 곁에 오셔서 함께 해 주시는 것, 곧 주님의 임재는 우리에게 평안을 줍니다.

지금 주님은 우리에게 오셔서 이런 평안을 주십니다.  

또 도마같이 의심 많은 사람에게 나타나 “네 손가락을 이리 내 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요20:27)라고 말씀하시며 도마 안에 있는 의심을 물리쳐 주셨습니다. 의심을 하다 보니 믿음 없는 자로 만들었습니다. 그런 도마의 마음에 믿음이 있게 하셨습니다. “믿음 회복”입니다.

또 베드로와 제자들이 고향 디베랴에서 다시 고기 잡는 일로 돌아갔을 때, 주님은 거기에 찾아오셔서 말씀하시며 제자들을 회복시키셨습니다. 먼저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21:15-17)라고 세 번 물으심으로써 그의 심령 안에 깊이 잠겨있고 약해져 있는 주님에 대한 사랑이 다시 올라오게 하셨습니다.

우리도 주님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그 마음이 약해졌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주님에 대한 사랑이 식어졌을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하는 일에 바쁜 관계로 정신이 없어서 그럴 수 있고, 죄를 지은 이유로 스스로 주님으로부터 멀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순종하지 못해서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주님에 대한 사랑이 식었다고 해도, 주님은 그 사랑을 회복시켜주시는 분이십니다. 주님 사랑한다고 여러 번 고백하거나, 주님을 사랑한다는 마음을 찬양으로 부른다면 회복이 빨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어린양을 먹이라”(15-17)라고 말씀하시며, 그가 받은 사명을 다시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사명 회복”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낙심과 슬픔 속에서 회복시키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낙심한 제자들에게 찾아오신 예수님

두 제자가 예루살렘에서 이십 오 리 되는 엠마오라는 마을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내려갔다는 것은, 단순히 볼 일이 있어서 그렇게 하였다는 의미를 넘어선 의미가 있습니다.

예루살렘은 ‘하나님의 성전’이 있던 곳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최소 일 년에 세 번 하나님께 나아가 제사를 드리고 절기를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에 올라갔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멀리 떨어져 있었어도 항상 예루살렘 성전을 사모하는 마음을 가졌고, 그곳에 올라가고 싶은 열망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두 제자들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지 않고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내려갔다는 의미는, 그들이 하나님의 성전에서 멀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성도는 항상 성전을 가까이 하는 것이 신앙적으로 좋은 것입니다. 우리가 성령 충만하게 되면, 성전에 자주 오가는 사람이 됩니다.

하나님의 성전에 자주 오시기 바랍니다. 성전에서 하나님을 뵈옵고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리기 위해 오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오늘날도 이런 사람들을 찾는다고 했습니다(요4:24). 

또 예루살렘은 ‘하나님의 백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눅23:28)라고 말씀하실 때에는 하나님의 백성을 지칭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이 두 제자들이 예루살렘에서 멀리 엠마오로 내려갔다는 의미는, 그들이 하나님의 백성 가운데 있다가 그 믿음의 교제권에서 멀어졌다는 의미가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과 자주 교제하며 살아야 합니다. 사도행전 2장에 보면, 성령 강림 이후 초대교회는 날마다 모이고, 날마다 떡을 떼며, 음식을 먹으며 교제하였습니다.  

이번에 ‘코로나19’ 사건으로 집에서 인터넷 실시간으로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큰 교회일수록 더욱 그러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도 그랬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정부에서 각종 모임이나 종교모임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매우 많이 했습니다. 언론에서 “이런 상황에서도 모여 예배를 본다”고 하며 신날하게 비판하는 언론 기사를 여러 번 냈기 때문에도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교회들이 예배를 유튜브 실시간 동영상으로나 인터넷에 있는 교회 홈페이지를 통하여 드렸습니다. 처음에는 국민일보에 이런 기사가 크게 나왔습니다. “인터넷 온라인으로 드리니 가족이 함께 예배드려서 좋았다”는 제목과 함께, 그 교회의 한 가족이 함께 예배드리는 모습이 사진과 함께 실렸습니다.

그런데 약 두 달 가까운 기간이 지난 후, 4월 13일자 국민일보에 나온 설문 조사에 의하면, “온라인 예배 내내 교회당 예배 그리웠다” 80% 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상황적으로 인터넷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을 때에는 유용하고 필요하나, 직접 성전에 나와 예배하는 것에는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하였습니다. 앞으로도 특별한 상황이 전개되었을 때나, 정부가 외출을 금지할만한 전염병 감염 상황이나 전쟁 상황에는 그렇게 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기사에서 온라인 예배의 단점을 설문조사로 발표하였습니다. 성도들이 겪어 보니, 첫 번째 문제가 “공동체를 의식할 수 없다”(21%), 두 번째, 공동체 활동이 없어서 신앙이 떨어지는 것 같다(20%), 세 번째, 경건함이 떨어지는 것 같다(19%). 네 번째 설교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일을 자연스럽게 한다(18%). 기도나 성경봉독, 아멘과 같은 상호작용이 어색하다(13%). 유난히 처리해야 할 다른 일들이 많이 생각난다(8%). 등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시편 84편에 하나님이 계신 성전을 사모하는 시(詩)가 있습니다.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 내 마음과 육체가 살아 계시는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

주의 집에 사는 자들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시84:1-4) 

믿음의 공동체와 함께 하나님께 드려지는 ‘예배의 회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엠마오로 내려가는 두 제자는, 분명히 실망하고 시험 들어서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번에 다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마음으로 성전을 향하고, 하나님의 백성들의 공동체 안으로 더 긴밀하게 들어가게 되시기 바랍니다! 

상실한 마음으로 예수님을 몰라보다.

두 제자가 엠마오로 내려간 이유는, 그들이 실망하고 슬픔에 차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제자로서 예수님을 따라 다녔습니다. 그렇지만 바로 며칠 전 그들이 메시아로서 이스라엘 나라를 구원하며 자신들도 구원해 주시기를 기대하며 따랐던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것으로 그들의 기대는 끝이 났습니다. 실망감이 너무 크게 몰려왔습니다. 슬픔이 왔고 낙심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기대하던 바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실망하고 낙심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이 되고 싶은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해서 실망하고, 이루고 싶은 것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실망하고 낙심한 사람이 많습니다.

요사이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며칠 전에는 4.15총선에서 기대했던 사람이 국회의원에서 낙선되었고, 바라던 당이 참패하여서 실망한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또 인생 후반기가 되었어도 무엇인가 자신들이 원하는 그 모습, 그 상태, 그 결과를 얻지 못하여 실망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큰 문제는, 그들이 그 실망감, 낙심으로 인해 믿음이 떨어지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고 교회 공동체로부터 멀어졌다는데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소식은, 주님은 이 두 제자들에게 믿음이 떨어졌다고 책망하시지 아니하시고, 그들에게 찾아오시고, 믿음을 북돋아 주신다는 것입니다.

이런 크게 상실한 마음 상태에 있을 때에는 스스로 주님을 찾아갈 힘도 마음도 없습니다.

주님이 찾아오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 동행해 주십니다. “예수께서 가까이 이르러 그들과 동행하시나”(눅24:15).

시편 34:18절에도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를 가까이 하시고, 충심으로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도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 여러 가지 이유로 실망, 슬픔, 낙심한 상태라면 주님은 찾아오셨습니다.  

그러나 두 제자들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영적인 눈이 가리어져서 예수님인줄 알아보지 못한 것처럼 우리도 그러기 쉽습니다.  

말씀을 풀어주실 때 예수님을 알아보게 되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몰라본 상태에서 골고다 언덕 위 십자가에서 예수님께서 못 박히신 일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뭐, 여자들이 다시 살아났다고 하는데---” 하면서 의심쩍어 했습니다.

그 때에 예수님께서 두 제자들을 책망하였습니다.

“미련하고 선지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마음에 더디 믿는 자들이여, 그리스도가 이런 고난을 받고 자기 영광에 들어가야 할 것이 아니냐”(25,26)

그리고 구약 성경 말씀을 통하여 설명하여 주셨습니다. 그 구약 성경 선지서에 이미 예언되었음을 명백히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모세 오경과 모든 선지자의 글로 시작하여 모든 성경에 쓴 예수님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말씀을 풀어주실 때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제자들의 마음이 뜨거워진 것입니다(32). 여러분도 말씀을 풀어주는 설교 말씀을 들을 때 마음이 뜨거워지십니까? 매우 큰 은혜를 받으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함께 식사하시며 떡을 떼어 주실 때에 그들의 가려졌던 눈이 떠져서 예수님이 보였습니다! 성경 말씀을 풀어 줄 때 간절한 마음으로 들으면 결국에는 주님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성경 말씀은 주 예수님을 증거하는 책이기 때문입니다(요5:39).

우리 모두가 말씀 안에서 머리가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뜨거워지고, 결국에는 주 예수님이 보이는 은혜가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지금 주님이 우리 가운데 베풀고 계신 회복입니다.

지금은 주님이 우리를 회복하시는 기간입니다. 우리 안에서 영적으로 잃어버린 것들, 식어진 것들, 멀어진 것들이 온전히 회복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