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19. 8. 4)

요한복음 강해(67)- 나를 더 사랑하느냐

<요21:25>

김 태진 목사

하나님과 그리스도인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우리가 하나님의 뜻대로 순종하여 사는 것입니까? 그것도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제일 우선적인 것은 아닙니다.

아니면 주님을 위하여 무엇인가 큰 일을 하는 것이겠습니까? 그것도 중요하지만 제일 우선적인 것은 아닙니다. 기도를 많이 하는 것이겠습니까? 자기 자신을 위하여 가족을 위하여, 요사이같이 어려운 때에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기도하고, 교회를 위하여, 목사님을 위하여 기도하고---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주님이 우리 안에서 찾으시는 제일 우선적인 것은 아닙니다.  

주님이 우리 안에서 찾으시는 가장 우선적인 것은, 바로 우리가 ‘주님을 다른 사람보다, 또 다른 것보다 더 사랑하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주님을 사랑하는가 하는 것이 확인될 때, 그 다음으로 순종하고, 이런 저런 주님의 일, 교회의 일과 봉사도 하고, 또 기도하는 것이 바른 순서이고, 이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고 향기가 나게 됩니다.

지난 주일에 앞 구절을 보면서 주님께서 실망하고 낙심되어 옛 생활인 어부로 돌아간 제자들을 찾아오신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이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에 죽으심을, 예수님의 미리 해 주신 말씀을 믿고, 담대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갔던 잘못을 꾸짖지 아니하시고, 치유해 주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주님이 직접 찾아가셔서, 다정하고 여전히 신뢰를 하고 있다는 어투로 그들에게 말씀하시고, 물고기 153 마리를 잡게 하시어, 예수님의 신적 권세를 나타내 주시고, 함께 아침식사를 하시며 그들과 좋은 교제를 하셨습니다. 이런 시간을 통해서 제자들은 많은 치유와 회복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 오늘 본문에서는 예수님께서 수제자 베드로에게 사명을 주시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사명을 주실 때, 세 가지 질문을 하시고 나서 사명을 주셨습니다.

첫째,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물으셨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요21:15) 먼저 주님을 사랑하는지 물으셨습니다. 주님께서 ‘사랑하느냐’ 라는 질문은 현재형입니다. ‘지금(now) 주님을 사랑하느냐’라고 물으신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대답하기를, “그 전에는 뜨겁게 사랑하였지만, 주님 앞에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은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면 그는 사명을 받을 자격이 없었습니다.  

또 “주님을 사랑하지만, 여기 나와 함께 어려울 때나 슬플 때나 좋을 때, 고락을 함께 하였던 이 동료보다는 덜 사랑합니다”. 혹은 “우리 가족, 남편이나, 자식, 손주보다는 더 사랑하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는 재물(돈)을 더 사랑합니다. 나는 내 일생에 이루고 싶은 나의 꿈과 비전, 나의 일이나 사역을 더 사랑합니다. 그래서 사실은 그것들에 신경과 시간과 물질 등을 더 쓰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면, 그는 사명을 받을 자격이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우리 안에서 주님 보다 우리 주변의 다른 어떤 사람, 특히 가족이나 절친, 동료들을 더 사랑하는 마음이 있지 않은지, 우리의 일, 비전, 또는 돈을 더 사랑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처음 사명을 주실 때에만 주님에 대한 더 큰 사랑이 있는지 점검하지 아니하시고, 언제나 이것을 확인하십니다. 요한계시록 2장, 3장에 나오는 7대 교회 중에 첫 교회인 에베소 교회의 문제를 아시고 “너의 첫 사랑을 잃었도다”라고 지적을 하셨습니다. 이 에베소 교회는 주님의 인정하심과 칭찬받을 만한 요소가 여러 가지 있었습니다. 주님도 먼저 그것을 칭찬하셨습니다.

“내가 네 행위와 수고와 네 인내를 알고, 또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아니한 것과,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들을 시험하여 그의 거짓된 것을 네가 드러낸 것과, 또 네가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아노라”(계2:2,3).

이 교회는 열심히 있고, 많은 교회 행사가 있었고, 영적 분별이 있어서 악한 자를 용납하지 아니하고, 자칭 사도라는 자를 시험하여 그가 거짓된 자라는 것을 드러낼 만큼, 말씀과 기도에 열심히 있는 교회였습니다. 또 힘든 고난이 있었지만, 참고 견디고, 그런 여건에서도 게으르지 아니한 교회였습니다. 좋은 교회였습니다.

그러나 주님에 대한 처음 사랑을 버린 것은 이 모든 것으로 대치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만일 이 교회가 주님에 대한 처음 사랑을 회복하지 아니하면, 주님께서 “내가 네게 가서 촛대를 옮기리라”(5)고 단호히 말씀하셨습니다. 처음 사랑을 잃어버린 교회는 주님의 촛대, 즉 교회로서의 사명이 곧 옮겨질 교회입니다.

우리는 주의 종이 되어 목회를 하던, 주님의 교회에서 여러 가지 봉사를 하던,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다른 어떤 사람보다 더 커야 하고, 다른 어떤 것을 사랑하는 것보다 주님을 사랑함이 더 커야 합니다.

내 어린 양을 먹이라

그런데 베드로는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15)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자 주님은 “내 어린 양을 먹이라”고 하셨습니다.

앞으로 베드로에게 맡겨주실 성도들, 양을 먹이라 하시지 아니하시고, 주님의 어린 양, 곧 “내 어린 양”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모두는 서로 서로를 바라보며 ‘주님의 어린 양’이라고 귀하게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또 내 어린 양을 먹이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곧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 영혼의 양식이기 때문에, 그 말씀을 잘 먹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주님의 양들에게 잘 먹이는 것은 가장 우선적으로 주의 종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두 번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예수님께서 두 번째 질문을 베드로에게 하셨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두 번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하고 물으시자 베드로는 그의 마음에 있는 진심을 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내 양을 치라”(take care of my sheep).

이번에는 내 양을 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양을 돌보라’는 의미입니다. 영혼들을 잘 돌보는 것을 사명으로 주셨습니다. 양들이 힘들어할 때, 어려워 할 때에는 위로해야 할 것입니다.

양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돌아보거나, 위하여 기도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양들은 길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양 한 마리를 잃어버렸다는 내용의 비유의 말씀을 하셨습니다(눅15:1-7). 그 때에 양을 찾아 나서야 할 것입니다.

또 양들을 훔쳐가려는 도둑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잘못된 가르침으로 양들을 미혹하게 하는 집단들,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자들로부터 양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저도 이런 마음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세 번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물으셨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17)

베드로는 세 번이나 같은 내용의 질문을 하셨기에 근심하며 대답하였습니다. “주님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 양을 먹이라”(17)

예수님께서 세 번 “사랑하느냐” 라고 물으신 것은, 베드로가 세 번 예수님을 부인했기 때문에, 그의 마음 안에는 죄송스런 마음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의 마음에는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도 사라지지 않고 내재해 있었습니다.

베드로로 하여금 주님을 사랑한다는 말을 세 번 주님께 직접 고백함으로써, 그의 마음에 더 깊은 곳에 있는 주님 사랑하는 마음을 솟아나게 하고, 견고하게 하려는 의미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첫 번째, 두 번째 사랑하느냐라는 질문을 ‘아가페 사랑으로 사랑하느냐’라고 질문했습니다. 이 아가페 사랑은 초월적이며 희생적인 사랑입니다. 하나님만이 할 수 있고, 하나님만이 보여주신 사랑입니다.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이런 사랑으로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실 때, 베드로는 오직 ‘필레오 사랑’ 즉 동료적 사랑을 한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솔직한 대답을 하였습니다.

세 번째는 ‘네가 나를 사랑(필레오)하느냐’ 라고 물으셨습니다. 주님은 베드로가 그 당시 어떤 사랑으로 주님을 사랑하는지 다 아셨습니다. 베드로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두 번이나 사랑(아가페)하느냐고 물으신 것은, 언젠가 그가 시간이 지나면 성숙해져서 아가페적 사랑으로 주님을 사랑하게 될 것이며, 그런 깊은 사랑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도 지금 주님 앞에 ‘주님 사랑합니다’라고 세 번 진심으로 고백하면 좋겠습니다.

나를 끝까지 따르라

그런데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라.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 가리라”(18)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베드로가 젊은 나이에는 자신의 원하는 곳으로 갈 것이지만, 늙은 나이가 되어서는 손을 벌리게 되고, 다른 사람이 그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 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즉 순교를 당할 것이라고 예언하신 것입니다.

터툴리안이라는 초대교회 교부는, 베드로가 바울과 함께 로마에서 순교 당했다고 말했고, 유세비우스라는 역사가는, 베드로가 ‘내가 어찌 예수님과 똑같은 모습으로 십자가에서 죽으리요’ 하며, 머리를 거꾸로 아래로 두는 십자가형을 자청해서 받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너는 나를 따르라

베드로는 궁금한 것이 있었습니다. 요한이 어떻게 주님 앞에 쓰임 받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요한이 거기에 있었고 주님을 따르는 것을 보니, 생각나서 예수님께 물은 것입니다. 아마 요한은 최후의 만찬에서 주님의 품에 기대어 앉아 “주님, 주님을 파는 자가 누구이리까”(요13:25)라고 물었던 것이 생각났을 것입니다. 그 때에 주님께서 요한에게 그가 누구인지 은밀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26).

이처럼 주님과 친밀한 관계에 있었던 요한의 앞날에 대하여 궁금했을 것입니다. 아마 요한의 앞날에 염려가 되었을 수도 있고, 혹 자기보다 더 크게 쓰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물론 제 상상입니다. 어쨌든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사옵나이까”(21)라고 물은 것입니다. 그 때에 주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올 때까지 그를 머물게 하고자 할지라도 네게 무슨 상관이냐, 너는 나를 따르라”(22).

우리도 그래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을 의식하여 그들이 어떻게 주님에게 쓰임 받고, 얼마나 큰 사역을 하고, 어떤 좋은 일이 있게 될 것인가 등등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오직 ‘다른 사람의 앞날과 쓰임 받는 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 오직 나는 나를 부르신 주님만을 따르리라’고 생각하여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 ‘다른 사람이 직분(권사, 안수집사, 전도사, 강도사, 목사)을 받으니 나도 받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부르심에 충성할 뿐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아가서 상벌 심판을 받게 되는데, 그 때에 크고 많은 일을 한 사람만이 큰 상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 보시기에, 하나님 말씀에 어긋난 악한 일을 하지 않고, 각자 하나님이 하게 하신 그 일에 충성한 분량에 따라 상을 받게 될 것입니다.

마태복음 25장16-30절의 달란트 비유에서, 두 달란트를 받은 자가 두 달란트를 남겼을 때와, 다섯 달란트를 받은 자가 다섯 달란트를 남겼을 때에 주님으로부터 똑같은 칭찬이 있었습니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니 내가 많은 일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마25:21; 23). 

(다른 사람을 어떻게 인도하고 사용하든지) “네게 무슨 상관이냐 너는 나를 따르라!” 

오늘 다시 우리가 주님을 사랑하는 것을 고백합시다. 주님의 사랑이 다시 충만해 지시기 바랍니다. 또 이 처음 사랑으로 평생 사시기 바랍니다.

그럴 때 우리의 삶과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아름다운 향기가 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