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예배설교(2019. 7. 28)

요한복음 강해(66)- 다시 찾아와 회복시키시는 예수님

<요21:1-14>

김 태진 목사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에 하나가 ‘회복’(recovery)입니다. 건강의 회복이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재정적 회복이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 회복이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적인 회복이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오늘 본문 속에 예수님의 제자들도 영적인 회복, 곧 주님과의 회복과 그들의 사명의 회복이 필요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때의 그들의 상태는 실망과 낙심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실망하였을 때는 마음에 큰 슬픔과 낙심하는 마음이 옵니다. 그래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실망감이 너무 커서 낙심이 깊어지면, 우울증이 찾아오게 됩니다. 우울증은 빨리 회복되어야 합니다. 최근에 어느 유명 정치인이 스스로 세상을 떠난 것도 우울증이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실망 가운데 있었던 제자들:

그러나 어떤 실망감은 때로 신앙적인 측면에서 유익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감입니다. 제자들은 몇 가지 면에서 실망감을 크게 가지게 되었습니다.

첫째, 제자들은 자기들의 기대와 희망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 때문에 실망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만나서 따라다니며 보니, 예수님을 통하여 구약 성경에 예언된 구세주(메시아) 만이 일으킬 수 있는 놀라운 역사와 기적이 많이 일어났고, 그 선포하시는 말씀이 영이요 생명의 말씀이었으며, 권세 있는 새 교훈이라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스라엘을 로마의 식민지 상태에서 회복시킬 수 있는 강력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예수님과 함께 이스라엘의 회복을 꿈꾸어 왔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따랐던 수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마음이 변하여 “없이 하소서 없이 하소서 그(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요19:15)라고 외치며 예수님을 죽여 달라고 빌라도에게 요청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빌라도 총독의 최후 결정에 힘없이 죽어간 예수님을 바라보았던, 제자들은 자신들의 꿈과 희망이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이 굳게 믿고 따랐던 예수님이 죽으심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 같아 보이니까, 그들은 매우 실망했고, 희망을 잃어버렸습니다.

이와 달리 예수님은 고난과 십자가를 통해 많은 영혼을 구원할 것이라는 희망으로 수치와 고통을 참고 죽으셨습니다.

둘째, 제자들은 자기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고 스스로 실망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수제자인 베드로는 예수님 앞에서 장담했습니다. “모두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결코 버리지 않겠나이다”(마26:33)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35)라고 장답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바로 예고하였듯이, 그는 그날 밤 닭이 울기 전에 세 번 예수님을 부인하였습니다(69-75). 베드로 자신은 의리 있고 용감한 제자라고 생각하였으나,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다른 제자들도 예수님이 십자가에 끌려가고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에 가까이 가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의 제자라는 것이 드러나면 자신들도 잡혀갈까 두려워서, 처음에는 멀리서 사람들 사이에서 묻혀 따라갔습니다.

그들은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육신을 입고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택함 받은 제자들이라는 자부심은 온데 간데 사라졌고, 자기 자신의 초라하고 나약한 진면목을 알게 되어 스스로에게 실망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들이 활동하였던 디베랴 호수로 가서, 그들의 옛 직업인 어부의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디베랴 바다는 ‘갈릴리 바다’(6:1), ‘긴네렛 바다’(민34:11), ‘게네사렛 호수’(눅5:1)등으로 불려 졌습니다.

이 일에 앞장 선 제자도 역시 베드로였습니다. 그가 먼저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요21:3) 하니, 다른 제자들도 “우리도 함께 가겠다”라고 말하며 합류했습니다.

그렇게 실망감에 젖어, 아무 희망 없이 ‘그저 고기나 잡아 먹고 살아야 겠다’ 는 마음으로 옛 생활로 돌아간 것입니다. 그 날 밤새 고기를 잡아보았으나 아무 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런 것입니다. 

찾아오신 예수님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이 찾아오셨습니다. 날이 새어갈 때에 예수님께서 바닷가에 서 계셨습니다. 그렇지만 제자들이 예수님이신 줄 알지 못했습니다(4).

예수님께서 “얘들아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5)라고 부모가 아이들을 부르듯이, 혹은 나이든 이가 젊은이를 친밀하게 부르듯이 불렀습니다.

“없나이다”라고 제자들이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고기를 잡도록 인도하셨습니다.

“그물을 배 오른 편에 던지라 그리하면 잡으리라”(6).

밤새 잡지 못했는데 그물을 배 오른 편에 던지면 잡게 될까요? 네, 제자들이 그 말씀에 따라 배 오른 편으로 던지니 물고기가 들 수 없을 만큼 잡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주님만이 할 수 있는 기적을 일으키도록 하시며 찾아오셨습니다.

그 때서야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그 제자, 곧 요한이 먼저 예수님이심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주님이시다”(7)라고 말했습니다.

그 소리에 베드로는 즉시 겉옷을 두른 후에 바다에 뛰어내렸습니다. 역시 요한은 영적으로 민감하여 예수님을 먼저 알아보게 되었고, 베드로는 행동에 빠른 제자였습니다. 다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같았습니다. 각각 조금 다르게 표현되었습니다. 우리도 그럴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스타일입니까? 

어떤 면에서 제자들은 그들이 예수님을 보았던 예루살렘에서 시골 자기 고향으로 떠나왔습니다. 예수님이 죽으시고, 부활하신 곳을 나누고 멀리 떠나 온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곳까지 그들을 찾아오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찾아오셔서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하는 것을 들었을 때 느꼈던 분노감을 표현하거나, 제자들이 예수님이 잡혀가고 십자가를 지실 때에 숨어버리고 거리를 두었을 때 느꼈던 배신감을 표현하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더 정확히는, 예수님은 베드로나 제자들의 그 모습에 분노하셨거나 배신감을 느끼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연약하여 그럴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아셨습니다. 베드로가 정말 다른 사람이 다 예수님을 부인해도 자기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그대로 믿지 않으셨습니다. 베드로는 부인하고 넘어질 것을 아셨습니다. 베드로를 베드로 자신보다 더 잘 아신 예수님입니다. 제자들이 두려워하여 숨을 것을 아셨습니다. 그들의 연약함을 다 아시고 계셨습니다.  

이렇듯 주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다 아시고, 그 점을 긍휼히 여기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처음부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모습대로 살고 성숙한 모습으로 살기를 기대하지 않으시고, 때로 넘어지기를 반복하다가 점차로 성장 성숙할 것도 아십니다.

혹 우리가 마음으로 실망하고 낙심되었고 힘들어 넘어져 쓰러져 있다면, 주님이 찾아오시는 복된 시간이 속히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의 긍휼하심을 받고, 우리에게 필요한 도움을 받기 위하여, 우리를 가장 잘 이해하시고 긍휼히 여기는 주님 앞으로 언제나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히4:16).

지금 주님이 앉아 계신 보좌는, 잘못한 것을 지적하고 합당한 벌을 내리는 심판의 보좌가 아니라, 긍휼이 여기고 용서하는 ‘은혜의 보좌’입니다! 

회복시켜 주시는 예수님

물고기가 너무 많았고 물고기들이 그물에서 도망하려했습니다. 그 배는 육지에서 오십 칸(90m) 쯤 떨어져 있었기에, 작은 배를 타고 가서 그물을 끌고 육지까지 옮겨왔습니다.

육지에는 이미 숯불이 있었습니다. 숯불을 보자, 베드로는 어떤 생각을 가졌겠습니까?

바로 얼마 전 대제사장의 뜰에 불이 피워져 있는 상황에서 예수님을 부인한 것을 기억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아픈 상처의 기억을 바꾸시려고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숯 불 위에 생선이 있었고, 떡도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상하게 배려하여 밤새 고기를 잡느라 시장하고 지친 그들을 위하여 친히 마련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지금 잡은 생선을 좀 가져오라”(10)하셨습니다. 식탁이 더 풍성해 졌습니다.

예수님께서 “와서 조반을 먹으라”(12).

제자들은 다 주님이신 줄 알았기에 “당신이 누구냐” 라고 감히 묻는 자가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떡을 가져다가 제자들에게 떼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생선도 가져다가 제자들에게 나누어주셨습니다(13).

이렇게 배고픈 시간에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좋은 분위기가 이루어지고, 서로 친밀한 교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 씩 제자들이 예수님에게 가졌던 죄송스런 마음이 많이 없어졌을 것입니다. 아픈 기억의 치유입니다.  

물고기 153마리

잡은 물고기는 153마리였습니다. ‘모나미 볼펜 153’ 기억하시지요? 고기라는 단어의 헬라어는 ‘ixous’로서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 구주’라는 헬라어 단어의 첫 글자를 모은 것입니다. 이 표시가 있으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라는 것을 나타내는 상징이었습니다.  

이 물고기 153마리에 대하여 여러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

어거스틴(Augustine)이라는 신학자이자 성자(聖子)는, ‘율법을 상징하는 ‘10’을 구약으로, 성령을 상징하는 숫자인 ‘7’을 신약으로 보고, 이 둘을 합한 수인 17에 이르기까지 1부터 더해 나가면 (1+2+3+4+5+ ---17) ‘153이라는 숫자가 나오는 것을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153이라는 숫자는 구약과 신약의 시대에 하나님의 선택적 은혜를 힘입어 구원을 얻게 될 자들의 숫자를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또 알렉산드리아의 시릴(Cyril)이라는 분은, ‘100을 이방인의 수로, 50을 유대인의 수로, 3을 삼위일체 하나님의 숫자’로 보는 해석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방인과 유대인들이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어 구원을 얻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습니다.

또 히어론(Hieron)이라는 분은, ‘고대 동물학자들은 생선을 153 종(種)으로 분류했는데, 본문에 나와 있는 ‘153’이라는 숫자는 인류 전체의 인종을 상징한다’고 해석했습니다.  

‘153’이라는 숫자에는 더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숫자는 주님의 깊은 마음에서 나온 숫자입니다.

‘물고기 153마리’라는 것은 의미 없는 우연의 숫자가 아닙니다. 이는 제자들을 통해 구원받을 사람들의 숫자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이 처음 예수님을 만났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을 보시고,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마4:19)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들의 잘못으로 인해 자신들을 향한 그 주님의 약속과 사명이 끝났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마음을 아시고, 제자들이 153마리나 되는 물고기를 잡게 하신 것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처음하신 약속의 말씀을 주님께서 이루어지게 할 것이며, 더 크게 이루게 하실 것이라고 제자들에게 확신을 주시는 것입니다!  

주님은 회복의 하나님이십니다. 주님은 우리의 잃어버린 여러 가지를 회복하여 주십니다. 심지어 그 중에 자신의 잘못이나 죄로 인해 넘어지고, 주님으로부터 멀어진 사람들도 회복시켜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은사)이나 부르심은 철회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고마운 선물과 부르심은 철회되지 않습니다”(롬11:29, 표준 새 번역)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느니라”(개정개역판). 

이러한 주님의 회복의 역사가 우리에게 깊이 임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