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19. 6. 23) 

요한복음 강해(61)- 예수님의 고난 받으시는 모습

<요18:1-18>

김 태진 목사

어두움과 환난을 창조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은 빛도 짓고 어둠도 창조하시며, 평안도 지으시고 환난도 지으신다고 말씀합니다.

“나는 빛도 짓고 어둠도 창조하며 나는 평안도 짓고 환난도 창조하나니 나는 여호와라 이 모든 일들을 행하는 자니라 하였노라”(사45:7)

흔히 어두움이나 환난은 사단 마귀가 짓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이 어두움과 환난도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창조하신다고 말씀합니다. 어떤 때는 하나님이 어두움과 환난을 허용하실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밝을 때, 곧 기쁘고 희망이 넘치는 때도 있지만, 암울하고 어두울 때도 있고, 평안할 때도 있고 환난을 당하여 힘든 때도 있습니다.

우리가 빛의 기간을 지날 때, 또 평안의 때를 지날 때는 큰 어려움 없이 지납니다. 그렇지만 우리 인생의 어두울 때, 환난의 때에는 여러 모양으로 그 기간을 통과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우리가 이 기간을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라, 그 후의 삶이 달라집니다.

어두움의 때, 환난의 때를 잘 통과하면, 그 이후에 훨씬 더 좋아지고 성장, 성숙하게 됩니다.

며칠 전 비가오고 바람이 불었습니다. 비 오는 날은 우중충하고 습도가 높아서 별로 좋지 않습니다. 불편합니다. 그렇지만 비가 온 후에 가까운 동산에 가보니 나뭇잎들이 더 푸르러졌고, 풀들이 부쩍 자랐고, 들꽃들이 화사하고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그와 같은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어두움과 환난의 때를 잘 보내는 것입니까? 가장 잘 보내신 분이 누구입니까? 바로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어두움과 환난의 때를 가장 잘 보내셨습니다. 100점 만점으로 보내셨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본받는다면, 가장 좋은 모습으로 보내게 될 것이며, 후에 가장 좋은 것을 보상받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이 고난당하시는 모습입니다. 이제 십자가에서 죽으실 시간이 거의 다가왔습니다. 이 시간은 예수님에게 가장 부담스럽고,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운 시간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이 여러 어려움을 당할 때에 보통사람과 매우 달랐습니다. 우리는 놀라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저 모습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취해야 할 모습이다’라고 생각하며 ‘나도 본받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고난당하는 모습을 자세히 보시겠습니다.  

순종하여 고난을 받으시는 예수님

예수님은 고난 받으시고 십자가에 죽으셔야 한다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아버지의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이자 예수님의 사명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고난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미 제자들에게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 삼일에 살아나야 한다”(마16:21)고 말씀하신 바 있었습니다.

우리도 그래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고난이 오지 않기를 바라고, 고난이 왔다고 해도 빨리 해결되고 지나가기를 바랍니다. 그럴 수 있으면 그렇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 피할 수 없고, 빨리 지나가게 할 수 없는 경우, 하나님이 허용해서 온 것 같이 판단되는 그런 고난이라고 하면 순종하여 받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을 많이 양(sheep)으로 비유합니다. 예수님이 고난 받으시는 모습을 이사야 선지자는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양이 잠잠하고, 입을 열지 아니한 모습과 같다고 예언하였습니다.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과 털 깍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 같이 그의 입을 열지 아니 하였도다”(사53:7) 

예수님은 고난당하실 때 입을 열어 원망하지 아니하셨습니다. 또 누구 탓하지 아니하셨습니다. 또 고난을 주는 그 당사자를 위협하지 아니하셨습니다.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양처럼 반항하지 않으셨고, 주인이 양털을 온통 다 밀어 깍으려 하여도 그저 잠잠히 당하는 것처럼 그렇게 받으셨습니다. 이 모습이 온전히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고난을 받으시는 모습입니다.

우리도 그리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 반대가 염소의 모습일 것 같습니다. 염소는 끌고 가려하면 버티고 저항합니다. 예수님께서 마지막 때에 양과 염소로 나눈다고 하셨는데, 우리는 양에 속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고난과 십자가에서 죽으심을 받아들이시고 스스로 자원해서 순종하여 받으셨던 것처럼 그렇게 받으셔야 합니다.

자원하여 적극적으로 고난을 받으시는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시는 것을 마치시고, 또 유월절 식사를 마치시고, 제자들과 함께 기드론 시내 건너편으로 건너가셨습니다. 이 기드론 골짜기는 구약 시대에 우상들이 불태워지던 곳이며(삼하15:13), 다윗의 아들 압살롬이 반란을 일으키자 다윗이 반란군을 피해 건너던 곳이었습니다(삼하15:23). 또 그 골짜기는 유월절 등 절기가 되면 수 십 만의 제물이 죽임을 당하고 제단에 바쳐질 때 피가 시내같이 흐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수난과 연관된 골짜기로 스스로 들어가심으로 모든 수난, 고난에 스스로 참여하러 가신 것입니다. 또 예수님은 자신을 잡으러 오는 사람들을 보고 도망하지 않으시고, 그들에게 “나아가 이르시되 너희가 누구를 찾느냐”(요18:4)하시며 자신을 그들 앞에 드러내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나사렛 예수를 찾는다고 하니 “내가 (너희가) 찾는 그니라”(5)하며 자신을 밝혔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의 권세로서, 하늘의 군대를 동원하여, 그깟 작은 숫자의 군대를 능히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권세를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잔을 내가 마시지 아니하겠느냐”(11)하며 스스로 결단하여 아버지께서 주시는 잔, 곧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을 받으셨습니다.  

우리는 성경 말씀 혹은 하나님의 뜻을 듣고, 알아도 우리가 순종해야 합니다. 우리가 스스로 순종해야 그 말씀과 뜻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작은 것, 쉬운 것은 순종하기 쉽지만, 어려운 것, 손해가 되는 것, 스스로 보기에 영양가 없는 것같이 보이는 것은 순종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려움과 고난, 환난을 피하려고 하고 어찌하던지 모면하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피해지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과 고난이 왔을 때, 기도를 더 하게 됩니다. 당연히 그래야 할 것입니다(약5:13).

대부분은 ‘이 고난을 속히 해결해 주시고, 빨리 지나가게 해 주옵소서’라고 기도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원하는 만큼 속히 그 고난과 문제가 해결되거나 지나가지 않는 고난이라면, 우리는 “이 고난 중에 잘 견디게 하시고, 고난 중에 나 자신을 더 잘 바라보게 하시어 점검하게 하시며, 하나님을 더 바라보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는 기간이 되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여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 적극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고난, 환난을 받는다면, 또는 어려움과 고난을 알고도 스스로 그것을 감수하며 그 가운데 행한다면, 우리는 주님을 기쁘시게 합니다. 또 고난도 조금 덜 힘듭니다. 과거 대중목욕탕에서 어린이들이 뜨거운 물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또 고난, 환난도 더 빨리 지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좋은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고난 중에 정체성을 잃지 않으시는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고난 받으실 때,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누구를 찾느냐” 물었습니다. 그 때에 그들이 대답하였습니다. “나사렛 예수라”(5) 그 때에 예수님께서 “내가 그니라”(5) 하셨습니다.

‘내가 그니라’라는 말씀은 그저 단순한 대답이 아니었습니다. 구약 시대에 모세에게 하나님이 자신을 나타내실 때 “나는 ---이다” (혹은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하며 자신을 나타내시었습니다. 이와 동일한 표현으로 예수께서 헬라어로 ‘에고 에미’ 곧 ‘나는 스스로 있는 자’라는 형식으로 자신의 신(神)적 권위를 표현하신 것입니다.

이 예수님이 하시는 고백을 듣자 “그들이 물러가서 땅에 엎드려 졌습니다”(6). 예수님의 신적 권위 앞에 뒤로 물러갔고, 엎드려 졌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완전한 하나님이시자, 인간의 몸으로 오신 완전한 인간입니다. 원래 정체성은 완전한 하나님이십니다. 그 원래의 정체성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우리도 고난당할 때 우리의 정체성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가 고난을 당할 때에 우리는 작심하기 쉽습니다. 상황과 환경이 너무 어려워지니까, 그것을 보고 우리는 ‘나는 실패자다’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진정한 정체성은 상황과 환경에 좌우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정체성은 하나님이 보시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리스도 안’(In Christ)에서 어떻게 변화시키셨는지, 또 우리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알고, 그것이 우리의 진정한 정체성으로 믿고 주장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죄 사함, 용서를 받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영생을 얻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창조된 새 피조물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살리심을 받았고, 주님과 함께 하늘 보좌 우편에 앉아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예수님과 공동 상속자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행한 대로 하늘의 상급을 받을 사람들입니다.  

믿음의 소망가운데 고난을 받으셨습니다.

예수님은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셨다고 말씀합니다. 그 기쁨은 십자가 죽음 이후에 오는 많은 사람의 구속, 곧 죄 사함, 영생입니다. 이렇게 말씀합니다.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히12:2) 

우리도 그리하여야 합니다.

이 고난 이후에 하나님은 이 모든 것을 반드시 좋은 것으로, ‘선’(goodness)으로 바꾸신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8:28) 

이 고난과 환난을 통과하면, 우리가 ‘인내’가 생기고,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 된다고 말씀하시는데, 우리가 믿어야 합니다.

약1:2-4에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 

마지막 때에 ‘흰 옷 입은 자’가 됩니다.

사도 요한이 하늘로 올라가, 하나님 보좌 앞에 모인 흰 옷 입은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하나님 보좌 앞에 모여서 종려가지를 들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었습니다.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나와 흰 옷을 입고 손에 종려가지를 들고 보좌 앞과 어린 양 앞에 서서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계7:9,10) 

하늘의 장로가 물었습니다. “흰 옷 입은 자가 누구이며 또 어디서 왔느냐?”

사도 요한이 모른다고 하니 대답해 주었습니다.

“이는 큰 환난에서 나오는 자들인데 어린 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희게 하였느니라”(14) 

우리가 받는 환난이 우리로 하여금 깊은 회개를 하게하며, 그래서 우리를 흰 옷 입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서 영원히 찬양, 경배하기에 합당한 자로 만들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