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19. 6. 16)

요한복음 강해(60)-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소서

<요17:16-26>

김 태진 목사

우리를 위해 중보기도(청원)하신 예수님

요한복음 17장은 예수님께서 하나님께 올리신, 매우 중요한 중보기도의 내용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죽음과 그 이후 하늘로 올라가심을 앞두고 하나님께 올린 기도는, 하나님께서 다 받으셨고, 다 응답하셨으며, 인간의 시간 차원으로 보면, 이미 이루어진 것도 있고,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있고, 앞으로 이루어질 내용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일곱 가지를 하나님께 청원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보존’해 주실 것을 하나님께 청원하셨습니다. “--- 거룩하신 아버지여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들을 보전하사 우리와 같이 그들도 하나 되게 하소서”(요17:11).

예수님께서는 믿는 자들에게 ‘기쁨’이 있기를 위하여 기도하셨습니다. “내 기쁨을 그들 안에 충만히 가지게 하려 함이니이다”(13). 또 ‘악에게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셨습니다. “다만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인함이니이다”(15). 이 세상이 믿는 자를 미워하고, 이 세상이 악한 자에 속하여 많은 악과 죄와 불의가 행하여지고 있지만, 예수님은 이러한 세상에서 그들을 데려가시겠다고 기도하시지 않고, 이 세상에 있는 악에 빠지지 않도록 중보 기도하셨습니다.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또 믿는 자로 거룩하게 하시기 위하여 기도하셨습니다. “그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니이다”(17). 더 적극적인 기도입니다.

이 기도는 두 가지 차원에서 응답되었습니다.

‘이미’ 주님은 믿는 자를 주님의 피와 말씀으로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이 뜻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단번에 드림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거룩함을 얻었노라”(히10:10)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몸을 제물로 드리실 때, 보배로운 피가 흘려졌습니다. 그 피가 믿는 자들, 믿게 될 사람들을 ‘단번에’(한 번으로 영원한 효과를 내는, once for all) 거룩하게 하였습니다. 구약 제사 제도에서 짐승의 피가 뿌려지면, 죄가 사해지고 뿌림을 받은 것이 거룩하게 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피 흘림의 효과에 대한 모형과 그림자입니다(히8:5).

우리도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와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는 복음을 듣고 믿었을 때에, 그 피가 우리 마음에 뿌려졌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 뿌림을 얻기 위하여 택하심을 받은”(벧전1:2). 그래서 우리는 주님의 피로 거룩함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믿는 자를 거룩한 무리, 곧 성도(聖徒, saint)라고 부릅니다. 사도 바울은 많은 교리적, 윤리적, 행실로 문제를 가진 고린도교회를 향해서도 ‘거룩해진 성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 곧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라 부르심을 받은 자들과 --”(고전1:2).

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깨끗하다”(요13:10), “너희는 내가 일러준 말로 이미 깨끗하여졌으니”(요15:3)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복음의 말씀을 잘 듣고 믿음으로 받아드렸다면, 우리는 이미 깨끗해 졌습니다. 우리는 거룩해 졌습니다. 우리는 거룩한 무리, 성도 중 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계속 거룩해져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신분적으로, 위치적으로는 거룩해졌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실에 있어서는 아직 거룩하지 않은 부분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날마다 점점 더 생각과 행실에 있어서 거룩해져야 합니다. “오직 너희를 부르신 거룩한 이처럼,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벧전1:15)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진리의 말씀을 듣거나 묵상할 때, 그 말씀이 우리를 깨끗이 씻어주고 우리를 거룩하게 합니다(엡5:26,27). 이는 예수님께서 요한복음 17장 17절에서 “그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니이다”라고 기도하신 것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거룩해 지는 것, 이것을 성화(聖化, sanctification)라고 합니다. 성화는 예수님을 믿고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는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이는 하나님 보시기에 신분적으로 구별되었다는 의미에서의 성화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실제 삶에서 성화, 거룩해 지는 것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점점 더 성화된 삶으로 살기를 사모하시기 바랍니다.  

진리로 ‘거룩하게 한다’는 것에는 또 다른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어떤 거룩한 일을 위하여 따로 구별시킨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구약에 제사장을 세울 때, 즉 성별할 때에 기름을 부어 성별하였습니다. 이는 그 사람을 기름을 부어 하나님을 위하여 제사장의 일을 하게 하기 위하여 따로 구별시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신 것은, 진리의 말씀을 믿음으로 받으면, 그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따로 구별되어진다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들을 세상에 보내노라

예수님께서 그 다음 구절에 말씀하신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 같이 나도 그들을 세상에 보내었다”(18)라고 말씀하신 것이 이와 연관이 있습니다. 즉 주님의 피와 말씀으로 거룩하게 된 자들은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따로 구별된 자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악한 세상, 우리 믿는 자를 미워하는 세상, 죄에 빠지도록 유혹하는 이 세상을 사랑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만 세상을 등지며 살도록 부르심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믿는 자가 너무 소외된 곳에서 평생 세상을 등지고 두절하며 산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이 세상에 보내셨듯이, 예수님도 제자들을, 우리를 세상에 보내십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구별함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부르심을 받은 자입니다.

우리 이 세상에 살면서 많은 열매를 맺게 위해 살게 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요15장). 우리가 열매를 많이 맺으면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신다고 하셨습니다(요15:8).

우리는 이 세상에서 영혼 구원의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목적이 바로 이 열매를 많이 맺기 위함이었습니다.

영혼 구원의 열매는 가장 위대한 열매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살 것이 아니라,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 --- 너희는 세상의 빛”(마5:13,14)이라고 하셨습니다. 세상에서 소금처럼 음식에 꼭 필요한 것, 부패하는 것을 막아주는 그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또 이 세상에서 빛의 열매를 맺으며 살라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이 점점 어두워지고, 타락해 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때에 우리는 빛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빛의 열매, 곧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으로 열매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입니다(엡5:9). 세상 사람들이 악해져 갈 때, 그리스도인들은 반대로 착해져야 할 것입니다. 또 세상이 불의가 판을 칠 때, 그리스도인들은 더 의로워져야 합니다. 세상은 더 거짓되고 속이고 속고 하지만, 우리는 더 진실함으로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들로 하나가 되어 우리(삼위 하나님) 안에 있게 하소서

또 예수님은 우리가 “하나가 되어 우리(삼위 하나님) 안에 있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청원하셨습니다.

성부 하나님, 성자 예수님, 성령 하나님이 하나입니다. 이는 한 분(person)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님은 세 위격(person)으로 계시는데, 그럼에도 하나(oneness)이시다는 의미입니다.

예수님은 삼위 하나님이 하나이듯이, 우리가 서로 하나 되기를 기도하셨습니다.  

하나 됨은 하나님, 주님의 간절한 열망입니다. 그리스도인들로 교파, 교회, 국가를 넘어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많이 갈라져 있습니다. 교파 간에 서로 비판이 많습니다. 신학도 진보신학, 보수 신학, 오순절신학 등으로 나누어져서 서로 비판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교회 간에 경쟁이 심한 곳도 있습니다.

교회 내에서도 하나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린도 교회처럼, 서로 파당을 지어 나뉘어져 있고, 나는 어느 파(그룹)에 속하였다하며, 자기들만의 그룹으로 뭉치고 다닌다면 좋은 일이 아닙니다.

하나가 되기 위하여 우리는 서로 다름과 차이를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다름은 틀림이 아닙니다. 우리는 성격도 틀리고, 모양도 다릅니다. 우리는 취향도 다르고, 생각과 견해도 다를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생활 방식이 다르고, 신앙생활 방식이 다를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이 틀린 것이 아닐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틀린 것을 높은 곳에서 넓게 보면, 다양성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꽃이 한 가지가 아니라 매우 다른 모양이 있기에 좋은 것과 같습니다.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비판, 심판을 삼가야 할 것입니다. 비판하는 것처럼 분열시키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마7:1)고 말씀하셨습니다.

해주어야 할 바른 말이 있으면, 진리와 사랑 안에서 해야 할 것입니다(엡5:13).

믿음이 약한 자, 성경적으로 잘 모르고 하는 자가 하는 연약한 행실을 받아주라고 하셨습니다(롬14:1).

하나가 되기 위하여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겨야’(빌2:3)합니다.

우리는 서로 한 몸에 붙은 각 지체들이라고 인정해야 합니다(고전12:12).  

우리는 한 하나님 아버지를 섬기며, 같은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있습니다. 우리가 받은 세례가 똑같이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세례입니다. 우리는 같은 성령을 받았습니다(고전12:13). 

우리는 이미 하나된 것을 힘써 지키고(엡4:3), 실제적으로 더 하나 되기를 힘써야 합니다.  

하나님의 원대한 꿈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하나가 되어, 삼위 하나님 안에 있게 되는 것입니다(요17:21). 매우 놀랍습니다. 그 때에 하나님과 예수님, 그리고 성령님과 하나 되어 영원한 교제를 하게 될 것입니다!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그들에게 주었사오니

주님께서 주님이 받으신 영광(glory)을 우리에게 주셨다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받으신 영광은 원래 주님이 창세전부터 가지고 계신 하나님의 아들의 영광은 아닙니다.

여기서 받으신 영광이란, 예수님께서 고난과 십자가를 지고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뜻대로 인류의 구속을 다 이루시고 난 이후, 상급으로 받으신 영광입니다. 예수님은 그 영광을 우리에게 주셨다고 말씀합니다. 로마서 8장 30절에 이와 같은 표현이 나옵니다.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

하나님의 눈으로는, 우리가 이미 영화롭게 하셨고, 우리가 영화롭게 된 것을 보시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생명이 우리 안에 주어졌고, 이로 인해 하나님과 예수님을 알게 된 것도 영광입니다. 하나님과 주님이 우리 안에 계시고, 우리가 주님과 하나된 것이 영광입니다. 우리가 주님 안에 있는 많은 신적 속성들을 이 땅에서 누릴 수 있는 것도 영광입니다.

그렇지만 완전한 영광을 얻기 위해 주님이 고난과 십자가를 통하여 영광을 얻었듯이, 우리도 그 길 가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자녀이면 또한 상속자 곧 하나님의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함께 한 상속자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할 것이니라”(롬8:17).

하나님의 상속자로서, 이 땅에서 고난 후에 그리스도와 함께 상속의 영광을 받게 된다고 말씀합니다.

또 “우리가 주와 함께 죽었으면 또한 함께 살 것이요, 참으면 또한 함께 왕 노릇 할 것이요”(딤후2:11,12)

그날에 영화롭게 된 우리는, 햇빛보다 더 밝은 하늘에서, 영광스런 하나님과 또 영광으로 빛나는 주님을 얼굴과 얼굴을 마주보듯이 보게 될 것이며, 영원히 주님과 교제하며, 함께 다스리는 영광을 얻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