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18. 11. 25)

요한복음 강해(36)- 우리의 실로암 되신 예수님

<요9:1-12>

김 태진 목사

예수님을 제대로 알고, 예수님을 우리의 삶에서 경험하는 일은 가장 중요하고 복된 경험 중 하나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치유와 기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치유자이십니다. 그런 일이 많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병을 낫게 하는 일은 다른 종교에서도 일어나기도 합니다. 또 현대 의학적 기술로도 많이 치료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우리 ‘육신의 치료자’(healer) 이상으로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을 진정으로 아는 일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은 누구이십니까? 예수님은 신성을 가지신 하나님의 아들이시오, 하나님이 보내주시리라 약속한 메시야, 곧 온 세상의 구세주라는 사실입니다.

오늘 본문을 깊이 살펴보면, 단지 예수님이 육신의 눈을 고치신 분이라는 것을 말씀하려고 하는 것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구세주’라는 내용을 말씀하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하시고자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날 때부터 맹인 된 사람을 보셨습니다. 이는 우연히 보신 것이 아니라, 의도를 가지시고 주목하여 보셨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가 나면서부터 맹인이었기 때문에 매우 불편한 인생을 살았고, 삶의 의미와 소망이 별로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도 자기가 맹인으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에 대하여 슬픔과 탄식을 할 때가 많이 있었을 것입니다. 또 그가 인생을 살아가는 목적에 대하여 분명한 의미를 가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부모나 주변 사람들도 그러했을 것입니다.

그 부모나 그를 지켜 본 사람들이 자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의 부모는 ‘이 아이(사람)가 나면서부터 맹인으로 난 것은 부모인 우리 때문인가, 아니면 이 아이 때문인가?’라는 의문을 늘 가지고 있었지만, 그 해답은 알지 못했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그러하였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죄 때문에 그렇지, 부모의 죄 때문이야” “혹은 이 아이의 죄 때문이야”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그 말을 듣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오늘날도 많은 사람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죄 지어서 그렇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예수님을 찾아와 물어보았습니다.

“랍비여 이 사람이 맹인으로 난 것이 누구의 죄로 인함이니까 자기니이까 그의 부모니이까”(요9:2).

이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3)

예수님께서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을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지 않았는데, 우리에게 이미 태어날 때부터 부여되어 있는 인생의 큰 문제와 결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우리 정신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우리 환경이나 여건에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태어나서 바로 고아원으로 보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니면 매우 어렸을 때, 미국으로 입양 보내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부모 중 한 사람이 없는 상태로 자라게 된 경우도 있습니다.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으로 날마다 집안에서 가족들에게 폭력과 폭언을 행하는 가정에서 자란 사람도 있습니다.

또 우리가 원하거나 생각하지 못했는데 찾아오는 큰 고난이나 문제, 시험이 닥칠 때, 우리는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는가?”하고 의아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나, 우리)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쉽게 자기 자신을 정죄하지 말고, 자기 부모님을 정죄하지 말고, 또 다른 사람을 정죄하지 말고, 다만 우리는 “이 문제는 나(혹은 우리, 혹은 누구---)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함이다!”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이 말씀을 믿는다면, 믿음의 좋은 결과를 보게 될 것입니다. 

성 프란시스코(St.Francis)라는 중세의 영적 거장이 있습니다. 그는 부유하게 태어나 자랐습니다. 그러다가 젊은 나이에 전쟁이 일어나자 전쟁에 참여하셨습니다. 그 전쟁 중에 포로로 잡혀가서 큰 고생을 하였고, 그 후 교황을 위하여 싸우려 했지만, 중병을 앓게 되었습니다. 큰 부상을 당하고 후송되어 오랫동안 앓아 누워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때에 그는 하나님을 깊이 인격적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주님과 교통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가 동물, 식물과 교통하였다는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어떤 사람은 그를 평가하기를, ‘천 년에 한 번나오는 대성인(大聖人)’이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영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는 청빈과 겸손과 가난한 사람을 늘 도왔고, 문둥병자를 안아주는 등 실천적 사랑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가 그런 영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포로로 잡혀갔고, 중병을 앓은 것이 계기가 된 것입니다. 그 때에 하나님을 깊이 만난 것입니다. 그 때에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신 일을 보았습니다.

모세도 40세에 애굽의 궁궐에서 잘 자라, 잘하면 왕의 후계자로 왕이 될 수도 있는 좋은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자기 민족을 위한답시고 애굽 사람 한 사람을 죽이고 광야 척박한 곳으로 도망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40년간을 장인의 양을 치는 초라한 신세로 살면서 늙어버렸습니다. 그러나 힘과 지식과 젊음이 다 소진되었을 때, 그 때에 하나님을 깊이 만났습니다. 그가 절망스러운 40년간의 광야 기간이 아니었다면, 그는 하나님을 만나, 이스라엘을 구원하라는 하나님의 소명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 때에 하나님이 하신 일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안 좋은 일, 고난, 시험, 환난은 꼭 안 좋은 일만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시고자 함일 수 있음을 믿게 되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실로암 되신 예수님:

예수님께서 점점 예수님을 반대하는 세력들이 강해지고,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실 시간이 다가옴을 아시고, 하나님께서 주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신 목적, 곧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인류의 대속을 이루시는 일을 속히 수행하실 것을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때가 아직 낮이매 나를 보내신 이의 일을 우리가 하여야 하니라 밤이 오리니 그 때는 아무도 일할 수 없느니라. 내가 세상에 있는 동안에는 세상의 빛이로다”(4,5) 

그런 후에 그 맹인을 고치기 시작하셨습니다. 그 때에 주님이 치유하신 방법이 여러 사람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예수님께서 땅에 ‘침을 뱉어’ 진흙을 이겼습니다. 침이라면 우리는 더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고대사회에서나 그 당시에, 때로 침을 사용하여 병자를 치료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우리 가운데 벌레 물렸을 때 침을 바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침으로 ‘진흙을 이겼다’는 것은 중요한 영적 의미가 있습니다. 창세기 2:7에,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흙으로 사람의 모양(틀)을 만드시고, 생기를 불어넣으셨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나면서부터 맹인의 눈을 고쳐 보게 한다는 것은, 없는 눈의 기능을 창조하는 새로운 형태의 창조의 일이었습니다. 주 예수님은 창조주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 가운데 주님의 창조의 역사가 여러 방면에서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또 진흙을 이겨 그의 눈에 ‘바르신’ 일은 기름을 발라 성별하게 하는 것과 같이, 침으로 진흙을 이겨낸 것을 바르신 것은 영적으로 정화시킨 일이셨습니다. 구약에서 물로 정결하게 하였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나온 물(침)은 그 맹인을 정결하게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7)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실로암의 의미는 “보냄을 받았다”는 뜻입니다. 실로암 못은 예루살렘 남동쪽에 있는 길이 약 19m, 너비 약 6m되는 깨끗한 연못입니다. 실로암 못은 히스기야 왕 때에 앗수르의 산헤립이 그 성을 포위 공격해 올 것을 대비해, 그 당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인 식수를 확보하기 위해 성읍 밖 530m 떨어진 ‘기혼’(처녀의 샘)샘으로부터 이 실로암까지 암반을 뚫어 S 자형 터널을 파서 물을 흐르도록 하였습니다(대하32:30).

이번 이스라엘 성지 연구, 탐방에서도 우리 일행은 그 굴속을 지나가서 실로암 못까지 갔었습니다. 그 바위 속 어두운 수로 밑에 흐르는 무릎까지 빠지는 찬 물을 걸어서 지나면서 ‘어떻게 이렇게 단단한 바위를 길게 팔 수 있었나’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양쪽에서 파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중간에서 정확이 만났다고 합니다. 그것도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실로암’이라는 이름에는 또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창49:10에 야곱은 이렇게 예언합니다. “규가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통치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기를 실로가 오시기까지 이르리니 그에게 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로다”

이 때에 ‘실로’는 메시야 예수님을 암시하였습니다.

또 이사야 8:6에 이렇게 예언되어 있습니다. “이 백성이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을 버리고 르신과 르말라야의 아들을 기뻐하느니라”

곧 유다 백성들이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을 버리고 앗수르(르신과 르말라야)를 기뻐할 것이라고 말하며, 메시야로 오실 예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배척을 받을 것을 예언한 것입니다. 그대로 예수님께서 배척을 당하는 모습을 요한복음에서만 매우 여러 장에 걸쳐서 보게 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으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자’입니다. 예수님은 생수의 근원이십니다(요4:14). 그러나 그의 백성들은 이사야의 예언대로 예수님을 배척했습니다. 예수님은 영적 실로암이시며, 참된 실로암 못입니다. 예수님께서 그 실로암으로 맹인을 보내신 것입니다.  

맹인을 보내시면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였습니다. 그래서 이 맹인은 실로암 못에까지 가서 씻었습니다. ‘씼었다’라는 단어는 헬라어 단어로 ‘자기 몸을 닦다’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가 사용되었습니다. 눈만 있은 것이 아니라, 온 몸을 씻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전적으로 믿고 순종하였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렇지만 실로암 물이 그 자체로 치유의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직 주님이 그 곳에 맹인을 보내셨을 때 치유는 일어났습니다.

나아만 장군이 선지자의 말에 순종했을 때 나았듯이(왕하5:10-14), 주님의 말씀에 순종한 맹인은 나음을 얻었습니다.

그 결과 이 맹인은 “씻고 밝은 눈으로 왔더라” 밝은 눈, 곧 시력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온 세상이 잘 보이게 되었습니다.

먼저 씻어져야 합니다. 씻으면 치유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바로 예수님은 우리를 씻기시는 분이십니다. 그 예수님 앞에 가면 더러운 것을 책망하는 것이 아니라, 씻어주십니다.

율법은 우리가 율법을 어겼다고 지적하고 책망하며, 우리가 범죄하여서 더러워졌다는 것을 명확히 알려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모든 죄와 불의를 씻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한 군인이 예수님의 옆구리를 창으로 찔렀습니다. 그 때에 “곧 피와 물이 나오더라”(요19:34)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물은 우리를 깨끗하게 하고 정결하게 합니다.

그래서 정결하게 하시고, 눈을 떠서 보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의 영적 눈을 떠서 보게 하시는 분, 우리의 육신의 눈을 떠서 보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주님은 은혜를 베푸시는 분입니다.

이렇게 맹인을 치유하심으로 예수님께서 메시야임을 입증하셨습니다. 이사야 35:5-6에 메시야가 오면 맹인이 치유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메시야, 곧 우리의 구세주이십니다! 

“실로암으로 가서 씻으라!”

이 말은 오늘날에는 이스라엘 예루살렘으로 가서, 차타고 실로암 못에 찾아 들어가서 씻으라는 말은 아닙니다. 예수님이 바로 우리의 실로암입니다. ‘어디에 있든지 예수님 앞으로 나아가서 씻으라, 밝히 보게 될 것이다’라는 말입니다.

이 시간도 예수님 앞으로 나아가 우리 눈을 씻는 시간, 그래서 눈을 밝게 하여 보게 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