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18. 10. 14)

요한복음 강해(32)-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요8:1-11>

김 태진 목사 

현장에서 붙잡힌 여자

어느 날 밤, 이 근처 식당에서 친구끼리 술 취하여 싸우다가 상대방을 심하게 폭행하여 큰 상해를 끼친 사람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가 화가 난 김에 때리고, 술병으로 머리를 친 것입니다. 주변에 피가 낭자했습니다. 사람들이 몰려있었습니다. 구급차가 왔습니다. 이어서 얼마 있다가 사이렌 소리와 함께 경찰차가 서고 여러 명의 경찰이 다가왔습니다. 신고가 들어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간단한 질문을 하고, 그 폭행하여 상해를 입힌 사람에 대하여, 본인과 주변 사람에게 뭐라고 묻고는 폭행자를 경찰차에 태워서 연행해갔습니다. 범죄 현장에서 범죄 중에, 혹은 범죄 직후에 붙잡힌 사람을 현행범이라고 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중대한 죄를 저질렀는데, 그것이 여러 사람들이 있는데서 발각이 되어 모두 들어난다면 얼마나 부끄럽겠습니까? 거짓말이 드러나고, 감춘 것이 드러나고, 몰래 죄지은 것이 드러나고, 누구에게 심하게 비판하고 욕한 것이 드러나고, 부끄러운 행동을 한 것이 드러났을 때 얼마나 당황스럽고, 곤란하게 되겠습니까?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정말 매우 곤란하고 수치심에 몸 둘 바를 모르고, 또 큰 피해를 받을까 두려워하는 여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여자는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붙잡혀온 여자입니다. 율법이 지배하던 그 당시의 현행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 누군가 그 현장에서 붙잡아서 종교지도자인 서기관들과 바리새인에게 데려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이 여자를 성전에서 가르치고 계시는 예수님에게로 데려왔습니다.  

이렇게 이 여자를 예수님에게로 데려온 것은 예수님을 시험하고자 함이었습니다. 즉 예수님이 ‘어떻게 하나 보자’하는 마음을 가지고, 붙잡을 구실을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당시 종교지도자들에게 계속 배척을 받았습니다.

구약 율법에는 간음한 사람을 ‘돌로 치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레20:10; 신22:23,24)

예수님께서 이 여자를 돌로 칠 것인가? 아니면 불쌍하다고 그냥 보낼 것인가? 시험해 보려고 했을 것입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이 여자를 돌로 치라고 하신다면, 예수님은 자비가 없는 분이 될 것이며, ‘세리와 죄인의 친구’라는 호칭이 무색해 질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구원하려 왔다”(눅19:10)는 친히 말씀하신 것이 무색하게 될 것입니다.  

또 만일 이 여자를 놓아준다면, 예수님 자신이 율법을 어긴 죄인이 될 것입니다. 죄와 타협하신 분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고소하려고 했습니다. 진퇴양난의 상황이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런 때, 하나님은 이 상황을 보시고 어떻게 생각하시고, 어떻게 처리하시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하시는 것은, 바로 하나님이 하시는 일입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서 하나님을 보여주시기 위해 오셨고, 그렇게 사셨고,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행동이나 말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이나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의미 있는 행동입니다.  

예수님은 그저 손가락으로 땅에 쓰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무슨 내용을 쓰셨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몇 가지 추측하는 말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의 야만성과 야비함에 대한 분노와 서글픔의 마음을 표현하는 글을 쓰셨다고 추측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여자를 둘러싼 사람들의 죄목을 적으셨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구약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글을 쓰셨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첫 번째는 시내산에서 모세를 올라오게 한 다음, 친히 돌 판에 십계명을 기록하신 것입니다(출31:18). 사실 엄밀히 보면, 그 글자는 하나님과 함께 예수님이 쓰셨습니다. 예수님이 그 의로운 법을 인정하신 것이 됩니다.  

두 번째는 바벨론 왕국의 벨사살이 베푼 잔치에서 ‘메네 메네 대겔 우바르신’ (단5:25). 이라는 글자입니다. 그 내용은 바벨론의 벨사살을 그 죄악으로 인해 심판하시겠다는 내용입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 쓰신 것이 심판하신다는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셋째, 또 심지어는 어떤 구체적인 의미가 있는 글을 쓴 것이 아니라, 단지 격양된 주위를 집중하기 위해 특별한 의미가 없는 글을 쓰셨다고도 주장합니다. 분명하지 않습니다.  

또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 재차 쓰신 것입니다(8). 구약 출애굽때, 첫 돌 판은 모세가 산에 내려오다가 금송아지를 만들고 그 주변을 돌며 춤추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고, 분노하여 땅에 내던져 깨뜨렸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다시 두 번째 돌 판을 새겨주셨습니다.

그 둘째 돌 판을 언약궤 속에 넣고(출40:20) 그 위에 속죄소로 덮었습니다. 속죄소 위에는 피가 뿌려졌습니다.

이는 거룩한 율법에 의해 정죄를 받은 사람들이, 주님의 피에 의해 구속받을 것을 상징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에게 심판을 하고 정죄를 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이 죄가 없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이 하신 이 말씀을 듣자, 그 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매우 놀랐습니다. 막 돌로 치려고 하였는데, 예수님께서 그렇게 하신 말씀을 듣고 마음에 ‘움짓’하였을 것입니다.

우리도 남을 정죄하고 판단할 때에는, 우리가 그런 자격이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마7:1)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마7:3)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남을 정죄하고 남의 허물을 들추어내고 정죄하는 일을 조심해야 합니다. 정말 남을 정죄하고 심판할 수 있는 사람은, 죄가 하나도 없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정죄하실 수 있는 분은 오직 예수님, 하나님 밖에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시자, 어른으로부터 젊은이까지, 하나씩 나가고 오직 그 여자만 남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일어나사 그 여자 외에 아무 것도 없는 것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자여 너를 고발하던 그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정죄한 자가 없느냐”(10)

둘러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많던 정죄하던 사람들이 하나씩 사라졌습니다.  

예수께서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1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죄가 없으신 분이시기에 심히 책망하시고 정죄할 수 있으신 분입니다. 그렇게 해도 아무 대항할 근거가 없습니다. 자기의 죄로 인하여 주님의 책망과 정죄를 받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을 보니, 예수님은 죄를 지은 여자에 대하여 정죄하는 마음으로 ‘너는 죄인이다’, ‘너는 현장에서 붙잡힌 큰 형벌을 받아야하는 현장법이다’라는 말씀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로마서 8장 1절에도 사도 바울을 통해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으면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또한 예수님은 정죄함 대신, 매우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여자를 대하시고 계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예수님께서 현장에서 붙잡힌 여자에게 정죄하시지 아니하시고, 편안히 집으로 가게 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다시 기회를 주시는 주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나는 네가 죄가 드러나고 다른 사람에게 알려진 것에 대하여 매우 수치스럽고 힘들어하는 것을 안다. 그러나 너의 인생은 죄인으로 끝나는 인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너를 죄인이 아니라, 정죄 받지 아니한 보통사람의 모습으로 돌려보낸다. 그리고 나는 너에게 기회를 주어 죄를 짓지 않고 사는 삶을 살도록 한다. 나는 네가 그렇게 살게 될 것을 믿는다”

예수님은 여자의 죄가 드러났지만, 정죄하지 아니하시고, 용서하셨습니다.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을 보면, 예수님은 우리가 계속 범죄 해도 좋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죄를 가볍게 보시거나, 늘 죄를 지어도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은, 우리가 죄를 짓지 않고 사는 삶입니다.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 하신 것은, 또 우리가 죄를 짓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죄를 짓지 않고 사는 삶의 가장 근본적인 기본 원동력은, 바로 우리가 정죄감을 가지지 않고, 죄를 용서받았다는 마음입니다. 죄 사함의 확신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더 죄를 이기며 살게 됩니다.

그러므로 “내가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주님께서 하신 이 말씀을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받으시기 바랍니다. ‘나는 죄인이다’라고 생각하는 정죄감,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정죄감, 죄책감을 가지고 사는 삶 자체가 힘든데, 더 나아가 계속해서 죄를 짓는 죄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라는 말씀에는 우리가 죄와의 싸움을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죄는 쉽게 이기고, 조금만 신경을 쓰면 아무 문제없이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죄와의 극렬한 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죄의 유혹이 올 때 마다 싸워야 합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죄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우리가 죄에 피 흘리기까지’ 싸우는 것입니다.

히브리서에 보면 그 성도들을 향하여 “너희가 죄와 싸우되 아직 피 흘리기까지는 대항하지 아니하고”(히12:4)라고 책망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는 이 말씀을 하신 것은, 우리가 죄를 짓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고, 그런 삶에 대한 ‘소망’을 주시기 위함입니다.

이 마지막 때에는, 요한계시록에 기록한 말씀대로 “불의를 행하는 자는 그대로 행하고 더러운 자는 그대로 더럽고, (그렇지만) 의로운 자는 그대로 의를 행하고 거룩한 자는 그대로 거룩하게 하는”(계22:11) 바로 그 때가 지금인 것을 알 수 있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를 더 의롭고 거룩하게 하여 그리스도의 신부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은혜와 긍휼로 정죄함을 받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거룩한 뜻을 알고, 계속해서 죄를 지어 죄의 속박 아래 살지 않고, 주님의 은혜와 도우심으로, 의롭고 거룩한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