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강해(26)- 영생의 양식을 위하여 일하라

<요6:22-29>

김 태진 목사

사람들이 예수님을 떡을 위하여 찾았다.

예수님의 공생애 초기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킨 광야집회에서 남자만 5,000명이 모였습니다. 여자와 어린이까지 합하면 15,000명에서 20,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먼 광야까지 걸어가서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당시 인구가 적었던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숫자가 모인 것입니다.

거기에 다가, 어린이 도시락인 작은 보리떡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는 예수님의 손에서 자꾸 증가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많은 숫자가 먹고 남아서 제자들의 12광주리에 가득 담았습니다.

예수님의 인기가 더욱 치솟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렇게 자신들의 먹을 것을 기적적으로 해결해 주시는 예수님을 왕으로 삼으려 했습니다. 그들은 억지로라도 예수님을 붙들어 임금으로 삼으려했습니다(요6:15).

정치인들은 지지도가 높아지면, 그 때 원하는 높은 자리를 얻는 기회로 삼습니다. 어떤 정치인은 여론 조사에 의하면 서울 시장 후보로 다른 사람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지지율이 매우 높았습니다. 그 때 시장 선거에 나왔으면 반드시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때는 양보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서울 시장 선거에 나왔는데 1위도 아니고, 2위도 아니고, 3위였습니다. ‘때’를 놓친 것입니다. 그 분 입장에서는 그 ‘때’를 놓치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을 피하여 산으로 떠나가셨습니다. 예수님이 그러한 방법으로, 그러한 임금이 되시려고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오신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예수님을 찾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무리를 떠나 가셨는데, 막상 배 타고 바다를 건너간 것은 제자들만 이었습니다. 저녁 무렵 배 한척에 타고 건너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배에 예수님께서 배에 올라 함께 타고 가지 아니한 것도 보았습니다.

그래서 광야 집회 장소까지 가 보아도, 거기에도 계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여러 척의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가버나움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예수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무리들이 예수님에게 물었습니다. “랍비여 언제 여기 오셨나이까”(25).

아마 오랫동안 예수님을 찾아다녔고, 아마 밤을 새면서까지 예수님을 찾다가 배를 타고 건너편에 가서 예수님을 만났을 것입니다. 그 열정이 대단하였습니다. 칭찬할 만합니다.

요사이 이렇게 열정적으로 집회에 참석하면, 그 강사 목사님이나 주최측에서 특별대우를 해 주던지, 아니면 극진히 칭찬이라도 해 주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찾는 이유는 계속 떡을 먹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칭찬하지 않으셨습니다. 정곡을 찌르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적을 본 까닭이 아니요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이로다”(26)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열정적으로 예수님을 따라 다니는 것은 첫째가 표적(miraculous sign)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오늘날도 대단한 표적과 기적을 행하면 많은 사람들이 따릅니다. 기적적으로 암 병이 났다든지, 휠체어 타고 온 사람이 휠체어를 버리고 갈 정도로 즉시 나았다든지, 죽은 자가 살아났다는 소식을 들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옵니다.

표적은 믿게 하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오병이어의 표적을 행하신 것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보내셨다는 것을 믿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 표적을 보고 달리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을 따라다니면, 이러한 표적을 계속적으로 행하여 주셔서 자신들의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해 주실 것을 기대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억지로 임금으로 삼으려 한 것입니다.

여러분, 표적은 믿지 않는 자가 믿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하나님이 일으키시는 기적적인 일입니다. 전도할 때나 선교할 때에 표적이 따르면, 하나님께서 살아계심을 믿게 되고, 그 전하는 자의 말씀에 마음을 열어 듣게 되어, 복음 전도에 큰 도움을 줍니다(막16:20). 

그러나 이미 믿는 자가 계속 표적을 사모하며, 계속 표적을 나타나는 곳만 다닌다면, 어울리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믿는 자에게 표적이 나타나지 않아도 믿는 것을 더 기뻐하십니다.

고린도 교회는 여러 가지 좋은 점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은사도 많은 교회입니다. 그러나 분열 등 여러 가지 문제도 매우 많은 교회였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그러한 교회에 있을 때에, 더 많은 표적과 더 강한 은사를 나타내려고 하지 않고,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고전2:2)라고 말씀하였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기적적인 표적이 나타나도록 강조하고 기도하기 보다는 십자가의 도(말씀)를 훨씬 더 많이 전하고 있습니다.

저와 여러분은 우리 가운데 표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여도, 하나님 말씀으로 굳건히 서는 믿음 생활을 하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믿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는데서 오기 때문입니다(롬10:17).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일하라.

그런데 많은 무리들이 예수님을 따라다닌 이유가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이라”(26)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믿고 따라가는 이유가 육신적, 물질적 필요를 채워주시는 분이기에 따라가서는 안 됩니다. 더 이상 그런 표적을 일으켜 육신의 떡을 먹이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참 떡’, ‘하늘의 떡’을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32,33).

그리고서는 “썩을 양식을 위하여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 이 양식을 인자가 너희에게 주리니 인자는 아버지 하나님께서 인치신 자니라”(27)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일하지 말라’는 말을 문자적으로만 보고, 세상에서 직업을 갖거나 사업이나 비즈니스나 일을 해서 돈을 벌어서 생활을 하지 말라는 의미로 말씀하신 것은 아닙니다.

다른 성경구절에서는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살후3:10), “조용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먹으라”(12)라고 까지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이 말씀은 ‘썩게 되는 양식을 위하여만 애쓰고 힘쓰지 말라, 오직 돈을 벌어 양식을 먹는 것으로 그치는 삶을 살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영생 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이란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이 양식 자체가 썩어지지 않고 영원히 남아 있게 되는 말씀이라는 의미와, 이 양식을 먹으면 영생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 양식을 위하여 애쓰고 힘쓰고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이 양식은 훨씬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 돈을 벌어서 생활해야 합니다. 우리가 죽는 날까지 돈이 필요하고 그 돈으로 육신의 양식을 사서 먹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육신의 양식을 위하여 마음과 육신의 모든 힘을 다 쓰고 산다면,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이 전부인 세상 사람과 똑 같은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 믿는 자들은, 살아 있는 동안 경제 활동을 하여 자기 양식을 벌어서 먹습니다. 그 일은 기본으로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러면서도 훨씬 더 중요한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애쓰고 힘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 육신을 가지고 생활을 하면서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목적 중에 하나는, 이 세상에서가 아니라, 천국에서의 영원한 삶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의 신앙과 인격이 점점 성장, 성숙하여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 이르게 되는 것(엡4:13), 곧 예수님의 형상을 닮는 것이 하나님이 계획하신 뜻입니다.

또 주님과 함께 영원히 친밀감을 누리며 사는 그리스도의 신부로 준비 되는 것(계19:7)이 사는 중요한 목적입니다.

“우리가 즐거워하고 크게 기뻐하며 그에게 영광을 돌리세 어린 양의 혼인 기약이 이르렀고, 그의 아내가 자신을 준비하였으므로”(계19:7) 

그러기 위해 우리가 이 땅에 사는 동안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취하기 위해 애쓰고 힘써야 할 것입니다. 말씀을 듣고, 읽고 묵상하고, 공부하고, 또 그 말씀을 지키려고 힘써야 합니다. 이것이 이 바쁘고 복잡한 세상에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러 그리스도인들이 썩어져 가는 양식을 위하여 온 힘을 다하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해서는 아주 조금 힘쓰는 자가 많습니다. 그런 성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일:

그러자 사람들이 또 다른 질문을 예수님께 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여야 하나님의 일을 하오리까”(28)

중요한 질문입니다. 이들은 어떤 선한 일을 하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하나님의 은총을 받을 것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질문한 것입니다. 그들에게나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입니다.

유대인들은 사람에게는 세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첫 번째 부류의 사람은 선한 사람들입니다. 또 마지막 부류의 사람은 악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중간에 속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데, 이 중간 부류의 사람들이 선한 일을 하면 선한 부류로 옮겨지게 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훌륭한 선생님이신 예수님에게 질문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는 목록들을 제시해 주실 것을 요구한 것입니다. 그것들을 열심히 지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니라”(29)

예상 밖의 대답을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라는 말씀은 쉽게 이해되는 말씀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인정과 호의를 얻기 위하여, 무엇인가 하나님이 기뻐하실만한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빗나간 대답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보내신 이’는 예수님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예수님을 믿는 것이 어떻게 하나님의 일이 됩니까?

저와 여러분은 다 예수님을 믿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믿는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이나 지식으로 ‘나는 예수님을 믿어, 예수님에 관하여 여러 번 들었어, 성경책과 신앙서적도 읽어보아서 알고 있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하나님이 보내신 이를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보내시어 우리를 위하여 하신 일과, 지금 하시는 일을 ‘신뢰’(trust)하고 ‘의지’(rely on)하고 ‘맡기는’ 것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와,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신 우리 주님이신 예수님과의 새롭고 긴밀한 관계 속에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이 땅에 오셔서 하나님의 뜻대로 사셨습니다. 율법을 다 지켜 사심으로 의인임을 입증하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믿는 자에게 그 의를 선물로 주십니다(롬3:22).

예수님은 이전에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모든 죄가 청산되었습니다.

예수님으로 인해 지금 우리는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게 되었고(길), 우리가 찾아야 할 진리가 되시며, 우리에게 영생이 되십니다(요14:6).

예수님은 지금도 영(그리스도의 영, 성령)으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롬8:9).

예수님은 지금도 선한 목자로서 지금 우리를 인도하고 지키십니다(요10:11).

예수님은 지금도 우리를 위한 선한 역사를 계속하십니다(빌1:6).

예수님은 지금 우리를 위한 대언자(변호사)로서 우리를 위해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죄가 사함 받은 것을 변호해 주십니다(요일2:1).

예수님은 지금 하늘에서 우리를 위하여 중보기도(간구)하고 계십니다(히7:25).

예수님은 장차 이 땅에 다시 오실 것입니다(살전4:16). 주님이 재림하시는 날, 우리는 우리 몸이 영화롭게 변화되고, 그 이후로 주님과 함께 천국에서 영원히 있게 될 것입니다. 이 소망이 우리의 삶의 푯대가 됩니다! 

이렇게 우리 가운데 행하시는 분은 하나님(예수님, 성령님)이십니다.

“너희 안에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빌2:13)

우리는 이러한 주님을 믿고 신뢰하며 나아갈 뿐입니다. 우리가 믿을 때, 하나님은 역사하십니다.

그래서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요11:40)의 말씀이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