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독신문

영성 - 하나님이 행하게 하는 것

김 태진 목사

최근에 이 용규 선교사가 지은 “내려놓음”이라는 책이 장기간 베스트셀러이다. 지금까지 60만부 이상 팔렸다고 하니 그리 크지 않은 국내 기독교 시장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니 “더 내려놓음” 등 이와 유사한 제목이 책들이 계속 출판되어 나오고 있다. 더 최근에는 미국에서 기독교계의 오프라 윈프리라 불리는 조니 램이 쓴 “남김없이 내려놓음”이라는 책도 출판되었다. 그녀는 20대의 젊은 나이에 남편과 함께 기독교 방송국을 세워서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성장시켰으며, 그들은 현재 50개의 방송국을 소유하고 있고, 7,500만 가구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한다. 필자는 이 같은 내용의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이 기독교 출판사들의 상업주의적인 기회를 타는 것이라고만 보지 않고, 이런 내용의 성경적 진리가 이 시대에 필요하기에 이처럼 많이 출판되어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

이 ‘내려놓음’ 류의 진리는 오늘날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영성의 역사를 보면 많은 영성의 대가(大家)들이 이와 유사한 경험을 한 후에야 더 깊은 영성의 단계로 들어간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여러 영성가들이 갈라디아서 2장 20절을 영성의 입문과 같은 구절로 보기도 한다. 곧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것을 알고, 그 십자가에서 죽은 사람처럼 사는 것이며, 다시 말해 ‘내가 죽고 내 안에서 그리스도가 사는 삶’을 통해 진정한 영적인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허드슨 테일러는 중국 선교사로서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열매가 없어 고민하다가 요한복음 15장 포도나무와 가지의 깊은 영적 의미를 깨닫고 나서 많은 열매와 맺어지고 내적, 외적 성장을 하게 되었다. 그가 깨달은 것은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그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로서 많은 열매를 맺으려고 스스로 노력하면 할수록 더 절망적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포도나무에는 가지와 줄기와 뿌리가 다 포함되어 있듯이, 이미 가지는 포도나무 안에서 하나이듯이, 우리와 예수님이 이미 하나 되어 있음을 깨달아 보는 것이 결정적이 되었다. 그 때부터 그가 가지로서 열매를 맺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저 주님 안에 있으면 주님이 물과 양분과 필요한 다른 것들로 역사하여 가지에서 절로 과실을 맺게 한다는 진리를 터득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환희의 편지를 쓰고 있다. “사랑하는 구주께서 내 안에서 그의 뜻대로 일하시도록 맡기는 것, 그의 은혜에 의지하여 사는 것이 성화(聖化)입니다. 노력하는 것도 아니며 애를 쓰는 것도 아니며, 기다리는 것, 눈을 들어 바라보는 것, 그분의 현재의 권능을 믿는 것, 그 분이 모든 내적 타락을 정복하시리라 신뢰하는 것, 또 모든 죄로부터 완전한 구원의 기쁨 안에서 행하기를 바라는 것 ‥ 이것을 믿음으로 환호합니다. ‥ 영원한 기쁨을 위한 유일한 토대입니다”

허드슨 테일러는 주로 성화를 이루는 관점에서 말하였지만, 이 진리(원리)는 모든 영역에서 그대로 적용된다. 즉 ‘우리의 모든 행사를 주님이 하게 하실 때’에 진정한 열매, 많은 열매를 맺는 것이다.

최근에 필자는 “두려워하지 말고 놀라지 말라 이 전쟁이 너희에게 속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라 ‥ 이 전쟁에는 너희가 싸울 것이 없나니 ‥ 너희와 함께한 여호와가 구원하는 것을 보라”라는 역대하 20장을 말씀을 받고 묵상하며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필자가 섬기는 신학연구원이 확장이전을 기도하고 그 날자가 촉박했을 때에, 우리에게 두려움과 갈등이 생기기 쉬운 때에 주신 말씀이다. 이 말씀을 받고 필자는 계속 평안을 누리고 있다. 하나님이 행하시는 것을 감사하고 찬양하며 보고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역사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영성-그것은 내가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이 행하게 하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