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독신문

영성 - 주님 안에 거하여 풍성한 열매를 맺는 것

김 태진 목사

 가을에 가장 보기 좋은 것 중에 하나는 잘 익은 다양한 과실들의 풍성한 모습이다. 수퍼마켙이나 시장을 지나노라면 울긋불긋 각양 색깔을 띠며 수북이 쌓여있는 모습도 좋고, 동네 어느 집 담장 안으로 주렁주렁 탐스럽게 매달려 있는 감나무 등 과실들을 보는 것도 매우 좋다. 이러한 과실을 바라보면서 풍성함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게 된다. 그러나 마음의 한 구석에는 ‘나무들은 저렇게 많은 과실을 맺었는데 나는 일 년 동안 무슨 열매를 맺었는가?’ 하는 후회스러운 느낌을 가지게 된다.

풍성한 열매를 맺는 것! - 이것은 나무에게서 뿐 아니라, 우리로부터 하나님이 거두기를 바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그런데 풍성한 열매를 맺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의 마음, 자책감만 갖지 않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 비결을 얻을 수 없을까? 이는 모든 사람들의 갈망일 것이다.

필자는 요한복음 15장에서 그 비결을 발견하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우리가 풍성한 과실을 맺기 위하여 하나님이 하시는 일들이 두 가지 있는데, 그것은 첫째, 과실을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제해버리시는 것. 둘째, 과실을 맺는 가지는 더 맺게 하시려고 가지를 깨끗케 하신다는 것이다.(2)

여기서 ‘제해 버리고’ 라는 단어는 헬라어 '아이로'(airo)로서 이는 ‘들어 올리다’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포도가지가 늘어져 땅에 떨어진 채로 그대로 나두면 가지와 잎에 진흙이 묻고 곧 곰팡이가 서려 썩게 된다. 그렇게 될 때에 농부는 그 가지를 들어 올려서 물로 깨끗이 씻어주고 다시 올려 준다. 그러면 또 다시 열매를 잘 맺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열매 맺지 못하는 것을 주님이 아시고 개입하여 열매를 잘 맺게 하기 위하여 ‘징계’하시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사랑하시기 때문에 하시는 징계이다. 우리의 버리지 않는 죄나 악한 습관이 열매를 맺는데 계속 방해한다면, 주님은 징계의 채찍을 들어서 고치시기 시작할 것이다. 그 죄나 습관을 빨리 버리고 돌아설수록 좋다.

두 번째, 과실을 더 맺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우리를 깨끗케 하시기 위해서 우리에게 개입하시는 일이다. 만일 매년 포도나무 가지들을 잘라주지 않으면, 동굴이 너무 빽빽해져서 열매를 맺어야 하는 부분까지 햇볕이 닿을 수 없기에 때문이다. 이것은 약간의 열매 맺는 상태에서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연단과 시험이다.

이때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다루시는 분야는 우리의 ‘자아’이다. 많은 경우 우리의 ‘자아’로 말미암은 일들로 인해 비효율적이고 분주하고 지친 삶을 살 때가 많다. 이 자아 문제는 그렇게 잘 들어나지 않으면서도 우리 속에 숨겨져 있는 암초이다. 우리는 자아로 말미암은 일들을 멈추어야 한다. 인정상, 애정 상 끊지 못하는 것들도 끊어야 할 것이다.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 자녀, 꿈, 일, 사역, 재물 등등도 버려야 한다. 

세 번째는 우리가 할 일이다. 그것은 우리가 ‘주님 안에 거하는 것’이다. 우리가 주님 안에 거할 것을 열 번이나 말씀하시고 있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으면, 저절로 그 나무로부터 수액과 양분을 받아 풍성한 열매를 맺는 것과 같이, 우리가 주님 안에 거하면 절로 열매를 맺는다는 것이다. ‘거한다’는 것은 ‘남아있다, 밀접하게 연결되다, 오랫동안 정착해 있다’라는 의미이다. 필자는 주님 안에 거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영성(신앙)일기’를 쓰는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필자도 오랫동안 쉬었던 영성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한 후로 더 주님과 깊은 관계로 들어가고 있고, 더 주님의 임재를 느끼고 있다. 필자는 영성 일기에 중요한 하루의 일들을 기록하고, 주님께 올리는 기도문을 쓴다. 솔직한 감정을 그대로 기록한다. 그리고 주님께서 내게 주시는 응답을, 내게 주시고자 하는 말씀을 믿음으로 적는다. 날로 깊음과 풍성함이 더해지고 있다.

“영성 - 그것은 주님 안에 거하여 풍성한 열매를 맺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