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19. 4. 14) 

고난의 길, 자기 십자가의 길

<마16:21, 24>

김 태진 목사

이번 주일은 ‘종려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날입니다. 예수님은 멋지고 크고 잘 빠진 멋진 준마(駿馬)를 타고 입성하신 것이 아니라, 작은 나귀를 타고 입성하셨습니다. 겸손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입성하신 것은 구약에 예언된 것이었습니다(슥9:9).

그렇지만 구약 성경에 예언된 대로, 이 후로 심히 고난 받으시고, 십자가에 죽으시기 위하여 입성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성경대로 그 길을 가셨습니다.

그 때 사람들은 예수님이 가시는 길에 자기의 겉옷을 벗어 길에 깔기도 하고, 혹은 나무 가지를 깔았습니다. 사람들이 종려나무가지를 흔들며 외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가장 높으신 곳에서 호산나”(마21:8,9)라고 외치며, 예수님을 구약에 예언된 메시야로 인정하며 환호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하나님이 약속한 그 메시야로 인정하고 환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성전 안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메시야로 환영하는 것을 보고 놀라서 물었습니다.

“이는 누구냐”(21:10)

그 때에 사람들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갈릴리에서 온 선지자 예수라”(11). 이 말은 갈릴리, 곧 못 사는 시골에서 온 선지자라는 약간 경멸의 의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을 메시야로는 인정하기 않았습니다. 이런 사람들로부터 더욱 고난과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그 날부터 해서 ‘고난의 날들과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날로서의 한 주간을 보내셨습니다.

이는 이미 전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바였습니다.

“이 때로부터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가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 삼일에 살아나야 할 것을 제자들에게 비로소 나타내시니”(마16:21)

그러므로 이 고난 주간은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의 죽으심’을 묵상하며,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깊이 생각하는 기간입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우리의 고난

예수님은 태어나서부터 여러 가지 고난을 받으셨지만, 이 한 주간 특히 큰 고난을 받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앞두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며 제자들에게

“내 마음이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마26:38)

그 정도로 심히 고심하셨습니다. 그 어려운 순간에 제자들은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 중 한 사람인 가롯 유다의 배신으로 잡혔습니다.

예수님은 종교지도자들의 음모가운데 지냈습니다. 또 종교지도자들, 대제사장의 종교재판에 끌려가서 정죄되었습니다. 또 정치 지도자 빌라도의 법정에 끌려가 심문 받고 정죄 받았습니다. 죽이려고 하는 사람들의 고소로 재판을 받는 예수님의 마음은 어떠하셨겠습니까?

죄인들이 죄 없으신 하나님의 아들을 고소하고 심문하고 정죄하였을 때, 그 마음을 우리는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사형에 선고를 받으시고 많은 채찍질과 조소와 수치를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살아계신 채로 십자가에 못 박혀 달리셨습니다. 6시간 동안 육체적, 영적 고통가운데 계셨습니다. 

이 예수님의 고난과 죽으심의 길은 사랑이었습니다. 우리의 죄 사함을 얻게 하기 위함이었고, 우리의 구원을 위함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대신 고난을 받으시고, 대신 십자가에 죽으시어 그 결과 우리가 구원을 받게 되었습니다(롬3:24,25; 행16:31).  

더 나아가 이 예수님이 가신 고난과 죽으심의 길은 우리의 머리(대표)로서 앞장서서 받으신 것이며, 우리도 그 길을 따라가야 하는 길입니다. 즉 예수님이 고난의 길을 가셨기 때문에, 우리도 그런 고난의 길을 얼 만큼 가야 한다고 말씀합니다(벧전2:21). 

“부당하게 고난을 받아도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슬픔을 참으면 이는 아름다우나, 죄가 있어 매를 맞고 참으면 무슨 칭찬이 있으리요. 그러나 선을 행함으로 고난을 받고 참으면 이는 하나님 앞에 아름다우니라.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받았으니, 그리스도도 너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사 너희에게 본을 끼쳐 그 자취를 따라오게 하려 하셨느니라”(벧전2:19-21) 

그 다음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예수님은 대제사장 가야바의 뜰에 끌려갔습니다. 거기에는 종교지도자들인 서기관들과 장로들이 모여 있었습니다(마26:57). 거기 모인 공회는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인지 물었고, 그에 대하여 예수님은 그렇다는 것을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 후에 인자가 권능의 우편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마26:64)

그 때 대제사장은 “신성모독이다”라고 판단하였고, 다른 종교지도자들이 “사형에 해당하니라”라고 말하며 ‘신성모독자라’는 종교적 판결을 하여 사형을 선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이어서 당시 정치적 지도자인 빌라도에게 넘겨져서 재판을 받았습니다. 빌라도는 예수님께서 종교지도자의 ‘시기’로 인해 고소당하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마27:18). 저는 이 구절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요구하므로, 대중이 요구하는 대로 십자가의 죽음에 넘겨주었습니다. 정치적 판단을 하고 판결을 한 것이었습니다(17-24). 그래서 그들은 군대를 모으고 예수님의 옷을 벗기고, 홍포를 입히고 가시관을 엮어 그 머리에 씌우고, 조롱하고, 그 머리를 쳤습니다. 그리고 못 박게 끌고 갔습니다(31).

그 이후 예수님은 사형장인 골고다 언덕까지 십자가를 지고 가셨습니다. 그렇지만 얼마 후에 많이 맞고 상하여 육체의 힘이 없었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몬이라는 구레네 사람을 만나 그에게 억지로 십자가를 지워 가게 하였습니다(32).

그리고 예수님을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가신 모습과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십자가를 지고 간 모습 속에서 ‘십자가를 지고 간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더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종교적 판결, 정치적 판결을 받은 후, 사형을 받는 자가 달릴 틀인 십자가를 친히 지고 사형장인 골고다로 향하셨습니다.

이 때에 예수님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미 죽은 자로 판결을 받았고, 육체적 생명은 조금 남아있었지만, 그나마 골고다에 이르면 죽게 될 것입니다. 겨우 몇 분이 남았을 뿐입니다. 예수님은 오직 십자가에 못 박히러 가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아무것도 하려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이미 그 뜻을 받고 그 사명을 이루기 위해 이 땅에 오셨고, 종교지도자들이나, 빌라도 총독에 의해 죽는 것 같지만,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하나님의 섭리로 죽으시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묵묵히 순종해 나가셨습니다. 이런 시기와 미움을 받고 여러 사람이 죽이라는 말을 듣는 고난을 받는 일이 너무 힘겨웠습니다. 또 채찍에 맞는 일이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또 말로 조롱하고 침을 뱉고 옷을 벗기는 수치를 당하셨지만, 그저 묵묵히 십자가를 지고 가신 것은, 하나님의 뜻인 모든 인류의 구원을 이루기 위함이었습니다. 이것이 온전히 십자가를 지고 가는 모습입니다.  

구레네 시몬의 십자가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로부터 와서 지나가는데 그들이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 예수를 끌고 골고다라 하는 곳에 이르러”(막15:21,22)

또 한 사람, 십자가를 지고 간 시몬이라는 구레네 지방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다는 소식을 듣고 구경하기 위해 온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많이 채찍에 맞으셔서 힘들어 십자가를 질 수 없게 되자, 로마 군병이 이 시몬에게 억지로 십자가를 지워 골고다까지 가게 하였습니다. 당시는 로마 식민지 상태였기 때문에, 필요한 일이 있을 때 로마 군인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일정 거리까지 옮기는 일을 시킬 수 있었습니다(징발). 당시 로마 식민지 군법이었습니다.

로마 병정이 갑자기 시몬에게 그 일을 시켰을 때 그는 억지로 십자가를 지고 갔습니다. 그러나 아무 원망과 불평 없이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한 자가 되었습니다.

당시 그가 생각하는 것은 그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까지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 수도 없었고, 다른 것을 행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처럼 억지로 명을 받고 십자가를 지고 가는 일도 있습니다. 교회에서 지도자가 무엇인가 부탁할 때, 권면할 때가 있습니다. 아니면 주안에서 다른 사람의 어떤 해야 할 일에 대하여 강한 부탁을 받고, 조금 억지로 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예수님은 스스로 알고 십자가를 지신 경우입니다. 그렇지만 구레네 시몬은 누가 시켜서 지게 된 십자가입니다. 그래도 그 십자가를 져야한다면 져야 할 것입니다. 자기의 뜻이나 원함은 아니나, 그것이 주님의 뜻이며 주님의 일이어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면, ‘나 원래 죽은 사람이다’고 하면서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십자가

이 예수님의 모습 속에서 십자가를 지고 간다는 의미를 명확히 알게 됩니다. 십자가를 지고 간다는 것은 자신이 이미 죽었다는 판결을 받은 사람으로서, 오직 조금 남은 육체의 때를 사는 것은, 자기의 뜻과 원함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뜻만 이루고자 사는 것입니다.

그래도 육체 가운데 살기 때문에 육체의 원함과 소욕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올라오면, 그것을 물리치며 부인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말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16:24)의 말씀을 이루게 됩니다. 

십자가의 결과;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신 결과,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어 많은 열매를 맺듯이, 수많은 영혼을 구원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로 영적 세계의 악한 영들과 모든 권세를 물리치고 승리하게 되셨습니다(골2:15).

이 십자가를 지고 가는 매우 어려운 ‘순종’을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죽기 까지 순종한 예수님을 지극히 높여 가장 높은 지위를 주셨습니다. 그래서 모든 이가 무릎을 꿇고 모든 입이 예수님을 가장 높으시며 통치하는 분인 주(Lord)로 시인하게 하셨습니다(빌2:6-11).  

구레네 시몬은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이름들이 좋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은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알렉산더는 훗날 감독이 되었다는 내려오는 설도 있습니다.

이로부터 약 30년 후에 써진 로마서 16장13절에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 어머니는 내 어머니니라”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시몬은 사도 바울이 마음에 생각나서 문안을 하고 있고, 그 어머니 곧 시몬의 아내는 사도 바울의 영적 어머니로서 성장한 모습을 불 수 있습니다. 충만한 믿음의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우리도 그와 같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십자가를 지든, 누가 시켜서 십자가를 지든, 십자가를 지고 가는 자가 이후에 좋은 열매를 많이 맺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는 자가 결국 승리하게 됩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지 않으면 사단의 감동이나 역사함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은 성령의 감동으로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16:16)라고 고백했지만, 곧 이어 “그리 마옵소서”(22)라고 말하며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의 길을 막으려 했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사단아 물러가라--”(23)하며 심하게 책망하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24)라고 교훈한 것입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지 않으면 사단의 감동이나 이끌림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낮추고 십자가를 지고 가는 자를 때가 되면 높여주십니다.  

우리 인생을 돌이켜보면, 자기를 부인하지 못하여 자기 생각, 자기 유익, 자기 감정대로 행했던 것이 결과적으로는 안 좋은 일이 되었다는 것을 떠올리며 후회하게 됩니다. 그러나 자기 생각, 자기 감정을 버리고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말씀대로 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을 알고 감사하게 됩니다.

이 고난주간에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가 우리 모두에게 살아있는 일이 되고,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가 우리의 심령에 깊이 역사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