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낮예배설교(2018. 5. 27) 

요한복음 강해(12)- 물로 포도주를 만드시는 예수님

<요2:1-12>

김 태진 목사

예수님을 아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귀한 것입니다. 예수님을 알게 되면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주 예수님을 바로 알고 믿고, 영접하고, 또 계속 알아가는 일은 우리 인생에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오늘은 ‘물로 포도주를 만드시는 예수님’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부족하고 기쁨이 없는 상황:

갈릴리 가나 지방의 혼례식(결혼식)에 예수님께서 초대되어 거기에 참석하셨습니다. 주님의 육신의 어머니 마리아와 그의 제자들도 함께 초대되어 거기에 갔습니다. 혼인식에 참여하신 예수님의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예수님의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이 혼인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혼인 잔치에 초대되었고 거기에 계셨습니다.

혼인은 그 집안의 큰 행사(대사)입니다. 우리 인간의 삶에 무관하지 아니하시고 거기에 참여해 계시는 주님이십니다. 특별히 초대되어 오셨습니다.

우리도 주님을 교회에서만 만나시지 마시고, 삶의 현장에서 만나게 되시기 바랍니다. 거기에 주님을 초대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것은 혼인식 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진 것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포도주는 꼭 있어야 하는 음료수이기에 필수품입니다. 필수품이 떨어진 것입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의 삶의 모습과 유사합니다. 우리도 중요한 순간에, 꼭 있어야 할 것이 떨어지고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님께 그대로 아뢰다.

그래서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에게 알렸습니다.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요2:3).

우리도 주님 앞에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내가 이런 것, 저런 것이 없습니다. 채워주시옵소서!” 어려운 상황,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주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그 때에 예상을 깨고 주님은 단호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4) 

‘여자여’라는 말을 얼핏 들으면 예수님께서 육신의 어머니인데 무시하는 말투로 말씀하신 것처럼 들립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 ‘여자여’라는 단어는 원어(귀나이)로는 ‘귀부인’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라고 합니다. 왕후를 부를 때에 이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자기의 아내를 존중하여 부를 때에 사용되기도 했던 최대의 존칭어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모친 마리아를 부를 때 사용하셨습니다(19:26). 또 부활 후 막달라 마리아를 부르실 때에도 사용되었습니다(20:15). 또 모든 여성을 지칭하는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지금 이 혼인 잔치집에 포도주를 채운다든지, 일상적인 일로 무엇인가 행한다는 것은, 예수님의 사명과 사역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일을 육신의 모친이라도 강하게 요구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모든 사람을 위하여 구속을 이루시는 일이 가장 중요하며, 이 일을 향하여 나아가는 중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혼인 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진 상황에서 기적을 행하여 예수님의 권세와 능력을 나타내실 수 있는 기회이지만, 그것도 사람의 뜻과 요청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뜻에 의해 그 어떤 일도 하신다는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신 표적을 행하심으로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드러낼 때가 아직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신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물러나 포기해야 합니까? 다른 방법을 찾을까요? 마리아가 어떻게 했는지를 보면 좋은 길이 보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그대로 행하라.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5) 

마리아는 자신이 판단하여 포도주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예수님이 기적을 행하여 채워주셔야 한다고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그것을 기대하고 예수님께 그대로 아뢰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마음과 말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한 것입니다. 마리아의 마음에는 이제 포도주를 만드시는 일도 주님의 뜻이면 하실 것이고, 아니면 아니하실 것이기에, 그것도 받아들이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소위 ‘내려놓게’되었습니다.

우리도 이와 같아야 합니다. 우리의 소원과 바람이 있습니다. 그것을 주님께 기도로 아룁니다. 열심히 뜨겁게 아룁니다.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하나님의 뜻이면 들어주실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들어주시지 않을 수 있다는 마음도 가져야 합니다.

찬송가 가사처럼 “내 주여 뜻대로 행하시옵소서---”라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26:39)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마리아는 그 바람을 완전히 포기하지도 않았습니다. 주님께 온전히 맡겼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생각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고, 주님께서 도우시며 역사하셔야 한다고 믿고 있다면 주님께 맡기시기 바랍니다. 꼭 내 뜻대로, 내 원대로 되게 해 달라는 것은 아니더라도 “주님의 뜻이면 이루어지게 하옵소서”라며 주님께 맡기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기도가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기도입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주님께 맡기고 기다렸습니다. 종들로 하여금 기다리게 하셨습니다. 어느 때까지 입니까? 주님께서 말씀하시기까지입니다.  

얼마 후 드디어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7)고 하셨습니다.

이 잔치 집 출입문 쪽에는 여섯 개의 항아리가 있었습니다. 이 항아리는 정결하게 하는 결례용 물을 담아둔 돌 항아리입니다. 약 70-120리터가 들어가는 항아리라고 합니다.

민19장에 ‘몸을 정결하게 하는 물로 씻는 것’으로부터 유래되었습니다. 이 물로 정결하게 한 후 식사를 하였습니다. 위생용이 아니라, 율법적 의미에서 정결하게 한다는 의식으로 계속 전래되어 내려온 전통이었습니다. 이 잔치 집에 있는 항아리는 돌 항아리였습니다.  

그런데 이 항아리가 왜 여섯 개 일까요? 이는 ‘6’이라는 숫자가 인간(사람)의 숫자입니다(계13:18). 완전수, 하나님의 숫자인 ‘7’에서 하나 모자라는 숫자입니다.

이는 인간이 하는 모든 종교나 노력이나 학문, 수행도 항상 온전해 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 당시 구약만 믿는 유대교 신앙도 완전하지 않고 모자란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하신 후에 종들이 아귀까지 다 채우자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 갖다 주라”(8)하셨습니다.

표적과 영광이 나타나다.

그러자 그 항아리에 담긴 물을 나르는 동안 물이 포도주로 변하였습니다. 더 좋은 포도주였습니다. 그래서 잔치에 참여한 사람들이 인정하고 칭찬했습니다.

“사람마다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10)

성경에서 포도주는 기쁨을 상징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포도주”(시104:15)라고 시편에 표현하고 있습니다. 잔치에 온 사람들이 좋은 포도주를 마시고 기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해결되고 기쁨이 충만해 졌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예수님 때문에 문제는 해결되고 기쁨이 충만해 지기를 바랍니다.

이는 예수님의 첫 표적이었습니다. 물이 포도주로 바뀐 것입니다. 예수님이 그러한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권세를 가지신 것을 나타내셨습니다. 예수님은 창조주이시며, 하나님과 동일한 권세(authority)와 영광(glory)을 가지신 하나님의 아들이시기 때문입니다.  

이 구절의 깊은 의미는, 당시 유대교 신앙을 가진 바리세인, 서기관, 대 제사장, 그리고 그의 백성들에게 큰 의미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그저 종교적인 사람들입니다. 아무런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지도 않고 기쁨을 잃어버리고, 속으로는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지고 힘겨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종교지도자들은 자신은 잘 믿는 척하였고, 율법대로 지키며 사는 척하며 백성들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사람들을 심히 꾸짖었습니다. “회칠한 무덤”같이 겉은 하얗지만, 속은 송장 썩는 냄새가 나는 외식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마23:27,28). 이들을 향해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여 결국에는 둘 다 물에 빠지게 하는 사람들”이라고 말씀했습니다(마15:14).  

오늘날도 이와 같은 그리스도인들도 있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하고 신앙생활한지 오래된 사람들 중에 이와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집사, 권사, 장로, 그 이상의 직분자들도 있습니다. 이들에게 하나님의 역사는 그 옛날에 일어난 적은 있지만, 지금은 일어나지 않는 자들입니다. 그저 종교적인 의식을 행하고 있습니다.

예배도 의식적, 형식적으로 드리고 있습니다. 봉사하는 것이나, 전도하는 것, 기도하는 것, 헌금 생활, 감사하는 삶, 사랑의 실천, 섬김, 구제 등등 다른 신앙생활의 모습도 형식적입니다.

그리고 기쁨을 잃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빈 항아리 같은 사람같이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포도주를 주시는 예수님:

그러나 이런 사람도 희망이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입니다!

예수님 앞에 자신을 맡기고 예수님이 하라는 대로 순종하실 마음을 가지시고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설교를 들을 때에, 혹은 말씀을 읽거나 묵상할 때, 성경 공부를 할 때, 다른 성도를 통해 말씀을 전해 듣거나, 자신의 마음 깊은 감동으로 오는 말씀이 있을 때, 그것을 순종하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물이 포도주로 바뀌게 하는 역사가 있게 될 것입니다. 표적과 기적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표적은 그 자체보다 표적을 통해 예수님을 믿게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삶에서 역사하시는 예수님을 경험하면, 예수님을 굳게 믿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쁨을 잃어버린 것이 형식적, 종교적 신앙의 가장 분명한 증거일 수 있습니다. 주님이 우리 안에 기쁨을 회복시켜 주실 것입니다.

우리 믿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 안에 이미 들어와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기쁨)’입니다(롬14:17). 

이 기쁨은 예수님이 주실 수 있습니다. 포도주는 기쁨을 상징하기도 하고, 십자가에서 흘리실 피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또 (포도주)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마26:27-2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피가 없이는 기쁨이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우리 안에 이 기쁨과 예수님의 피를 받을 수 있습니까?

바로 항아리의 아귀(brim)까지 채운 물을 종이 떠서 가져다 줄 때에 포도주로 변했습니다. 물은 말씀을 상징합니다(엡5:26).

주의 종의 심령에 채운 말씀을 주님이 떠서 가져다 주라하실 때에, 나르는 동안에 포도주가 됩니다. 할렐루야! 저는 개인적으로 이 말씀이 크게 위로가 되었습니다. 저에게 지금까지 채운 말씀을, 주님이 떠서 나르라고 할 때(전하라고 할 때) 전하면 포도주가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이 저의 말씀 전하는 사명의 중요성에 관하여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말씀을 전하고 듣는 시간은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시간입니다. 여러분 안에 주님의 피가 역사하는 시간이며, 죄 사함의 확신이 생기며, 주님이 주시는 기쁨이 부어지는 시간입니다. 이 기쁨은 세상에서 맛 볼 수 있는 기쁨(쾌락) 보다 훨씬 더 좋은 기쁨입니다.

저는 자주 저를 기쁜 표정으로 찾아와 ‘오늘 말씀에 은혜를 받았습니다’라는 말씀을 듣습니다. 그 분 안에서 물이 포도주로 바뀌어서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시간마다 주님이 역사하시는 시간이요 포도주가 부어지는 시간입니다! 그렇게 기대하고 기도하고 매 예배에 참석하십시다.

또 그 종들처럼 저와 여러분이 이런 일에 계속 쓰임 받는 종이 되시기를 바랍니다!